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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규·판례] ‘튀김옷’이 뭐길래…멘보샤, 16% 관세 폭탄 맞은 사연

 

(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중국 음식 멘보샤의 관세 품목분류를 둘러싸고 수입업체와 세관 사이에 논쟁이 붙었다. 멘보샤는 다진 새우살을 식빵 조각 사이에 넣어 튀겨낸 중국식 요리(새우 토스트)다.

 

2019년 10월부터 2023년 5월까지 멘보샤를 29차례 수입한 업체는 세관에 이 물품을 ‘기타의 새우 조제품’(HSK 1605.21-9000호)으로 신고해 한-아세안 FTA 협정관세 16%를 적용받았다. 세관도 해당 신고를 그대로 수리했다.

 

이후 업체는 해당 분류가 잘못됐다며 2023년 12월 세관에 경정청구를 제기하고 이미 납부한 관세 등의 환급을 요청했다. ‘빵가루나 반죽을 입힌 새우 조제품’(HSK 1605.21-1000호)으로 품목분류를 변경하면 협정관세 0%를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관은 경정청구를 모두 거부했다. 결국 업체는 2024년 2월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해 세관 처분의 적법성을 다투게 됐다.

 

쟁점이 된 물품은 베트남에서 수입된 냉동 멘보샤다. 정사각형 모양의 식빵 두 조각 사이에 새우살과 연육·타피오카 전분·다진 양파·설탕 등을 혼합한 속을 채워 넣었으며, 일부 제품은 식물성 기름에 한 차례 튀긴 후 급속 냉동되어 수입됐다.

 

◆ 멘보샤, 품목분류 쟁점은?

 

멘보샤 분류를 두고 논란이 된 이유는 ‘튀김옷’을 입혔는지 여부다. 관세율표 제16류의 소호 1605.21은 새우류의 조제식품을 다룬다. 이 중 1605.21-1000호는 ‘빵가루나 반죽을 입힌 조제한 새우’를, 1605.21-9000호는 ‘기타의 새우 조제품’을 각각 분류한다.

 

즉, 수입 새우 가공품에 빵가루나 밀가루 반죽 등의 튀김옷이 묻어 있으면 1605.21-1000호로, 별도의 튀김옷이 없으면 1605.21-9000호에 해당한다.

 

일반적인 새우튀김(예: 튀김옷을 입혀 튀긴 새우)과 달리 멘보샤는 식빵 사이에 새우살 등의 속재료를 채워 넣어 튀긴 것이다. 결국 속재료와 식빵을 관세율표상의 ‘빵가루나 반죽을 입힌 것으로 볼 수 있느냐’에 따라 품목번호가 달라진다.

 

◆ 업체 “연육에 반죽 옷 입혔다…반죽은 재료와 무관”

 

업체는 쟁점 물품이 이미 '튀김옷'을 입힌 새우 가공식품이라고 주장했다. 새우살 겉에 실꼬리돔 등 어류로 만든 연육과 타피오카 전분을 섞은 ‘반죽 옷’을 입혀 튀긴 조제품이므로 관세율표상 ‘빵가루나 반죽을 입힌 것’ 해당한다는 것이다.

 

업체 측은 “‘반죽을 입힌 것’이라는 표현은 특정 재료에 한정되지 않는다”며 “의도된 식감과 향을 내고 재료를 접착하는 모든 형태의 튀김옷을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밀가루나 달걀흰자뿐 아니라 어육으로 만든 풀(수리미)도 충분히 반죽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체는 참고 사례로 달걀흰자 반죽을 입힌 일본식 가라아게(닭튀김)나 감자전분 반죽을 사용한 중국식 꿔바로우(탕수육) 등을 제시했다. 즉, 반죽은 재료에 따라 다양하게 만들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품목분류 체계 개정 과정도 언급됐다. 업체는 2022년 관세품목 분류 개정으로 해당 품목명이 '빵가루를 입힌 것'에서 '빵가루나 반죽을 입힌 것'으로 변경된 점과, 2018년 기획재정부 유권해석에서 ‘빵가루 외에 튀김 반죽나 튀김가루 등도 포함된다’고 한 사례를 근거로 들어 자신들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업체는 식빵을 겉피로 사용한 것도 넓게 보면 빵을 이용한 코팅이므로 관세율표상 1605.21-1000호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 세관 "멘보샤, 빵 사이 새우튀김…'반죽 제품' 아니다"

 

세관은 멘보샤 제품을 '빵가루나 반죽을 입혀 튀긴 새우'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세관에 따르면 관세율표 제16류에서 말하는 ‘반죽’이란 밀가루 등 분말에 물 등을 섞어 흘러내릴 정도의 농도로 만든 튀김옷을 의미한다.

 

하지만 쟁점 물품에 사용된 ‘연육·전분 혼합물’은 밀가루와 물을 섞어 묽게 만든 일반적인 '반죽'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세관의 주장이다. 다시 말해 ‘연육과 전분 혼합물’은 주로 맛과 식감을 더하기 위해 속재료에 첨가된 부재료에 불과하여, 이를 빵가루나 튀김가루처럼 겉에 입힌 튀김옷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세관은 "잘게 자른 새우와 양파 등에 연육·전분을 섞은 과정은 새우에 튀김옷을 입힌 것이 아니라 두 단계에 걸쳐 '빵 사이에 들어갈 새우 속재료'를 만든 것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멘보샤 완제품의 겉모습 역시 일반적인 새우튀김처럼 빵가루나 튀김옷으로 전체를 감싼 형태가 아니다. 대신 식빵 조각 사이에 새우소를 넣어 튀긴 구조이다. 세관은 이를 '반죽을 입혀 튀긴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관세청 산하 관세평가분류원 등의 품목분류 사례에서도 이와 유사한 제품들을 일관되게 '빵가루나 반죽을 입힌 것'이 아닌 기타 새우조제품(1605.21-9000호)으로 분류되고 있다고 밝혔다.

 

◆ 조세심판원 “멘보샤, 튀김옷 공정 안 거쳤다”

 

조세심판원은 심리 결과 세관의 품목분류 결정이 옳다고 결정했다. 심판원은 멘보샤 제조에 사용된 수리미와 전분의 혼합물은 반죽의 정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한 잘게 썬 새우살에 연육과 채소를 섞는 과정도 ‘새우에 반죽옷을 입혔다기보다는 빵 사이에 넣을 소를 만든 것’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심판원은 멘보샤 완성품의 형태와 조리 방식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그 결과 이 제품은 겉에 튀김옷을 입혀 튀긴 새우라기보다 식빵과 함께 조리된 별도의 가공식품에 가깝다는 결론을 내렸다.

 

관세율표 제16류 주 규정에 의하면 조제 식료품이 이 류에 속하려면 해당 수산물 함유량이 전중량의 20%를 초과해야 한다. 멘보샤는 속재료의 대부분이 새우살로서 이 요건에는 부합한다. 그러나 동시에 외부에 튀김옷을 입혔는지 여부가 하위 코드 결정에 중요한데, 멘보샤는 겉면을 감싸는 별도의 반죽층이나 빵가루 코팅이 없으므로 ‘빵가루나 반죽을 입혀 튀긴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심판원의 설명이다.

 

최종적으로 심판원은 이번 사건은 튀김옷이 없으므로 세관 결정대로 HSK 1605.21-9000호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세관이 경정청구를 거부한 처분은 정당하며, 업체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참고 심판례: 평택세관-조심-202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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