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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방경연 세무사...인생의 여백, 화폭에 열정 담아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처음에는 수채화로 시작했어요. 1년 동안 정말 열정을 쏟아 그렸죠. 수채화는 투명한 느낌이 장점인데, 어느 순간 진하게 그리고 있는 제 모습을 보고 아크릴화로 전향하게 됐습니다.”

 

한국여성세무사회 제10~11대 회장을 역임한 방경연 고문은 납세자 권익 보호를 위한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면서도, 수채화와 아크릴화를 통해 삶의 여백을 그림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가 처음 붓을 든 것은 2021년 겨울이었다. 그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가족의 영향이었다.

 

“딸아이가 화가로 활동하고 있어서 그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싶었어요. 그렇게 시작한 게 벌써 3년 반이 흘렀네요.”

 

방 고문은 그림과의 인연을 차분한 목소리로 회상했다.

 

“많이 그려야 하니까 비싼 종이보다 간단한 재료로 감을 익히고 있어요.”

 

자신은 ‘습작 단계’에 머무른 초보에 불과하기에, 고급 재료보다는 연습 중심으로 작업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주변에서는 좋은 물감과 종이로 시작해야 물감 농도나 빛 반사 등 표현에 대한 감각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하지만, 그는 양으로 익히는 연습의 가치를 더 높이 평가한다. 그런 연습이 쌓이고 난 어느 순간, 개인전을 열고 싶다는 것이 방 고문의 작은 꿈이다.

 

“그림을 더 잘 그리게 되면 꼭 개인전을 열고 싶어요.”

 

그래서일 것이다. 그는 여전히 바쁜 일정을 쪼개가며 그림 그리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림 그릴 시간이 많지 않아요. 본업인 세무사 일을 하면서 집중해서 그리는 게 쉽진 않더라고요. 사무실에 출근하면 마음이 분산돼서 더 그런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에 대한 열정만큼은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그를 보여주는 것이 그림의 작법을 바꾼 일이다. 수채화에서 아크릴화로 전환의 그것이다.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간 손에 익은 기법을 포기한다는 것이 쉬울 리 없기 때문이다.

 

“수채화는 투명한 표현이 매력이지만, 색이 선명하게 나오지 않아서 아크릴화를 선택하게 됐어요.”

 

색감에 대한 욕심이 자연스럽게 화풍의 변화를 이끌었다는 고백이다. 그림에 대한 그의 열정이 얼마만큼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래서 가능한 일이었다. 일하면서 그림을 병행하는 지난한 작업을 하는 이유 말이다.

 

“취미로 그냥 끄적끄적하는 정도라면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럴 바엔 아예 제대로 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죠. 출근 안 하고, 세수도 안 한 채 하루 종일 그림만 그려보고 싶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삶의 여러 책임이 그의 붓을 가로막는다.

 

“꼭 그림이 아니더라도 어떤 취미든 제대로 하기는 참 어렵다”면서 “적당히 하다가는 결국 포기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중간에 그만두는 거겠죠.”라며 생업과 취미 사이의 간극을 토로한다.

 

그럼에도 그림을 놓지 않는 것은 매순간 자신의 삶에 충실해왔던 성정 때문이다. 방 고문은 자신의 방식대로 열심히 살아가려는 태도를 끝내 놓지 않는다.

 

“일이든 취미든 정말 죽도록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충 하는 일은 결국 아무 의미가 없죠. 남은 인생동안 뭔가 제대로 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쉽지가 않네요. 그래도 언젠가는 정말 그림만 실컷 그릴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그는 요즘 들어 그림에 대한 주변의 관심이 줄어드는 현실도 솔직히 털어놓는다.

 

“요즘은 세상이 너무 좋아져서 할 게 많은 시대예요. 그러다 보니 그림은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내가 그리는 그림도 인정받지 못하면 ‘굳이 해야 하나’ 싶을 때도 있어요.”

 

그러면서도 그는 여전히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는다.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걸 스스로 만족스럽게 표현해내는 일,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거죠. 시간과 노력을 충분히 들이면, 언젠가는 스스로 만족할 만한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거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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