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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 · 회계

[최정욱 칼럼] 북한 세금, 사회주의와 시장 사이에서 길 찾기

(조세금융신문=최정욱 공인회계사) 청진에 사는 김OO 씨는 국영기업소에 다니고 있다. 하지만 전력이 부족하고 자재조달이 원활하지 않아서 공장은 가동되지 않는 날이 더 많다. 생활비 명목으로 받는 급여로는 도저히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수가 없다. 결국 시장에서 스스로 살 길을 찾을 수밖에 없다.

 

김씨의 아내는 처음에는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집안 물건을 시장에 내다 팔았다. 콩나물도 기르고 두부를 만들어 팔기도 했다. 가정주부와 노인들을 중심으로 조직된 부업반에 소속되어 버려지는 폐기물이나 부자재를 구해서 무엇이든 만들어 팔았다.

 

시장 활동이 익숙해지면서 어렸을 때 모친에게 배웠던 봉제기술로 집에서 옷을 만들어 시장 한 귀퉁이에서 팔았다. 사람들이 입고 다니는 옷이나 다른 상점에 있는 의류를 참고하여 새로운 디자인을 시도해보고, 옷감과 실, 단추 등을 사서 밤을 새워 가며 옷을 만들었다.

 

장사가 조금 되면서 가내수공업 형태로 사업을 키웠다. 최근에는 어렵사리 청진 수남시장에 매대를 하나 마련했고 국영기업소 명의로 생산설비도 갖췄다. 장사가 더욱 커지면서 미싱사와 다리미공을 연결하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김씨는 아내를 도와 시장에서 돈을 벌 궁리를 하고 있다. 어차피 김씨가 근무하는 국영기업소에는 출근을 해도 일감이 없다. 얼마간의 금액을 기업소에 납부하면 출근을 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김씨도 본격적으로 아내와 함께 시장에서 일을 해볼 생각이다.

 

김씨의 아내는 매대 사용과 관련하여 시장관리소에 ‘시장사용료’를 납부한다. 매대세 또는 자릿세라고도 하는 시장사용료는 시장관리소 운영에 사용된다. 매대 면적, 위치 및 품목에 따라 금액에 차이가 있는데, 의류에 대한 평균적인 시장사용료는 대략 하루 1,000~1,500 북한원(미화 0.12~0.19 달러) 수준이다. 최근에는 시장사용료가 많이 오르는 추세여서 하루 벌이가 많지 않은 날은 상당히 부담스럽다.

 

김씨의 아내는 시장사용료 이외에 시장에서 옷을 팔아 벌어들인 판매수입의 일부를 관련 국영기업소에 매월 ‘개인수입금’으로 납부한다. 기업소는 김씨의 아내가 납부한 개인수입금을 국가재정기관에 납부한다. 이와 같이 개인수입금은 국영기업소를 거쳐 국가에 납부된다. 개인이 국가재정기관에 직접 납부하는 것은 아니므로 여전히 공식적으로 세금은 아니다.

 

사실 시장사용료나 개인수입금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구한말 장시(場市)의 확산에 따라 부과하기 시작했던 장세(場稅) 또는 장시세(場市稅)에 그 연원이 있다. 일제는 이를 시장세(市長稅)로 정비했고, 해방 후 북한에서는 1947년 제정된 「시장세법」에 따라 판매금액의 3%를 징수했다. 하지만 세금제도의 폐지를 추진하면서 1949년 「공용시설사용료에 관한 규정」의 채택과 함께 「시장세법」은 공식적으로 폐지되었다. 시장세는 없어졌고 시장사용료는 남았다.

 

이렇게 폐지되었던 시장세는 2003년 「시장관리운영규정(잠정)」이 채택되면서 시장사용료와 국가납부금(개인수입금)의 형태로 재정비되었다. 개인수입금은 2005년 제정된 「국가예산수입법」에 ‘기타수입금’ 항목으로 포함되었다. 공식적인 예산수입 항목으로 자리 잡았지만 아직 비중이 크지 않은 ‘기타’ 항목이다. 하지만 「데일리 NK」의 2019년 기사에 의하면, 북한 당국은 연간 5,600만 달러 이상을 시장에서 걷어 들이고 있고 북한에서 가장 큰 청진 수남시장의 경우 그 금액이 연간 84만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북한은 1974년 세금제도의 완전한 폐지를 선언한 후, 외국인투자에 대한 세금 이외에는 ‘OO세’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다. 북한 내 국영기업소나 주민에 대해서는 여전히 사회주의 원칙을 고수하면서 공식적으로 세금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수입금은 사실상 개인소득세의 부분적인 부활로 볼 수 있다. 세금인 듯 세금 아닌 항목의 발굴 – 북한이 사회주의와 시장 사이에서 길을 찾는 방식 중의 하나다.

 

북한은 사회주의 예산수입체계의 틀을 유지하면서 시장에서의 잉여를 국가예산에 동원하고자 하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북한에서 국영기업소 및 협동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전통적인 사회주의 예산수입의 비중은 통상 전체 예산수입의 70~80% 이상을 차지한다. 그런데 개인의 시장경제 활동까지 예산수입 확보의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 활동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제 북한에서 시장 없는 사회주의는 생각할 수 없다.

 

 

[프로필] 최정욱 공인회계사
• 現) 법무법인(유) 지평 – 조세회계센터 센터장

• 공인회계사 / 북한학박사·경영학박사

• KPMG 삼정회계법인 부대표 (세무부문 총괄리더)

• 김&장법률사무소, 삼일회계법인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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