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3 (화)

  • 맑음동두천 2.7℃
  • 맑음강릉 7.7℃
  • 맑음서울 4.0℃
  • 구름조금대전 4.9℃
  • 맑음대구 7.7℃
  • 맑음울산 9.1℃
  • 구름많음광주 5.2℃
  • 구름조금부산 7.3℃
  • 구름조금고창 4.0℃
  • 구름조금제주 7.4℃
  • 구름많음강화 1.5℃
  • 구름조금보은 3.7℃
  • 구름조금금산 4.5℃
  • 구름많음강진군 5.9℃
  • 맑음경주시 7.1℃
  • 맑음거제 4.8℃
기상청 제공

[전문가칼럼]세무대리인은 의뢰인의 손해발생 방지위한 어떠한 의무가 있을까

(조세금융신문=김용주 변호사) 1. 사안의 개요

A의 배우자는 A를 대리하여 B의 중개로 A소유 농지를 매도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중개인 B는 2013년 4월경A부부에게 양도소득세 신고 대리를 위해 C운영의 세무사사무소를 제안하여 승낙을 받았다. 이에 B는 2013년 5월경 A로부터 받은 농지원부, 주민등록표 초본 및 자신이 보관 중이던 위 농지에 관한 매매계약서를 C에게 팩스로 송부해 주었다.

 

또한 B는 C에게 전화로 “8년 이상 자경농지이고, 그 옆에 살고 있어서 감면대상이니까 그렇게 처리해 주십시오”라고 말하였다. A의 배우자는 C사무실로부터 연락을 받고 송금인을 A로 하여 C의 사무장 계좌로 세무대리에 대한 보수를 송금하였다.

 

그 후 C는 2013년 6월경 세무서에 A의 위 농지 매도에 따른 양도소득세 예정신고를 대리하면서, ‘A가 8년 이상 위 농지 소재지에 거주하면서 직접 경작하였으므로, 조세특례제한법 제69조 제1항에 따라 양도소득세액 75,507,632원 전액의 면제를 구한다’는 신청을 하였다. C는 면제신청서에 A의 주민등록표 초본, 위 농지에 관한 매매계약서, 농지원부의 각 사본을 첨부하였다.

 

그런데 포천세무서장은 2013년 9월경 A가 8년 이상 직접 경작하였다는 주장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하여 A에게 양도소득세 75,507,632원에 신고불성실 가산세 30,203,052원, 납부불성실 가산세 4,190,673원을 추가한 109,901,350원을 위 농지 매도에 따른 양도소득세액으로, 그 세액의 10%인 10,990,130원을 지방소득세로 각 과세예고 통지하였다. A는 과세불복절차를 거쳤으나 기각되었고 해당세무서로부터 납세고지를 받았다. 이에 A는 C가 세무전문가로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가산세를 물게 되었다며 C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하였다.

 

2. 법원의 판단

 

이에 대해 의정부지방법원은 C가 A의 양도소득세면제신청의사를 확인하고 직접 구체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다음 그 결과에 따라 세무전문가의 입장에서 적절한 설명과 조언을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였다고 하면서도, A도 양도소득세 면제에 대해 자신의 의사를 명확히 표시한 바 없고 나아가 어떠한 내용으로 양도소득세 신고가 되었는지 C에게 확인하지 아니한 점 등을 참작해 C의 책임을 80%로 제한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A의 배우자가 C에게 양도소득세 면제신청 관련 필요 서류 전부를 보내면서 위와 같이 말하였고, A 명의로 보수가 입금된 이상, 세무대리 위임의 의사와 구체적 위임사무의 내용이 명확하다고 할 수 있어, C가 본인인 A의 진정한 의사를 확인해야 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대법원은 C가 B로부터 건네받은 서류들의 내용은 양도소득세 면제 요건을 충족하는 것들이었고, 면제신청에 필요한 서류들도 모두 제공된 상태였기에, C로서는 양도소득세 면제신청이 위임의 본지에 적합하지 않거나 또는 A에게 불이익한 경우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의심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며 C의 손해배상책임을 부정하였다(대법원 2018.9. 13. 선고 2015다48412 판결 참조).

