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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최영준 소믈리에 와인레이블을 읽다]와인 역사의 시작을 알린 사건들(Ⅰ)

(조세금융신문=최영준 소믈리에) 인류 문명과 함께 와인의 역사도 시작되었다.

BC 4000년 경 흑해 연안의 그루지야 평야에서 포도 경작을 시작하였고, 오늘날 우리가 마시는 형태의 포도품종은 BC 2000년 경부터 사용되었다고 전해진다. 나라별로 또는 시기별로 의식이나 축제, 때로는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는 매체가 되기도 했고, 오늘날에는 전세계의 공통 식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와인은 늘 스토리가 있고, 역사가 있다. 오래된 빈티지의 와인을 마시면 맛도 맛이지만, 그만큼 긴 세월을 버텨준 세월을 마신다고들 한다.

와인에도 여러 재미있는 스토리가 있는데, 알고 나서 마시면 재밌는 와인 사건들을 몇 가지 준비했다.

 

슈퍼 토스카나의 등장

 

1960년대까지, 토착 품종으로만 와인을 만들던 이탈리아에서 유럽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카베르네 프랑 등의 포도를 들여와 이탈리아 포도 품종 ‘산지오베제’를 블렌딩하거나 혹은 배제하고 와인을 제조하였다. 당시 자국의 와인자체에 자부심이 강한 이탈리아에서 이런 시도는 매우 파격적이었는데, 이러한 시도들이 이탈리아 와인 제조의 성장을 한 단계 올려 놓았다.

 

1968년 ‘사시까이아’라는 와인이 최초로 등장하여 엄청난 돌풍과 최고의 찬사를 받았는데, 당시에 한 기자가 이 와인에 대한 기사를 쓰다가 ‘슈퍼 토스칸 와인’이라는 단어를 썼고, 그것을 시초로 ‘슈퍼 토스카나 와인’이라는 별칭을 얻게 되었다.

 

사시까이아를 시작으로 티냐넬로, 솔라이야, 오르넬라이아 등 뛰어난 슈퍼 토스칸 와인들이 대거 등장하였고, 이탈리아 토착품종에 블렌딩하거나 혹은 하지 않는 형태의 개성있는 와인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파리의 심판

 

‘프랑스 와인의 우월주의에 한방 먹인 미국와인’ 사건으로 캘리포니아 와인의 잠재력을 전 세계에 알린 동시에, 미국와인 업계의 중요한 분기점이 된 사건이다.

 

당시 ‘파리의 심판’ 심사위원들
▲ 당시 ‘파리의 심판’ 심사위원들

 

1976년 파리에서 와인을 구매하는 바이어로 일하던 영국인 스티븐 스퍼리어는 자신의 와인숍 홍보를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로 날아갔다. 당시 미국은 독립 200주년이었고, 이를 기념하여 미국의 몇몇 신생 와이너리들의 와인들을 프랑스에 소개하는 이벤트를 준비 중이었는데, 그 방식이 바로 블라인드 테이스팅이었다.

 

심사위원으로는 보르도 그랑크뤼 연합 UGC 사무총장, 프랑스 최고 와인전문지 편집장, 로마네 꽁띠 공동 소유자 등 유명한 프랑스와인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프랑스와인과 미국와인의 순서를 섞어 잔에 와인만 따라서 심사위원들에게 차례차례 나오고, 거기에 따른 점수를 매겼는데, 그 누구도 프랑스와인이 승리할 것을 의심치 않았다.

 

그럴 만도 한 게 당시 출품한 프랑스 와인들은 보르도 그랑크뤼 1,2등급의 와인들이었고, 와인에서 코카콜라냄새가 난다고도 비아냥을 받던 미국와인에 대한 고정관념이 강했기 때문이다.

결과는… 정 반대였다.

 

당시 이 이벤트에 참석했던 <TIME>지의 기자가 ‘파리의 심판’이라는 제목아래 캘리포니아 와인의 우수성을 알렸고, 이 사건의 영향력은 엄청난 사람들을 캘리포니아로 모이게 만들었다.

 

그리고 2006년, 최고의 와인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을 모아놓고 파리의 심판 30주년

을 맞아 오래 숙성된 빈티지의 와인들로 2차 대결을 펼쳤고, 그 결과는...

1위 릿지 몬테벨로 1971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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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위 샤토 무통 로췰드 1970 (프랑스)

역시 미국이 또 이겼다.

 

 

[프로필] 최 영 준

• 현대 그린 푸드 EATALY MANAGER / SOMMELIER
• 제14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 2위
• 제1회 아시아 소믈리에 대회 FINALIST
• Korea Wine Challenge 심사위원
• 前) W Seoul Walker-hill Chief Sommel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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