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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문가칼럼] 창조적인 중장기 전략이 먼저다

 

 

 

(조세금융신문=나단(Nathan))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시대에서 기업들의 생존전략(生存戰略)은 갈수록 치열하고 처절할 정도다. 코로나19 사태는 이러한 경쟁을 더 심화시켰다. 가장 큰 변화는 쇼핑과 식습관에서다.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으로 오프라인 쇼핑보다는 온라인이 일상화되었다.

 

교육은 또 어떤가? 줌(Zoom)을 통한 온라인 학습은 일상화되었다. 이중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 분야는 바로 전자상거래, 이커머스(eCommerce)다. 전자상거래분야의 경쟁은 과거 메모리 반도체 업체의 그것과 놀라울 정도로 흡사하다.

 

지난 40여 년간 메모리 업계에서는 전 세계 20여개가 넘는 업체가 살아남기 위해서 지독한 경쟁을 펼쳤다. 시장 상황이 극도로 안 좋을 때는 모든 업체들이 심각한 적자에 허덕였다. 몇 십억원의 단위가 아니라, 몇 천억원, 몇 조원대의 적자였다. 심지어 어떤 업체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화장실의 휴지도 없앴다는 흉흉한 소문도 돌았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다. 결국 그 업체는 파산했다.

 

전자상거래분야도 과거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치킨게임과 유사하다

 

전자상거래분야도 마찬가지다. 살아남기 위해서 치킨게임(Chicken Game)을 벌이고 있다. 돈을 당장 못 벌더라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 다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먼저 쿠팡이 기존의 강자였던 지마켓과 옥션에 과감한 도전장을 던졌고, 네이버, 카카오, 11번가, 신세계, 롯데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과연 종국에 누가 삼성이나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 같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그전에 한 가지 질문을 던진다. 바로 중장기 전략에 대한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누르기 위해서 경쟁하는 것이 전부인가? 피를 말리는 경쟁상황에서 보다 큰 가치(Value)는 무엇인가? 그런 면에서 제갈량의 중장기 전략을 들여다본다. 그가 추구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제갈량이 유비를 형주 양양, 융중의 깊은 산속에서 만났을 때다. 그는 중국 지도를 펼쳤다. 앞으로 펼쳐질 국면에 대해서 설명했다. 바로 그 유명한 ‘천하삼분지계’다. 물론 손권의 책사인 노숙도 이와 비슷한 천하이분지계, 즉 조조와 손권의 양분론을 제시했다.

 

당시 유비의 상황(형주의 자사 유표에게 빌붙어있던 상황)을 감안하면 오히려 노숙의 전망이 더 현실감 있어 보였다. 사실 유비는 제갈량에게 이런 ‘큰 그림’을 들을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다만 그는 인재 보강이 절실했기 때문에 두 번이나 바람을 맞고도 머나먼 산길을 따라서 그를 찾아온 것이다.

 

그가 제갈량을 만나기 위해서 형주 양양의 깊은 산골로 찾아간 거리는 무려 200리(약 78km)였다. 대략 서울 시청에서 평택 시까지 거리다. 차로 운전하면 1시간이 조금 넘지만, 말을 타면 적어도 7~8시간은 족히 걸린다.

 

처음 한두 번 유비가 바람을 맞아도 관우와 장비는 잘 참았다. 그들도 유비의 참모였던 서서가 곁을 떠나자, 조직의 브레인 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자신들이 믿고 떠받드는 큰 형님이 고작 젊은 서생(나이차도 무려 20년)을 만나기 위해서 이런 생고생을 하자 마침내 인내심이 바닥을 보였다.

 

성미가 급한 장비가 제갈량의 집을 불태우려고 할 정도였다. 다행히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남이 성사되었다.

 

제갈량은 아무도 예상 못한 ‘천하삼분지계’의 중장기 전략을 제시했다.

 

제갈량은 중국의 지도를 바라보며 자신의 ‘중장기 전략’을 설명했다. “장군께서 익주와 형주를 점령하고, 손권과 동맹을 맺고 정사에 힘쓴다면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때를 기다리다가 천하에 변란이 일어나면 형주의 군사는 낙양으로, 익주의 군사는 진천으로 나아가면 장군을 환영하지 않는 자가 없을 것입니다.”

 

결국 남쪽의 형주에서 북상(北上)하고, 서쪽의 익주에서 동진(東進)해서 중원(中原)의 조조를 포위하겠다는 전략이다. 물론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카드가 한 장 있다. 바로 손권이다. 유비의 힘만으로는 조조를 공략할 수 없기 때문에 손권과 힘을 합쳐서 조조에 대적하자는 것이다.

 

제갈량은 ‘계획’이 있었다. 형주 자사 유표는 뛰어난 문인이었지만, 난세에는 리더로서 부적합했다. 마찬가지로 익주의 유장도 우유부단하고 나약했다. 결국 손권의 세력을 이용해서 조조의 남하(南下)를 막아낼 수만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었다. 형주를 기반으로 익주를 노리는 것이다.

 

결국 적벽대전(赤壁大戰)은 유비의 세력에게 위기이면서, 반대로 절호의 기회였다. 물론 유비의 전력(戰力)을 생각한다면, 이러한 전략은 무모하기 짝이 없었다. 병력은 고작 3000여명 정도였고, 관우, 장비, 조자룡 정도의 장수에 미축, 손건, 간옹 등의 행정직 관리가 전부였다.

 

하지만 융중의 깊숙한 산골에서 제갈량은 불가능해 보이는 중장기 전략을 세우고 있었다. 아마 머리에 쥐가 나도록 수없이 시뮬레이션을 했을 것이다.

 

다시 전자상거래 분야다.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11번가가 아마존이라는 초대형 파트너와 손을 잡은 것도 다른 이들이 상상하지 못한 전략이다. 11번가의 시장점유율은 6%(2020년, 출처=교보증권)에 불과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물론 단기 전략보다는 중장기 전략에 더 집중해야 한다. 불리한 조건을 뛰어넘는 과감한 전략이 필요할 때다.

 

이는 비단 11번가 회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다른 회사도 마찬가지다. 결국 창조적인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매출과 이익, 시장 점유율 목표는 그 다음의 이야기다. 시장 점유율이 거의 ‘제로’에 가까웠던 유비에게 제갈량은 ‘천하삼분지계’를 제시했다.

 

당시 유비의 나이는 이미 마흔 후반이었다.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고 있었지만, 제갈량과의 만남으로 한없이 떨어졌던 자존감을 회복하면서, 천하통일의 꿈을 꾸게되었다. 그로부터 불과 14년 후 유비는 ‘촉’나라의 초대 황제가 되었다.

 

[프로필] 나단 작가

•전 대기업 반도체 부서 마케팅 관리자

•성균관대학교, EMBA 석사 졸업

•고려대학교, 전기공학과 졸업

•저서 《적벽대전 이길 수밖에 없는 제갈량의 전략기획서》 출간, 교보문고 북모닝 CEO 도서 선정,

《공부의 품격》, 《가장 위대한 메신저》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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