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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전문가칼럼]행복한 노년을 준비하라 "지는 해의 아름다움"

행복한 Diamond 세대를 위하여

 

(조세금융신문=김미양 한국분노조절교육협회 회장) “질문 하나 해볼까요? 혹시 ‘틀딱충’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그러면 지금 드리는 질문은 힌트가 되어 금방 아실텐데요. 할매미는요? 아~ 뭔가 노인과 관계가 있구나 짐작이 가신다구요?

 

맞아요. 틀딱충은 틀니를 딱딱거리는 벌레라는 의미라고 하네요. 시끄럽게 떠드는 일부 할머니를 매미에 비유한 표현이 할 매미이구요.”

이것을 통해 인생 선배로 대접 받았던 노인들이 조롱과 혐오의 대상으로 전락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과거의 노인은 허리는 조금 구부정하고 긴 담뱃대를 화로에 툭툭 털어 넣는 모습이다. 할아버지하면 인자한 미소가 절로 떠올랐고 다정한 말투와 구수한 이야기가 연상되었다. 할머니는 ‘에고 우리 새끼!’하면서 손자녀를 귀히 여기는 모습으로 다가오고 주름진 얼굴이지만 항상 온화한 미소로 반겨주시던 모습이 연상된다. 이런 어른들은 동네에서는 어르신으로 대접하였는데 이같은 과거를 떠올리면 조롱의 대상이 되고 나아가 혐오의 대상이 되어 간다는 현실은 사뭇 당황스럽다.

 

특히 TV 드라마나 시사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노인들은 버럭 소리를 지르거나 자신의 재산을 가지고 자녀들 위에 군림하려 하거나 권위적인 모습으로 비쳐진다. 그렇지 않으면 무기력하거나 몸이 아파 거동하지 못하며 가족들에게 짜증을 내는 모습으로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그 어떤 경우도 실은 현재 노인의 모습의 한 단면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모습을 보이는 현재의 노인들은 1차 산업혁명시대에 유년 시절을 보내고 2차 산업혁명시대에 청년시절을 보냈으며 3차 산업혁명시대에 중장년층으로 살아왔고 4차 산업혁명시대를 앞두고 있는 세대이다.

 

어렵고 힘든 시절에 배가 고파본 기억도 가지고 있고 독일과 월남, 중동에 가서 힘겹게 국가재건에 기여한 세대이기도 하다. 밀려오는 정보화시대에 도태되지 않으려고 기를 쓰고 살아남은 사람도 있고 과거에 매몰되어 하던 사업을 청산하고 힘겨운 생활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도 있는 것이 현재의 노인들이며 IMF시대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직장에서 어느 날 자신의 자리가 없어지는 경험을 해본 세대이기도 하다.

 

앞으로 다가오는 시대를 선지자처럼 예고하며 불안한 가운데 어느 날부터 늘어난 평균수명을 대비해야할 미래가 많다는 것을 암시하기에 불안의 기간이 길어졌다는 것에 마음 불편한 세대이기도 하다. 게다가 베이비부머 세대의 정년퇴직이 시작되어 점점 노인인구로 편입되는 숫자는 늘어날 전망이고 그러다 보니 노인에 대한 관심이 사회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의 노인들은 학력이 높으며 산업혁명시대를 거치며 축적한 부를 소유하고 부동산버블시대의 혜택으로 자산의 가치가 높은 사람이 많다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이들은 국가에서 3S정책을 펼 때 청장년으로 살아 문화를 향유하는 것을 이상으로 여기며 살아온 세대이기도 하다.

 

영화도 즐겨보고 야구나 축구경기 관람하는 것을 좋아하며 퀸이나 아바와 같은 그룹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살아온 세대이기도 하다.

 

경험을 축적한 이가 주요한 정보의 소유자였던 시대에는 자신의 노하우로 농사짓는 법과 살아가는 생활의 지혜를 전수하여 주는 이가 오래 살아온 동네의 노인이었기에 당연히 존경의 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전하여 주는 조언 한마디가 유용하였을 것이고 그런 노인이 마을에 어르신으로 계신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었기 때문에 어르신에 대한 공경의 마음은 자연스레 자리잡았을 것이다.

 

2차 산업혁명시대에 공장이 늘어나고 생산시설에 종사하는 이들에게도 경험을 가진 선배의 조언은 귀한 것이었기에 윗사람을 공격하는 직장문화가 여전히 건재하였을 것이다. 3차 산업혁명시대부터 정보의 소유가 개별화되고 기계를 다루는 것이 서투른 어르신들이 늘어나자 노인들은 오히려 정보화에서 소외되는 계층으로 전락하기 시작한다.

