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2 (월)

  • 맑음동두천 -0.6℃
  • 맑음강릉 3.1℃
  • 맑음서울 0.5℃
  • 맑음대전 -0.4℃
  • 맑음대구 1.5℃
  • 맑음울산 1.7℃
  • 맑음광주 0.3℃
  • 맑음부산 4.0℃
  • 맑음고창 -0.3℃
  • 비 또는 눈제주 4.5℃
  • 맑음강화 -0.4℃
  • 맑음보은 -0.6℃
  • 맑음금산 0.0℃
  • 구름조금강진군 1.6℃
  • 맑음경주시 1.1℃
  • 맑음거제 3.4℃
기상청 제공

문화

(조세금융신문=김미양 한국분노조절교육협회 회장) 오늘이 말복이라고 합니다(8월 11일 작성). 그래서인가? 무척 덥습니다. 그래도 태풍이 온다고 바람이 불어서 그나마 다행이네요. 언제부터인가 계절이 바뀌는 무렵에 유난히 어르신들의 부고가 늘어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올해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난 달과 이번 달에도 몇 군데 상가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대부분 부모님이 돌아가신 상주에게 예를 다하고 오면 일상으로 복귀하지만 올해 80이 되신 아버지의 경우는 다릅니다. 부고장의 주인공들이 대부분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이어서 상가 집을 다녀올 때마다 아버지의 기분은 우울해지고 슬픔에 잠겨 지내시는 시간이 길어지십니다.

 

홈즈와 레이(Holmes & Rahe, 1967)의 사회 재적응 평가척도(SSRS)에 의하면 스트레스는 생활상 변화에 의해 생긴다고 해요. 시간적 가치관 변화와 문화적 차이로 순위 변동은 있지만 배우자의 사망을 비롯한 가족, 친구의 사망이 늘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버지의 경우를 보아도 친구의 사망은 매우 큰 스트레스임이 분명합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경륜이 늘어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인생을 정리해야 하는 시기가 되었음을 의미하기도 하지요. 때로 칠팔십 대에도 젊은이 못지않게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본인도 그렇다’고 자부하고 사시는 아버님도 친구들의 죽음 앞에는 당신의 나이를 의식하게 되어 그러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말복을 맞아 마지막 더위를 건강하게 지내자는 덕담이 오고 갔어요. 말복이라는 말 자체가 이제 더위 막바지라는 희망적인 뜻을 품고 있다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되었네요. 게다가 며칠 전에 입추를 지냈으니 이미 마음은 가을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기에 아침, 저녁으로 만나게 되는 바람을 ‘이제 가을이 오려나 보지?’하는 마음으로 맞이하다보면 선선한 가을이 어느 새 곁에 다가왔음을 알게 됩니다. 그러니 더워도 너무 더운 말복을 보내는 오늘은 더워도 참을 수 있는 힘이 생기나 봅니다.

 

우리나라에 초복, 중복, 말복이 없다면 아마도 여름이 더 길고 더 뜨겁게 느껴졌을지 모르겠어요. ‘이제 더워집니다’ 하니 영양보충하며 초복을 보내고, ‘중복이네요’ 하면 ‘아! 오늘을 중심으로 더위가 꺾이겠네’ 하는 희망이 생기는 거지요.

 

그러다 말만 들어도 시원한 가을이라는 단어가 들어 간 입추를 맞으면 아침부터 왠지 찬바람이 부는 느낌이 들고, ‘말복, 이제 더위는 끝이네’ 하면 ‘아! 이 더위도 즐기자. 이제 곧 추워지리니’ 하는 마음마저 들게 되는 것이지요. 만약 그렇지 않고 ‘7~8월 두 달이 뜨거운 계절이래’라고 한다면 그 두 달간은 무척 뜨겁고 길게 느껴질 것입니다.

 

어린 아이들은 그 날 그 날의 의미를 부여하고 보내지 않지만 어른이 되면서는 의미를 부여하며 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와 만난 지 백일이 되는 날을 꼽아가며 사랑을 키우는 연인들이나 시험 백일 전이라고 백일주를 마시는 수험생이나 그 날이 자신을 버티어 주는 희망목이 되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기에 나이가 들었다고 이제 인생의 내리막길을 내려가는 중이라며 급브레이크 잡고 조심조심하고만 있다면 내리막길주행이 주는 편안함과 가속감을 즐길 수 없을 것입니다. 인생 전반전을 어떻게 올라왔건 모두 반환점을 돌아섰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시니어는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떤 이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왔을 수도 있고 어떤 이는 터벅터벅 걸어왔을 수도 있고 어떤 이는 수레를 끌고 힘들게 올라왔을 수 있겠지요. 그래서 아직 힘이 남아있는 사람도 있지만 너무 힘을 빼서 이제는 지친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정상에서 내려가는 반환점에 들어섰다는 것이죠. 아직 힘이 남았다고 내리막길을 너무 달려가다 발이 걸려 넘어질 수도 있을 테고 같은 걸음으로 걸어도 내리막길이다 보니 수월하게 느껴지는 사람도 있겠지요. 내리막길에서 넘어지면 오르막길을 오르다 넘어지는 것보다 부상의 위험이 커집니다.

