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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김미양 한국분노조절교육협회 회장) “날아올랐어?”

 

이것은 최근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나빌레라’의 명대사 중의 하나다. 이 드라마는 나이 일흔에 발레를 시작한 ‘덕출’과 스물셋 꿈 앞에서 방황하는 발레리노 ‘채록’의 성장을 그린 드라마이다. 알츠하이머를 선고받은 후 삶의 끝자락에서 마지막 도전에 나선 ‘일흔 발레 꿈나무’ 박인환(덕출 역)과 차가운 현실에 지친 ‘스물셋 청춘’ 송강(채록 역)의 세대초월 브로맨스다.

 

이 드라마는 감동과 위로를 주었으며 여기에 잔잔한 재미까지 더해져 끝까지 행복하게 본 ‘well made’ 드라마다. 인기 웹툰을 바탕으로 만든 이 드라마를 본 이들은 많은 생각과 즐거움과 감동을 받았을 것이다.

 

특히 듣기만 해도 가슴에 쿡 박히는 대사는 많은 감동을 주었고 많은 것을 곱씹어 보게 하였다. 덕출(박인환 분)에게 요양원에 입원한 친구 교석(이영석분)은 이렇게 말한다. “너는 가슴에 품은 게 있냐, 이 말이다. 지금이다, 덕출아. 넌 아직 안 늦었어”라며 “나는 꿈을 펼치지 못했지만 너는 지금이라도 후회 없는 마지막을 보내”라고. 교석의 이 말은 알츠하이머를 앓는 덕출이 발레에 도전하게 만들었다.

 

발레를 배우고 싶다며 스튜디오에 찾아갔지만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번번이 거절당했으나 포기하지 않고 찾아오는 덕출에게 “발레가 왜 하고 싶냐?”고승주(김태훈 분)는 물었다. 이에 대해 “저는 한 번도 하고 싶은 걸 해본 적이 없어요. 나도 잘 알아요, 내가 늙고 힘없는 노인이라는 거. 져도 좋으니까 시작이라도 해보고 싶어요”라고 덕출은 답한다. 발레를 하고 싶은 뜨거운 진심을 알게 된 승주는 채록(송강 분)에게 덕출을 지도하라고 말해 발레 세계에 입문하게 해준다.

 

그러나 발레를 하는 것을 알게 된 가족들의 반대에 “내가 살아보니까 삶은 딱 한 번이더라. 두 번은 없어. 솔직히 반대 같은 건 별로 안 무서워. 진짜 무서운 건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이 오거나 내가 하고 싶었던 게 뭔지 기억나지도 않는 상황인 거지. 그래서 나는 지금 이 시간이 소중해. 할 수 있을 때 망설이지 않으려고. 끝까지 한 번 해보려고”하는 덕출의 마음에 가족들은 더 말리지 못하고 응원하게 된다.

 

마지막 회에서 보여주었던 공연장면은 아름답기도 했지만 “날아올랐어?”라는 외침은 깊은 감동을 안겨 주었다. 알츠하이머 악화로 공연을 포기하는 덕출에게 “할아버지, 제가 약속했잖아요. 이제 할아버지 손 놓는 일 없을 거예요.

 

할아버지 완벽하지 않아도 할아버지 몸은 다 기억해요. 저 믿고 끝까지 해봐요”라며 용기를 북돋아 주는 채록의 말에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꼈다. 덕출이 채록과 춘 2인무 ‘백조의 호수’는 그래서 더 아름답게 보였다.

 

“덕출아, 나중에 기억을 다 잃어도 이것만은 진짜 안 잊었으면 좋겠다. 심덕출, 네가 발레하는 사람이었다는 걸, 꿈이 있었다는 걸 잊지 마”라며 자신에게 영상편지를 보내는 에필로그 장면에 오래도록 깊은 여운이 남았다.

 

어느 기사는 “치열하고 당당하게 현재를 살아내고 있는 황혼과 청춘을 위로하며 행복한 엔딩을 선사했다. 특히 박인환과 송강이 함께 날아오르는 완벽한 결말로 용두용미 드라마를 만들었다”고 이 드라마를 격찬하였다.

 

이처럼 ‘나빌레라’는 ‘웰메이드 힐링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았고 조명되지 않았던 황혼 청춘의 고민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새롭다. 현실의 벽 앞에서 자신의 꿈을 포기했던 덕출이 용기내어 꿈을 향해 도전했던 날갯짓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시청자들에게 가지게 한 것이다. 이 드라마는 인생의 의미를 되짚어 볼 만큼 전해 준 감동이 큰 드라마였다.

 

이러한 드라마는 현실 속에서도 일어난다. 지난 4월 일흔넷의 배우 윤여정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탄 소식이 그것이다. 아카데미상을 받기 전까지 톱스타는커녕 스타 대접도 받지 못했던 윤여정의 연기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남이 안 하는 일을 하는 게 훌륭한 거야. 인생은 버티는 거지. 오래 살면 이겨”라는 그의 말은 그래서 가슴에 콕 박힌다.

 

이혼 후 홀로 두 아들을 키우느라 연기를 해야만 했고 조연, 주연 등 역할의 크기에 상관없이 작품에 참여해 어느 역할을 맡아도 자신만의 캐릭터로 만들어내는 50년 내공의 연기 장인(匠人)이 될 수 있었다. “실수할 수도 있지. 나도 그래. 내 나이가 65살이지만 나도 65살 처음 살아보거든”하고 꾸밈없이 말하고 “내가 뭐라고, 내가 뭘 안다고”하며 후배들의 의견을 먼저 듣고 존중한다는 그녀에게서 자신을 낮추고 앞세우지 않는 태도를 배운다.

 

나에게 없는 재능과 주어지지 않은 환경을 탓하며 좌절하고 있지는 않는가. 나를 되돌아보고 내가 가진 것과 내게 주어진 것에 집중하여 나만의 강점을 만들어 보자.

 

이혼녀라는 수식어와 연극영화과가 아닌 비전공자 출신으로 스스로 주류가 아니라는 열등감을 극복하고 그녀만의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주어 75세에 오스카를 수상한 윤여정과 오르고 싶었던 무대에 발레리노로 아름답고 환상적인 2인무를 보여준 덕출의 ‘날아오르는’ 장면은 환경을 탓하지 않고 매 순간 주어진 나의 몫을 모든 힘 다해서 욕심 없이 해낸다면 끝끝내 멋진 선물 같은 순간이 찾아올 것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아름다운 계절, 6월이다. 모두에게 ‘날아오르는’ 아름다운 경험이 선물로 도착하시기를.

 

[프로필] 김미양 한국분노조절교육협회 회장

•(사)시니어벤처협회 생애설계센터장
• 교육학박사
• 감성리더십, 분노조절교육, 논문작성법, 감성소통 등 강의
• 대한어머니회 상임이사
• 시니어벤처협회 이사
• 《달 모서리에 걸어둔 행복》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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