 

3. 평 가

 

세무사와 조세신고 대리 업무를 맡긴 납세자 사이의 법률관계는 민법상 위임관계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이 경우 세무사는 위임계약의 내용에 의하여 정해지는 구체적 위임사무의 범위내에서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위임사무를 처리하여야 하고, 위임인인 의뢰인의 지시가 있으면 우선적으로 그에 따라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세무사는 공공성을 지닌 세무전문가로서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납세의무의 성실한 이행에 이바지함을 사명으로 하므로, 의뢰받은 사무와 밀접하게 연관되는 범위 안에서, 의뢰인이 의뢰한 사무의 처리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는 경우이거나 비록 의뢰인의 구체적인 지시가 있어도 그에 따르는 것이 위임의 본지에 적합하지 않거나 또는 의뢰인에게 불이익한 경우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별도의 위임이 없다하여도 의뢰인으로 하여금 이익을 도모하고 손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의뢰인에게 설명하고 조언할 의무를 진다(대법원 2005. 1. 14. 선고 2003다63968 판결, 대법원 2005. 10. 7. 선고 2005다38294 판결 등 참조)고 할 수 있다.

 

위 사례의 경우 C는 A의 배우자와 B를 통해 A의 양도소득세면제신청의사를 확인할 수 있었고 관련 자료에 의하면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세무사, 변리사, 변호사 등은 특정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의뢰인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의뢰인을 대리하여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들이므로 의뢰인의 의사를 명확히 확인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업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위임에 기초하여 의뢰인에게 최대의 이익을 도모해 주지 못하였다고 하여 어떠한 법적 책임을 진다고 할 수는 없겠으나, 이러한 기본적인 확인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그에 따라 일정한 법적책임을 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할 수 있다.

 

이러한 견지에서 위 사례의 하급심도 C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업무단계별 의뢰인에 대한 명확한 의사확인은 자칫 귀찮은 일로 여겨지기 쉬우나 의뢰인과 신뢰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해 주고 또 의뢰인과 신뢰관계가 깨어졌을 때에는 큰 법적 책임을 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프로필] 김용주 법무법인 (유한) 서울센트럴 변호사
사단법인 한국프로스포츠협회 감사 • 대한배구협회 스포츠공정위원

• 법률신문 판례해설위원
• 전) 서울특별시 성동구·마포구 법률고문변호사
• 고려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 수료(행정법전공)
• The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School of Law(Visiting Scholar in Taxation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공정의 사닥다리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며칠 전, 새로 전입한 사무관들과 조용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어떤 말을 전해야 할지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두 가지만을 강조했다. 인사를 잘하라는 것, 그리고 돈을 멀리하라는 것이었다. 이 말은 새로 만든 조언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내가 사무관이던 시절 같은 과에서 근무하셨던 한 선배 사무관께서 해주신 말씀이었다. 그때는 그 의미를 다 헤아리지 못했지만, 공직의 시간을 오래 지날수록 그 말은 점점 더 분명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날, 나는 그 말씀을 그대로 후배들에게 전했다. 인사는 결국 사람을 남기는 일이고, 돈을 멀리하라는 말은 공직자의 판단을 흐리는 유혹과 거리를 두라는 경고였다. 공직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항해이기에,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지 않으면 어느 순간 되돌아오기 어려운 곳으로 흘러가게 된다. 덧붙여 이런 이야기도 했다. 너무 경쟁하듯이 하나의 사다리만 오르려 하지 말고, 각자의 사닥다리를 각자의 속도로 차분히 오르기를 바란다고. 레드오션처럼 한 방향으로 몰려 달리다 보면, 사닥다리가 무너질 수도 있고 병목현상 속에서 누군가는 추락할 수도 있다. 성과와 평가
[초대석] 정재열 관세사회장 "마약· 특송·외화 밀반출 등 국경관리...관세사가 앞장"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1976년 관세사 제도가 처음 생길 때 우리나라 수출액이 80억 달러였습니다. 지금은 1조 3,000억 달러를 넘보는 세계 10위권 무역 강국이 됐죠. 지난 50년이 우리 존재를 증명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은 국가 무역 안전망의 ‘재설계’ 기간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부, 강남. 빌딩 숲 사이로 겨울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날, 기자는 한국관세사회 회장실을 찾았다. 문을 여는 순간, 바깥의 냉기와는 대조적으로 따뜻한 온기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지독한 독감으로 고생했다는 소식이 무색할 만큼, 정재열 회장은 밝은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그 미소 뒤에는 창립 50주년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온 수장으로서의 고뇌와 확신이 함께 담겨 있었다. 마주 앉은 그는 차 한 잔을 건네며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경제와 궤를 같이해 온 한국관세사회의 발자취를 차분히 되짚었다. 그의 시선은 과거의 성과에 머물지 않았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다짐 속에서, 혁신을 향한 굳건한 의지는 또렷이 전해졌고, 그 울림은 강남의 차가운 겨울 공기마저 녹이기에 충분했다. 80억 달러 수출국에서 1.3조 달러 무역 강국으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