 

갑자기 누군가의 항의가 들려오는 듯합니다. ‘왜 내가 내리막길이야? 아직 내가 가야 할 곳은 저 위에 있는데’ 하는 분에게 다시 설명을 덧붙이면 제가 비유한 내리막길은 인생의 반환점을 돌아 내렸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다시 말씀드립니다. 그러고 보니 그것보다 계절에 비유하는 것이 어쩌면 더욱 적절할 지도 모르겠어요.

 

뾰족하게 얼굴 내밀던 새싹들로 경이롭고 싱그러웠던 유년기의 봄을 지나, 그 치열하고 뜨거웠던 여름을 거쳐, 자신이 가진 고유의 색깔들로 추운 겨울을 맞이하기 직전의 아름다운 가을에 우리가 이른 것 아닌가 하는, 봄이 되었어도 피지 못한 꽃이 있고 여름의 뜨거운 햇살에 말라버린 나무도 있습니다.

 

가을이 되어서도 알곡을 맺지 못하는 쭉정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초봄, 우리를 기쁘게 했던 초록 잎사귀들에 달렸던 과육들이 가을을 맞아 탐스러운 과일이 되는 것처럼 우리도 인생의 결실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입니다. 내가 맺은 과일들로 주변에 달콤함을 선물할 수도 있고 나의 아름다운 색으로 주변에 좋은 풍광을 선사할 수도 있는 것이겠지요.

 

말복을 맞아 더위가 물러간다 생각하니 너무 기분이 좋아진 모양입니다. 노랗고 빨갛게 물든 가을을 당겨서 생각하니 설레는 모양입니다. 아름다운 우리의 시간들을 생각하며 가을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미리 가을을 선물하는 시한 편을 덧붙입니다.

 

가을의 기도 _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무 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프로필] 김 미 양

• 한국분노조절교육협회 회장

• 교육학박사 • 에듀플랫폼 대표
• 인성교육, 생애주기에 따른 인생설계, 행복100세, 마음관리 강의
• 안양지청 예술치료전문 위원
• ‘달 모서리에 걸어둔 행복’ 저자

• 한국문인 등단 수필가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김우일의 세상 돋보기] 미 최강 델타 포스에서 경영을 배운다
(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미국의 최강부대인 육군 최정예부대 델타포스가 전광석화와 같이 수백 기의 비행기를 동원하여 베네수엘라 수도를 폭격, 암흑으로 만든 다음 저고도로 나는 헬기로 거처에 침투하여 반미·친중 국가인 남미의 베네수엘라 대통령 마두로 부부를 체포해 미국 심판대에 세웠다. 여기에 세계 여론은 두 갈래이다. 하나는 베네수엘라가 그간 보인 반미 행보가 트럼프의 분노를 샀기에 인과응보라는 것과, 또 다른 하나는 그래도 주권국가임에는 틀림없는데 무력으로 독립국가의 정권을 붕괴시킨 것은 유엔 헌장과 국제법상 불법이라는 것이다. 어찌 됐던 필자는 이 전무후무한 델타포스라는 특수부대의 전략에 경악을 금치 못했고, 이 부대가 가진 특수성에서 경영의 길을 찾아보고자 하는 새로운 호기심이 폭발했다. 1977년 직접타격·대테러전을 염두에 두고 창설된 부대로, 특수부대 출신 군인 중에서 다시 침투와 탈출, 근접전, 사격, 폭파, 구출 등의 고된 훈련을 마친 후보 중 90%가 탈락하고 남은 후보에서 다시 뽑아 만든 특수부대의 특수부대이다. 외부에 대한 절대 비밀 보안을 위해 부대원들의 신상 모두가 비밀이며, 외모도 군인형이 아니라 일반인 모습으로 행
[초대석] 정재열 관세사회장 "마약· 특송·외화 밀반출 등 국경관리...관세사가 앞장"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1976년 관세사 제도가 처음 생길 때 우리나라 수출액이 80억 달러였습니다. 지금은 1조 3,000억 달러를 넘보는 세계 10위권 무역 강국이 됐죠. 지난 50년이 우리 존재를 증명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은 국가 무역 안전망의 ‘재설계’ 기간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부, 강남. 빌딩 숲 사이로 겨울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날, 기자는 한국관세사회 회장실을 찾았다. 문을 여는 순간, 바깥의 냉기와는 대조적으로 따뜻한 온기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지독한 독감으로 고생했다는 소식이 무색할 만큼, 정재열 회장은 밝은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그 미소 뒤에는 창립 50주년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온 수장으로서의 고뇌와 확신이 함께 담겨 있었다. 마주 앉은 그는 차 한 잔을 건네며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경제와 궤를 같이해 온 한국관세사회의 발자취를 차분히 되짚었다. 그의 시선은 과거의 성과에 머물지 않았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다짐 속에서, 혁신을 향한 굳건한 의지는 또렷이 전해졌고, 그 울림은 강남의 차가운 겨울 공기마저 녹이기에 충분했다. 80억 달러 수출국에서 1.3조 달러 무역 강국으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