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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규 · 판례

[예규·판례] 대법 "개정 전 공정거래법, 분할신설회사에 시정명령 승계 불가"

HD현대중공업, 2억5천 하도급대금 지급명령 취소 소송 승소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이 '개정 전 공정거래법을 적용받는 사안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분할·합병으로 신설된 회사에 분할 전 위법 행위를 이유로 시정명령을 내릴 수 없다'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HD현대중공업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 소송을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지난달 15일 확정했다.

 

HD현대중공업은 2019년 6월 물적분할을 통해 신설되면서 현대중공업의 사업 부문을 이어받았다.

 

분할 전 현대중공업은 2015년 1∼2월 납품업체 A사로부터 실린더헤드 108개를 납품받고 대금 2억5천563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이전에 A사로부터 납품받은 실린더헤드에 균열이 발생해 대체품을 지급받은 것일 뿐이므로 대금을 줄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중공업이 하도급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사업을 승계받은 HD현대중공업에 지연이자를 포함한 대금 지급과 재발 방지를 명령했다.

 

HD현대중공업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내면서 옛 공정거래법 규정에 따라 분할 전 회사의 행위를 이유로 신설회사에 시정명령을 내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옛 공정거래법은 과징금 납부 명령은 승계가 가능하다고 규정했지만 시정명령은 별다른 규정을 두지 않았다. 시정명령도 승계될 수 있다고 정한 개정 공정거래법은 2021년 12월부터 시행됐다.

 

소송을 심리한 서울고법은 HD현대중공업 측 주장을 받아들여 공정위 명령을 취소했다. 당시 재판부는 "분할 이전의 법 위반 행위를 이유로 신설 회사에 대해 하도급법상 시정조치를 부과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입법권자가 승계 조항을 신설한 것을 볼 때 옛 공정거래법상 신설회사에 대한 시정명령이 불가능하다고 정한 것으로 해석하는 게 타당하다고 봤다.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과징금 부과 처분을 승계할 수 없다고 본 과거 대법원 판례도 이유로 들었다.

 

공정위가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 같은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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