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박정규 기자)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서서 하는 독서’라는 서양 속담이 있다. 어느 작가는 이 속담을 ‘독서는 머리로 떠나는 여행이고 여행은 몸으로 하는 독서’라고 풀었다. 나는 몸으로 하는 독서 가운데 으뜸은 단연 ‘자전거 해외여행’이라고 꼽는다. 자전거 해외여행은 도보여행이나 자동차 여행과는 차원이 전혀 다른 시공간을 보여주며 오지의 정치, 사회, 경제, 역사, 문화 등을 체험 가능토록 해주기 때문이다. 내가 자전거 해외여행에 매료된 것은 3년 전부터다. 베트남 북부 지역 오지 2000km를 탐험하는 자전거여행 노막 패스(NOMACH PATH: Northern Majesty Challenge) 프로그램(캠프비엣/투어코치)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는 갑장 황상현 코치를 만나면서부터다. 북베트남 소수민족 마을 오지들을 찾아 자전거로 탐험하는 황상현 코치는 100세 시대 반백을 넘긴 60세 청년이다. 그가 최근 ‘푸르엉(PU LUONG) E-바이크 여행 코스’ 개발에 나섰다. 푸르엉은 베트남 북부 타인호아(Thanh Hóa)성에 위치한 자연보호구역으로 계단식 논들이 장관을 이뤄 ‘자연이 예술을 만드는 곳’이라고 명명되고 있다. 그곳에는
(조세금융신문=박정규 기자) “집안일은 우리에게 맡기고 당신은 전장으로 달려가라.” 아기 업고 총멘 여인들, 아이 보는 남자들 한 다발의 삐라와 신문 감추어진 가방을 메고 행운의 빛을 전하는 새처럼 잠든 사이공을 날아다닌다. _노래 ‘사이공의 흰옷’ 중에서 1960년대 베트남 사이공에서 조국의 독립과 자유를 위해 투쟁하던 청년들의 학생운동을 다룬 ‘사이공의 흰옷’. 이 소설은 80년대 중반 한국에 소개돼 당시 민주화 운동의 선봉에 섰던 대학생들의 필독서가 되었다. 시인 레안쑤언이 이 소설의 실제 주인공 응우옌티쩌우에게 헌사한 시 ‘사이공의 흰옷’이 노래로 만들어졌다. 감옥에 갇힌 쩌우가 머리핀으로 감방의 벽에 쓴 자작시 ‘흰옷’이 그 모티브다. 지난 3월 2일 밤 베트남 하노이의 맥주 전문점 핀 가든(Phimh Garden). 20대 초반 베트남 처녀들과 우연히 자리를 함께했다. 몇 순배의 술잔을 들이켠 선배 기자가 일어서서 베트남의 혁명가요 ‘사이공의 흰옷’을 부르기 시작했다. 두 처녀와 뒷좌석 총각들의 눈빛은 금세 공감으로 변했고 바통을 이어받은 후배 기자가 ‘꽃다지’의 ‘민들레처럼’을 불렀을 땐 함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베트남의 하노이에서 현지 처녀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