 

그래도 이들은 이미 직급이 높아져서 부하직원들이 생산하고 가공한 정보를 보는 것으로 남은 직장생활을 마무리하는 것이 가능하고 편리해진 스마트폰의 도입으로 손바닥에서 정보를 만나는 일이 어렵지는 않게 되어 정보화시대에는 뒤떨어지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는 세대이기도 하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시대의 도래가 예고되고 빠르게 재편되는 사회시스템은 이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주눅 들게도 한다. 특히, 아무런 경제적 준비없이 직장에서 나와 길어진 남은 삶을 준비해야 하는 노인들은 젊은이들과 일자리 경쟁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노욕으로 여전히 자신이 누렸던 것을 지키고자 하는 노인층까지 가세하여 젊은이들과 자리다툼을 하다 보니 노혐(老嫌)이라는 말까지 생겨난 것이 아닐까?

 

돌이켜 생각하면 지금 내 나이에 어머니는 손주가 6명이었다. 부모님도 일찍 결혼하셨지만 결혼이 빨랐던 나는 48세의 어머니를 할머니로 만들어 드렸던 것이다. 그 때 어머니는 아이를 낳은 나의 산후조리를 정성껏 해주셨고 첫 손주인 큰 아이를 귀히 여기셨다. 할머니라는 말을 즐거이 들으시며 할머니 역할을 감당하셨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아직 아이들이 학생신분이고 가끔 아가씨 소리도 듣기도 한다. 물론 요즘 나이 많은 아가씨가 많아서 가능하겠지만 실제로 아이들에게 결혼은 빨리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하고 나를 위해 시간적 경제적 재투자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게 자신을 관리하는 노인들이 많아지는 것이 현실이고 이를 나쁜 시각으로 바라볼 일은 아니다. 그러나 점차 완고해져 가는 나의 마음을 볼 때가 있어 경계하려고 애쓰지만 그것이 쉽지는 않다.

 

게다가 요즘 새롭게 떠오르는 블록체인에 대해 스터디를 1년 이상하고 있는데 20대부터 50대 중반인 나까지 다양한 세대가 동등한 입장에서 공부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서운하고 화나는 감정이 생겨 힘들었던 시간이 있었다. 나이가 들면 입은 닫고 지갑을 열라고 했는데 어느 순간 어려운 공부를 따라가지 못하는 나에게서 비롯된 자괴감이 상대가 나를 무시하지 않나 하는 조바심으로 발전된 경험을 하였다.

 

되돌아보니 나도 유교적 사고에 익숙하여 나이에 걸맞게 대접받기를 원했던 것이고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여 불만과 소외감, 무시당하고 있다는 억울함으로 화라는 감정을 경험하게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의학적으로도 당연하게 나타나는 상황이라는데 나이가 들면 세로토닌, 도파민 등 긍정적인 감정을 일으키는 신경 호르몬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또 50대 중반 이후부터 남성은 여성 호르몬이, 여성은 남성 호르몬이 증가하는 등 반대 성(性)호르몬이 늘어나 감정적 안정성이 깨지고 쉽게 화를 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래서 노화가 진행되면 고집이 세지고 호르몬 변화로 분노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틀딱충’이나 ‘할매미’라는 신조어가 회자될 정도로 타인에게 화나는 감정을 드러내는 불편한 존재로 여겨지기도 하는 것이다.

 

해도 떠오를 때가 있고 질 때가 있다. 어둠을 뚫고 떠오르는 해는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순간 쑥하고 떠올라 하루를 보내고 다시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조용히 사그러든다. 아이가 태어날 때 환호하며 지켜보지만 삶의 무게에 묵묵히 살아내다 보면 어느새 져야하는 태양이 되는 것이다.

 

지는 해가 선사하는 노을은 떠오르는 태양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다. 그러기에 조용히 해지는 가을녘은 많은 감동이 따르는 것이 아닐까? 만약에 지는 해가 지지 않겠다고 우긴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천둥이나 번개처럼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지려고 하면 어떨까? 지는 해는 조용히 세상을 물들이다 사라졌을 때 아름다운 법이다.

이제 조용히 자신이 지닌 빛을 나누어 주면 어떠한가? 누군가를 물들이겠다는 생각도 하지 말고….

 

 

[프로필] 김 미 양

• 한국분노조절교육협회 회장

• 교육학박사 • 에듀플랫폼 대표
• 인성교육, 생애주기에 따른 인생설계, 행복100세, 마음관리 강의
• 안양지청 예술치료전문 위원
• ‘달 모서리에 걸어둔 행복’ 저자

• 한국문인 등단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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