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0 (화)

  • 구름많음동두천 17.6℃
기상청 제공

예규 · 판례

[예규·판례] 재건축조합의 용도폐지 정비기반시설 취득에 따른 취득세 문제(下)

 

(조세금융신문=김용주 변호사) 1. 재건축조합의 용도폐지 정비기반시설 취득시기의 문제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도정법) 제65조 제2항은 “시장·군수 또는 주택공사 등이 아닌 사업시행자가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새로이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은 그 시설을 관리할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귀속되고,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용도가 폐지되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정비기반시설은 그가 새로이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비용에 상당하는 범위 안에서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양도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대법원이 위 조항 후단에 따라 사업시행자가 용도폐지 되는 정비기반시설을 구성하는 부동산을 취득하는 것은 무상의 승계취득에 해당하여 그에 따른 과세표준과 구 지방세법 제11조 제1항 제2호에서 정한 1000분의 35의 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취득세 등을 납부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음(대법원 2 019. 4. 3 . 선고2017두66824 판결 등)은 지난 호에서 살펴보았다.

 

한편, 지방세법 제7조 제2항은 취득세의 과세대상이 되는 부동산 취득에 관하여 민법 기타 관계 법령에 따른 등기·등록 등을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라도 사실상 취득하면 취득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지방세법 시행령 제20조 제1항은 무상승계취득의 경우 그 계약일(상속 또는 유증으로 인한 취득의 경우에는 상속 또는 유증 개시일)에 취득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세법 및 동시행령에는 정비기반시설을 무상으로 승계취득하는 경우의 취득시기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계약에 의한 무상승계취득의 경우라면 대가관계를 지급하는 것이 아니므로 취득원인이 되는 계약이 성립하면 그 자체로 사실상의 취득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나, 용도폐지되는 정비기반시설의 취득은 계약에 의한 취득이 아니다. 상속 또는 유증으로 인한 무상승계취득의 경우에는 성질상 계약일을 상정할 수 없고 소유권변동시기가 법률에 규정되어 있어서 그 시기 이전에는 사실상의 취득이 있다고 보기 어려울 것인데, 그렇다면 위 도정법 후단규정에 의한 용도폐지기반시설의 취득도 상속 등에 준하여 취득시기를 판단하여야 하는 것일까?

 

2. 구체적인 분쟁사례

 

A는 대구 수성구 일원을 정비구역으로 한 재건축사업을 시행하기 위하여 설립된 주택재건축조합이다. 대구시 수성구청장은 2007년 7월경 A조합에게 ‘위 사업의 시행으로 용도가 폐지되는 정비기반시설을 무상으로 양도받고, 새로이 설치하는 정비기반시설을 수성구에 무상으로 귀속할 것’ 등을 조건으로 사업시행인가를 하고 이를 고시하였다.

 

이후 위 사업이 완료되자 수성구청장은 2015년 8월경 준공인가를 하고 이를 고시하였다. 위 사업의 시행으로 A조합이 정비구역 내에 새로이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은 관리청인 수성구에 무상으로 귀속되었고, 위 사업의 시행으로 용도가 폐지되는 대한민국 및 대구광역시 소유의 정비기반시설인 구거 및 도로(이하, 이 사건 토지)는 A조합에게 무상으로 양도되었다. 이에 A조합 2015년 10월경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취득세 등 신고·납부하였다. 그 후 A조합은 2015년 12월경 수성구청장에게 위 신고·납부 당시 이미 5년의 부과제척기간이 도과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취득세 등의 과세표준 및 세액을 경정하여 줄 것을 청구하였다.

 

그러나 수성구청장은 2 015년 1 2월경 이를 거부하였다(이후 수성구청장은 조세심판원의 결정에 따라 A조합에게 일부 세액을 환급하였다).

 

3. 법원의 판단

 

가. 하급심 법원의 판단

대구고등법원은 A조합이 이 사건 토지를 취득한 시기는 위 사업이 준공 인가되어 관리청에 준공인가통지를 한 때인 2015. 8. 28.임을 전제로, A조합의 취득세 등 신고·납부 당시 아직 5년의 부과제척기간이 도과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대구고등법원2019. 8. 30. 2018누4312 판결).

 

나. 대법원의 판단 및 평가

대법원 역시 대구고등법원의 판단을 지지하며, 도정법 제65조 제2항 후단에 따라 사업시행자가 용도폐지되는 정비기반시설을 구성하는 부동산을 취득하는 것은 무상의 승계취득에 해당하고, 도정법 제65조 제4항은 ‘제2항 후단의 규정에 의한 정비기반시설은 그 정비사업이 준공인가되어 관리청에 준공인가통지를 한 때에 사업시행자에게 귀속 또는 양도된 것으로 본다’는 취지로 규정하여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용도가 폐지되는 정비기반시설의 소유권변동시기가 ‘정비사업이 준공인가되어 관리청에 준공인가통지를 한 때’임을 명확히하고 있으므로 취득세 납세의무 성립일인 취득시기는 도정법 제65조 제4항에서 정한 ‘정비사업이 준공인가되어 관리청에 준공인가통지를 한 때’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20. 1. 16. 선고 2019두53075 판결).

 

위와 같은 대법원의 판단은 도정법 제65조 제4항 규정 및 용도폐지 되는 정비기반시설을 사업시행자에게 무상으로 양도하도록 하는 것은 새로이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의 소유권이 국가 등에 귀속되는 데에 대하여 사업시행자에게 그 대가를 보상하려는 목적으로 규정된 것이 아니어서(헌법재판소 2013.10. 24. 선고 2011헌바355 결정 참조) 사업시행인가만으로 조합에 소유권취득의 실질을 인정하기 어려운 점 등 용도폐지 되는 정비기반시설의 무상양도규정의 취지 등이 두루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프로필] 김용주 법무법인 (유한) 서울센트럴 변호사
사단법인 한국프로스포츠협회 감사 • 대한배구협회 스포츠공정위원

• 법률신문 판례해설위원
• 전) 서울특별시 성동구·마포구 법률고문변호사
• 고려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 수료(행정법전공)
• The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School of Law(Visiting Scholar in Taxation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네티즌 의견 0

스팸방지
0/300자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 칼럼] 젊기도 설워라커늘 짐을 조차 지라고 해서야
(조세금융신문=손영남 편집국 부국장) 식당이나 술집 계산대 앞에서 옥신각신하는 모습은 우리에겐 일상과도 같다. 서로 내겠다며 다툼 아닌 다툼을 벌이는 모습이야말로 그간의 한국 사회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모습이었달까. 주머니의 가벼움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그런 대범함(?)은 그만큼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깔려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앞으론 그런 훈훈한 광경을 보지 못하게 될 확률이 높다. 요즘의 젊은 친구들, 그러니까 소위 MZ세대라고 불리는 층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기 때문이다. 자기가 먹지도 않은 것까지 계산해야 한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는 이들이 MZ세대다. 누구보다 실리에 민감한 세대인 탓이다. 그들을 비난할 의도는 전혀 없다. 오히려 그게 더 합리적인 일인 까닭이다. 자기가 먹은 건 자기가 낸다는 데 누가 뭐랄까. 근데 그게 아니라면 어떨까. 바꿔 생각해보자. 다른 사람이 먹은 것까지 자기가 내야 한다면 그 상황을 쉬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더구나 그게 자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작금의 연금 개혁안을 두고 MZ세대들이 불만을 토하고 있는 현 상황이 딱 그 꼴이다. 어렵게 번 돈을 노후를 위해 미리 쟁여둔다는 것이 연금의 기본 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