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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 유통 · 의료

[심층분석] ‘배민’ 우아한형제들 ‘위기론’ 현실로…독일 DH, 한국 부진 첫 공식화

딜리버리히어로 글로벌 성장률 9% 그쳐…“한국만 없었다면 22% 성장”
GMV 감소에도 매출만 늘어난 ‘착시 성장’…독일 현지서도 '위기론' 확산

 

(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국내 대표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Delivery Hero, 이하 DH)가 최근 발표한 2025년 1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이례적인 우려를 드러냈다.

 

독일 베를린에 본사를 둔 DH는 전 세계 약 70개국에서 음식과 식료품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이다. 글로벌 기업은 보통 특정 국가를 따로 언급하지 않지만, DH가 이번 보고서에서 예외적으로 언급한 국가가 바로 한국이다.

 

◆ 글로벌 성장률 끌어내린 ‘배달의민족 쇼크’

 

DH의 2025년 1분기 글로벌 총 거래액(GMV)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124억 유로를 기록했다. 하지만 내실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심상치 않다. 같은 기간 한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의 GMV 성장률은 무려 22%에 달했기 때문이다.

 

한국 시장이 평균 수준의 성장만 유지했더라면 DH의 글로벌 성장률은 22%에 이를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의 부진 탓에 전체 성장률은 9%에 그쳤고, 한국 시장 한 곳이 글로벌 성장률을 13%포인트나 끌어내린 셈이다.

 

보고서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한국 제외(Outside South Korea)’라는 별도 표기다. 이는 한국 시장의 실적 부진이 심각해 다른 국가들과 함께 묶어 발표하면 회사 전체 성과를 왜곡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DH 본사가 한국의 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게 바라보는지를 분명히 드러낸 대목이다.

 

◆ GMV는 줄었는데 매출은 늘었다?…배달의민족의 위험한 '착시 성장'

 

더 주목할 만한 점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GMV는 오히려 8%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Revenue)은 6%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GMV는 소비자가 앱에서 주문한 음식의 총 결제 금액을 말한다. 이 금액 중 배달료, 광고료 등 일부 금액만 회사의 매출로 잡힌다. 예컨대 소비자가 배민 앱에서 2만 원을 결제하면 실제 회사의 매출은 약 3천 원 수준이다.

 

최근 배달의민족은 자체 배달 서비스 '배민배달' 비중을 높이는 한편, 광고 등 부가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전체 거래액(GMV) 감소에도 불구하고 매출을 늘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착시적 매출 증가’라고 지적한다. GMV라는 핵심 성장 지표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외형 방어에 집중한 결과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전략이 장기적으로 고객 이탈과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국내 시장에서는 쿠팡이츠의 무료 배송 혜택으로 인해 배민의 이용자 지표가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이는 배민이 해결해야 할 장기적 숙제로 평가된다.

 

◆ 독일 현지에서 확산된 '한국 시장 위기론'

 

한국 시장의 부진 소식은 독일 현지에서도 우려를 낳고 있다. 독일 경제매체 dpa-AFX는 "딜리버리히어로 아시아 사업 중 한국의 부진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한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 역시 "한국 시장 경쟁이 딜리버리히어로의 주요 리스크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불안감은 즉시 증시에도 반영됐다. 딜리버리히어로의 1분기 실적 발표 직후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는 주가가 순간적으로 최대 10% 가까이 급락했다. 글로벌 투자기관 JP모건과 도이치뱅크 또한 "한국 시장 성장 둔화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 태국 시장 철수한 딜리버리히어로…한국도 압박 우려

 

딜리버리히어로는 최근 수익성이 낮거나 경쟁이 심한 시장에서 과감히 철수하거나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지난 4월 태국 시장에서 ‘푸드판다’ 사업을 종료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한국은 이미 수조 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진 DH의 전략적 핵심 시장으로, 즉각적인 철수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부진이 지속될 경우 본사 차원에서 비용 절감을 위한 강도 높은 압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인력 감축이나 마케팅 비용 축소, 나아가 배달료 추가 인상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결국 소비자와 자영업자의 부담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다.

 

DH의 CFO 마리앤 팝(Marie-Anne Popp) 역시 최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우리의 고객 가치제안(value proposition)이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다”며 한국 시장의 경쟁력 개선 필요성을 인정했다. 특히 쿠팡이츠 등 경쟁사의 공격적 마케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셈이다.

 

이에 대해 우아한형제들 측은 위기론 확산에도 불구하고 한국 시장에 대한 강력한 투자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태국과 한국 시장은 근본적으로 다르며, 본사 역시 한국을 여전히 핵심 전략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배달의민족이 직면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DH 본사의 비용 효율화 압박과 우아한형제들이 추진 중인 서비스 경쟁력 강화 전략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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