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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투세 폐지, 얄팍한 속셈과 소탐대실’ 이준구 교수에 찬성하고, 반대한다

주식은 단기적으론 여러 요인으로 출렁인다. 2022년 4월 경기둔화로 미국증시는 소위 잔인한 4월을 보냈었다. 동년 5월 소셜미디어 스냅의 실적 저하로 나스닥이 아래로 출렁였고, 동년 6월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에도 증시가 순항, 동년 7월 파월연준 의장의 슬로우 스텝에 증시가 솟구쳤고, 동년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안정에 증시가 재차 오르다가 동년 9월 애플을 중심으로 대기업 실적 저하로 다시 고꾸라졌고, 10월 트위터 주식거래 중단이 있었다가 1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안정에 따라 좋아하는 등 미국증시도 롤러코스터를 탔다.  하지만 중장기로는 한국보다 양호한 흐름세였다. [사진=뉴욕AP, 연합뉴스]
▲ 주식은 단기적으론 여러 요인으로 출렁인다. 2022년 4월 경기둔화로 미국증시는 소위 잔인한 4월을 보냈었다. 동년 5월 소셜미디어 스냅의 실적 저하로 나스닥이 아래로 출렁였고, 동년 6월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에도 증시가 순항, 동년 7월 파월연준 의장의 슬로우 스텝에 증시가 솟구쳤고, 동년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안정에 증시가 재차 오르다가 동년 9월 애플을 중심으로 대기업 실적 저하로 다시 고꾸라졌고, 10월 트위터 주식거래 중단이 있었다가 1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안정에 따라 좋아하는 등 미국증시도 롤러코스터를 탔다.  하지만 중장기로는 한국보다 양호한 흐름세였다. [사진=뉴욕AP, 연합뉴스]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몇몇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론을 보면, 근거 없는 동어반복이다.

 

주식투자를 안 해봤으면 금투세 말을 꺼내지 말라느니,

뜻은 좋은 데 민심이 안 좋으니 유예‧폐지하자느니.

 

유리한 대로 전제를 짜서 말씀들 하시는데,

그 전제에 대한 근거는 도통 알 수가 없다.

 

금투세 관련 주된 반발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제도상 펑크가 있다는 말이고,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갈 것 같다가 두 번째다.

 

첫 번째 ‘사모’펀드 이야기 좀 해보자.

 

세율 이야기가 웃긴 게, 애초에 종합소득세에 비하면 금투세 자체가 특혜적 세금 체제다. 미국은 양도소득, 주식투자소득 할 것 없이 모아서 종합소득 과세한다. 우리는 양도세나 금투세 등은 종합소득에서 빼주는 거다. 그것도 미장 등 해외투자는 250만원 공제치고 과세하는 건데, 국장(국내투자)은 5000만원 공제치고 과세하는 거다.

 

혹자는 한국 현실 좀 생각하라고 그러던데, 대만 금투세는 하락 끝에 폐지했지만, 일본은 1980년대 버블이 터지고도 주식 양도세를 시행했다. 현상은 일률적으로 볼 수 없고, 상황과 전개가 다르다.

 

동일기업 과세특례 이야기는 어쩌다 나온 소리인지 모르겠다. 2009년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이전에도 사모는 배당가능 이익을 초과해 배당하면 법인세를 털어낼 수 있었고, 2009년부터는 세무서에 사전신청을 해야 받을 수 있게 해 뒀다. 동일기업 과세특례 하든 말든 펀드 운용사(GP)와 출자 기관(LP), 투자자는 번 만큼 세금 내야 한다. 해산하면 배분받은 만큼 세금 내야 한다.

 

두 번째, 큰 손들이 빠진다.

 

빠진다는 상상은 자유이긴 한데, 빠져도 한국 주식판 구조는 안 바뀐다.

 

주가는 자금흐름에 따라 출렁출렁 이는 파도와 같다. 큰 손들 빠져도 거래가 이뤄지는 한 눈치 보다가 저점에서 사고, 고점에서 파는 방식은 똑같다.

