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4 (목)

  • 흐림동두천 29.3℃
기상청 제공

식품 · 유통 · 의료

[심층분석] ‘간장 명가’ 샘표, 중국서 통하지 않나…현지법인 부실 장기화

중국법인, 교민 시장 위축·브랜드 인지도 부족…결국 ‘회계상 부실’ 단계
미국 법인은 매출 상승세에도 수익성 한계

 

(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샘표식품이 해외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중국 법인이 누적 적자를 거듭하면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중국 시장 안착에 실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때 완전자본잠식을 겪었던 미국 법인 역시 최근 이익이 줄어들며 경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샘표식품의 중국 법인 선부(상하이)상무유한공사는 2017년부터 단 한 번도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난 적이 없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2억2천만 원을 기록해, 당시 자본금(43억 원)을 모조리 소진하고도 더 큰 적자가 누적된 것이다.

 

‘자본잠식’이란 기업이 오랜 기간 손실을 기록해 자기자본이 줄어드는 상황을 말한다. 자기자본이 자본금보다 적으면 ‘부분 자본잠식’, 자본총계 자체가 음수가 되면 ‘완전자본잠식’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통상 ‘회계상 부실’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중국 법인이 계속 부진한 원인은 다양하다. 현지 교민 수가 줄어든 데다, 중국 소비자에게 ‘샘표’ 브랜드를 제대로 알리지 못했고, 외식과 유통 트렌드 변화에도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 점이 지적된다. 결국 투입된 자본금을 다 썼음에도 누적 적자가 커지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것이다.

 

샘표는 간장·된장·고추장과 같은 전통 장류부터 한식 소스, 통조림·반찬류 등 다양한 가공식품을 중국 로컬 소비자와 교민 시장 양쪽에 공급하며 판로를 넓히려 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회사 측은 “중국의 치열한 경쟁 환경과 코로나19 팬데믹 등 예측하기 어려웠던 외부 요인들이 겹치면서, 예상보다 손실 규모가 커졌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법인이 완전자본잠식을 극복했던 것처럼, 중국 사업도 현지화 전략을 지속 보완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 미국 법인, 자본잠식 끝냈지만 ‘수익성 시험대’ 올라

 

미국 법인(SEMPIO FOOD SERVICES, INC, SFS)은 한때 완전자본잠식 상태였지만, 2020년 전후로 ‘연두’를 현지 식당과 대형 유통망(CHEFS WAREHOUSE 등)에 적극 공급하면서 매출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이후 미국의 주요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The Kroger Co.), 천연·유기농식품 전문 유통사 유나이티드 내추럴 푸드(United Natural Foods, Inc., UNFI), 아마존(Amazon) 등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을 공략해 ‘폰타나’, ‘질러’, ‘티아시아’ 같은 취급 제품을 확대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그 결과 자본잠식에서는 벗어났으나, 마케팅·운영 비용 증가로 인해 순이익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2019년 155억3천만 원이였던 매출은 2023년 228억6천만 원으로 뛰었지만,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감소해 수익성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업계에선 중국 법인의 8년 가까운 완전자본잠식이 쉽게 해소되지 않는 만큼, 현지 취향을 반영한 제품 개발과 브랜드 강화가 필수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미국 법인 역시 매출 증가 외에도 마케팅 비용 효율성 제고와 정교한 현지화 전략을 높여야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샘표 관계자는 “중국 법인의 손실은 현지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과거 투자한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이를 회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구조 조정과 사업 효율화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네티즌 의견 0

스팸방지
0/300자







전문가 코너

더보기



[김우일의 세상 돋보기] 인사만사…제갈량의 ‘백부장, 천부장, 만부장, 십만지장’
(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정을 책임지고 운영할 기관들의 수장들이 검증을 거치면서 논란도 불러일으키며 진행되었다. 인간인 만큼 어찌 허물이 없겠냐만, 흔히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 할 만큼 중요하다. 이 세상 사는 사람이 움직이는, 고로 사람의 일이 곧 모든 일이라는 뜻이다.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써야 모든 일이 최고의 효율성과 합리성을 띄고 풀어진다는 것이다. 즉 사람을 쓰는 용인(用人)의 도에는 사람을 헤아리는 측인(測人)의 도, 선발하는 선인(選人)의 도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 사람의 역량, 재주를 객관적으로 측정하여 어느 보직에 어울리는지 적재적소 꼽아주는 능력이 바로 용인의 도다. 어느 조직이고 과장, 부장, 임원, 대표의 4단계 업무 단계 체제를 가지고 있다. 정부, 군대, 민간기업은 물론 조직은 어느 조직여하를 막론하고 이런 수직단계를 가져야 함은 일의 효율성과 일관성 때문일 것이다. 이런 단계가 없으면 ‘콩켸팥켸’ 현상, 콩과 팥이 뒤섞여 정리가 안 되고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된다. 엉망진창은 제갈량이 나오는 얘기다. 제갈량은 북벌을 위하여 10만 대군을 이끌고 진창성을 공격하였다. 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