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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한층 진화한 말리부 “분위기 반전 노린다”

스포츠 세단 못지 않은 주행성능…뛰어난 정숙성 ‘덤’
1.35 터보 모델 가속력 입증…다운사이징 불안감 해소

(조세금융신문=김성욱 기자) 한국GM을 대표하는 중형 세단 말리부가 2년 7개월 만에 얼굴을 바꿔 ‘더 뉴 말리부(The New Malibu)’로 돌아왔다. 신형 말리부는 한국GM이 군산공장을 폐쇄한 이후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이쿼녹스에 이어 2번째로 선보이는 신차다.

 

앞서 한국GM은 지난 6월 경영정상화의 일환으로 북미 시장 인기 모델인 이쿼녹스를 국내 시장에 야심차게 출시했지만 높은 가격 문제 등으로 판매량이 저조해 사실상 국내 시장 안착에 실패했다.

 

기대주였던 이쿼녹스가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데 이어 최근 한국GM 연구개발(R&D) 법인 분리 문제가 불거지는 등 정상화가 지체되고 있는 한국GM에 신형 말리부가 새로운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실 말리부는 원래부터 잘 달렸다. 말리부는 지난해 3만2673대, 올해는 지난달까지 1만3582대가 팔리며 경차 스파크와 함께 한국GM 내수 실적을 쌍끌이 한 차종이다. 좀처럼 실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GM의 분위기를 전환 시킬 수 있는 구원투수로 꼽히는 이유다.

 

이에 한국GM은 신형 말리부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현대차의 쏘나타, 기아차의 K5, 르노삼성의 SM6 등 경쟁이 치열한 중형 세단 시장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다. 그만큼 한국GM이 신형 말리부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과연 신형 말리부는 한국GM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을까? 지난 27일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까지 약 150km에 달하는 구간에서 시승을 진행했다.

 

먼저 서울에서 강원도 인제까지는 2.0 터보 모델을 타고 달렸다. 당초 2.0 터보 모델은 디자인 변화만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지만 막상 타보니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서스펜션 세팅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스포츠 세단을 표방해도 무방할 정도로 가속감이 뛰어났다.

 

2.0ℓ 터보 직분사 엔진은 북미 시장에서 판매됐던 V6 사양을 대체하는 고성능 엔진이다. 때문에 최고출력 253ps, 최대토크 36.0kg·m의 폭발적인 성능을 발휘하며 ‘잘 달리는 세단’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기에 충분했다.

 

안전성능이 강화된 것도 칭찬할 만했다. 신형 말리부는 무릎 에어백 2개가 추가돼 10개 에어백을 기본으로 탑재했다. 지능형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해 다양한 첨단 능동 안전 시스템을 채택한 것도 바람직하다.

 

 

다만 차선 유지 보조시스템은 조금 아쉬웠다. 주행 중 핸들에서 손을 살짝 떼고 운전을 해본 결과 한쪽으로 치우치기 일쑤였다. 코너 부분에서도 부드럽게 코너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차량이 급격하게 움직이면서 반응이 늦는 듯한 느낌이었다.

 

연비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 터보 엔진 모델의 복합 공인연비는 10.8km/ℓ(고속 13.2km/ℓ, 도심 9.4km/ℓ)다. 동급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 복합 공인연비 기준으로 약 1km/ℓ 모자른다. 이날 시승 차량의 평균 연비도 약 9.7km/ℓ를 보여 아쉬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고속 구간에서 속도를 높였음에도 풍절음이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의 정숙성과 급정거 때 제동력, 와이드 구간에서의 핸들링 등은 주행 내내 상당한 만족감을 느낄 정도로 우수했다.

 

내부를 살펴봐도 한국GM이 신형 말리부에 많은 공을 들인 티가 역력했다. 우선 센터페시아에 놓인 버튼들이 직관적으로 배치됐으며 고해상도 8인치 슈퍼비전 클러스터는 시각적인 만족감이 뛰어났다.

 

실내 공간은 두말할 것도 없었다. 말리부는 이미 데뷔 때부터 넓은 공간을 자랑해왔다. 넉넉한 휠베이스를 통해 실내 공간에 여유를 마련했으며 넉넉한 적재 공간 또한 여전히 그 매력을 과시했다.

 

 

상당히 만족스러웠던 주행이었지만 여전히 1.35ℓ 터보 모델에 대한 궁금증은 떨칠 수 없었다. 보통 중형 세단이라고 하면 2.0ℓ를 떠올리는데 이 모델이 향후 다운사이징 엔진으로의 전환점을 맞을 수 있을지 한국GM은 물론 기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중요한 이슈였기 때문이다.

 

다행히 1.35ℓ 터보 모델은 인제 스피디움에 입성해서 따로 만날 수 있었다. 회사 측에서도 큰 관심을 의식했는지 가속 능력 시험을 따로 마련한 것이다. 덕분에 직선 코스에서 기존 1.5ℓ 모델과 1.35ℓ 터보 모델을 동시에 출발해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시험 결과 대부분 1.35ℓ 모델이 1초 이상 더 빨랐다. 차량 상태에 대한 의구심이 들 수도 있지만 준비된 두 차량의 주행거리와 타이어 공기압 등 모든 부분이 동일하게 세팅됐다. 자동차의 가치는 배기량이 좌우한다는 기존의 고정관념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이에 대해 황준하 한국GM 차량구동시스템 전무는 “부품들을 전자식으로 바꾸고 CVT를 탑재해 효율을 높였으며 국산 가솔린 중형차로선 최초로 복합연비 2등급을 달성했다”며 “이를 통해 배기량에 관계 없이 충분한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1.35ℓ 엔진은 GM의 차세대 터보 엔진으로 글로벌 최초로 말리부에 처음 적용됐다. 초정밀 가변 밸브 타이밍 기술로 불필요한 연료 낭비를 줄이는 등 성능과 효율에서 최적의 균형을 이뤘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한국GM은 신형 말리부의 가격을 이전 모델 대비 최대 100만원 낮추면서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도 펼치고 있다. 판매가격은 트림별로 ▲E-터보 2345만원~3210만원 ▲2.0 터보 3022만원~3279만원 ▲1.6 디젤 2936만원~3195만원이다.

 

이처럼 신형 말리부는 합리적이고 자주적인 소비자들의 심리를 충분히 자극할 만한 가치를 지녔다. 다운사이징의 흐름은 물론이고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배려까지 잘 채운 모습이다. 다만 좋은 차라해서 반드시 많이 팔리는 것은 아니기에 시장에서 어떤 결과를 얻게 될지 주목된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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