 

장기적으로 그 파도 높낮이를 정하는 건 견실한 기업성장과 합당한 배당이 돼야 할 테지만, 한국에서는 대주주 일가가 기업경영을 꽉 쥐고 배당을 잘 안 한다. 그리고 합병이니 사업부 분할을 통해 성장과실을 확정적으로 빼먹는다. 그러니 한국 주식시장은 투자가 아닌 사고파는 돈놀이에 멈춰 있고, 작전세력이 장난치기가 좋은 거다.

 

금투세는 그 작전세력들을 겨냥한 법이다. 꽉 막힌 대주주와 갑갑한 개미들 사이에서 피를 빠는 작전세력에 과세하자는 거다.

 

물론 과세 대상인 고수익자 중엔 선량한 투자자도 있을 거다. 그런 큰 손들은 수익이 있는 한 남을 거다. 수익이 없으면 금투세 있든 없든 나간다. 요즘 누가 국장 말고 미장이 대세라는 데, 금투세 때문에 나가는가? 5000만원 공제해준다는 국장이 있는데도, 250만원 공제받으면서도 미장 나가지 않는가. 그리고 통상 큰 손이라면 기관들을 말하는 데 금투세도 안 내는 기관들이 왜 국내 투자를 줄이거나 늘리겠는가.

 

그런데 지금 전개되는 금투세 논의는 이런 게 아니다.

 

처음부터 100 아니면 시행하지 마라. 이런 식이다.

 

일하려는 사람들은 절대로 이런 화법을 쓰지 않는다.

금투세가 없으면, 주식시장이 잘 될 것처럼 말하는데 금투세 없는 상태에서 70년 끌고 와봤다. 무엇이 있었는가.

 

그리고 리스크 없는 수익은 없다. 오류 없는 제도도 없다.

 

유효성, 적합성, 효과성… 아무리 좋은 기계를 만들어도 자기가 모르는 오류가 터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기업은 A/S 센터 두고, 학생은 오답 노트 만드는 거고, 정부는 매년 세법개정안이란 걸 하는 거다. 사람은 불완전하고, 제도도 불완전하기 마련이다. 오로지 일을 망치려는 사람들만이 제도를 도덕이나 완벽의 영역으로 끌어들인다.

 

위와 같은 이유로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의 글에 찬성한다.

 

10월 2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금투세 폐지 쪽으로 돌아선 민주당의 실망스럽기 짝이 없는 행보’라고 올린 글이다. 길지도 않고, 명료하고 쉬운 글이다.

 

그럼에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종부세나 금투세 감세는 부자를 더욱 부자로 만들어 주는 것, 소비‧투자심리와 무관.’

 

‘금투세 폐지는 표 몇 장 더 얻으려는 얄팍한 속셈.’

 

‘민주당의 금투세 폐지는 부자감세를 반대하는 지지층을 배반하는 꼴이 될 것.’

 

구구절절 찬성하지만, 단 하나 결론은 동의하지 않는다.

 

‘남은 선택지는 정치에 아무런 희망도 걸지 않는 냉소적인 방관자가 되는 길뿐.’

 

교수님 결론에 심정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이성적으로 반대한다.

 

전제는 부합하다고 보여지나,

결론이 아직 관측되지 않았다.

 

베팅은 100%일 때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4일 민주당 의총에서는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민주당 지도부가 그간 유보적 입장을 표명했지만,

때로는 낮은 가능성에 베팅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런 과정은 늘 실망과 분노가 함께 한다.

어렵고 힘든 일을 할 때 유독 그러하다.

 

그럼에도

결론을 관측하기 전까진

베팅 철회할 생각은 없고, 미리 실망할 생각도 없다.

 

베팅 결과가 기대와 다르면,

다음 베팅은 그다음의 일이다.

 

그러하기에

이준구 교수님의 말씀에 찬성하고, 또한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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