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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전문가 칼럼]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조세금융신문=나단(Nathan) 작가) 

 

子曰; “見賢思齊焉, 見不賢而內自省也.”

자왈; “견현사제언, 견불현이내자성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덕망이 높은 사람을 만나면 같아지기를 생각하고, 그렇지 못한 자를 만나면 마음속으로 그와 같지 않은지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_이인里仁 4.17

 

공자가 학문을 시작할 때는 공자학당과 같은 학교가 없었습니다. 주변의 스승을 찾거나 독학을 했습니다. 몸으로 직접 부딪히면서 공부를 했기 때문에 점차 ‘X과 된장’을 구분하기 시작했습니다. 된장을 만나면 그를 본받으면 되고, X를 만나면 피하면 되었습니다. 하지만 공자는 단지 피하기만 하지 않았습니다. X를 만나면 본인도 잘못이 있는지 돌아봤습니다.

 

그의 이러한 가르침은 술이편(7.21)에도 나옵니다.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유명한 “삼인행, 필유아사언”이라는 내용입니다. 즉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그 뒤에 중요한 내용이 나옵니다. “그 중에서 선善한 것을 선택해서 따르고, 선善하지 않은 것은 참고해서 고친다”입니다. 여기에서 앞문장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뒤의 내용입니다. ‘선한 것’을 찾아서 따르는 것은 당연하나 ‘선하지 않은 것’은 참고해서 고친다는 것이죠.

 

우리가 살면서 본받을 만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만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면 좋겠지만 어렸을 적 우리의 인간관계는 수동적입니다. 가족과 학교를 쳇바퀴 돌 듯이 다니기 때문에 제한적인 인간관계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학교 선생님은 우리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인생이 바뀐 사람들도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오는 키팅 선생님과 같이 학생들의 창의력과 예술성을 살려주는 분을 만나기는 정말 힘듭니다. 만약 내 인생에서 키팅 선생님과 유사한 분을 만났다면 복 받은 것입니다. 물론 요새 선생님들은 예전의 권위적인 교육 방식보다는 보다 창조적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입시교육’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변화에도 어려움이 있겠죠.

 

사람과의 만남과 나의 처신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의는 “운이 칠 할이고 재주나 노력이 삼 할이라는 뜻으로, 사람의 일은 재주나 노력보다 운에 달려 있음을 이르는 말”입니다.

 

보통 회사원들이 많이 사용하는데, 회사에서 성공하려면 결국 운이 70%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운’이라는 것이 외부적인 요인도 있지만, 자신이 불러와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의 노력 30%를 더해서 운을 불러오는 것입니다. 만약 평소에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고, 좋은 평판을 얻지 못하면, 들어올 복(福)도 걷어찰 수 있습니다.

 

‘운칠기삼’을 뜬금없이 이야기하는 이유는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어릴 적이나 젊었을 때는 주로 인간관계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좋은 부모님이나 선생님, 학우를 만나면 운이 좋은 것이고, 아니면 그것도 나의 운명인 것입니다.

 

하지만 직장 생활을 하거나 사업을 하면 다릅니다. 회사를 선택하는 것은 나의 결정이고, 어떤 사업을 하는 지도 나의 결단에 의해서입니다.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을 만나는 것도 나의 ‘안목’에 따라서입니다.

물론 직장 상사를 만나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선택 사항이 아닐 수 있습니다. 정말 운이 좋아서 좋은 상사를 만나면 복이고, 그렇지 않다면 이 또한 운명입니다.

 

중심을 잡고, 내가 따르는 길道을 가면 점차 나쁜 사람(겉으로 쉽게 티가 나지 않지만)보다는 선한 사람들과 더 어울리게 됩니다. ‘끌어당김’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내가 이익을 탐하거나 이기적인 마음을 버리고, ‘인仁’으로서 다른 사람들을 진심으로 대하면 더 좋은 사람들이 모이게 마련입니다.

 

만약 안 좋은 사람과 함께 한다면 두 가지 선택이 있습니다. 떠나거나 버텨야 합니다. 먼저 떠나는 경우입니다. 그 사람이 바뀌지 않는다면 떠나야 합니다. 처음에는 녹록지 않습니다. 이 사람이 나쁜 것인지 내가 잘못된 것인지 구분이 안 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다양한 인간경험을 통해서 누가 문제가 있는지 알게 됩니다.

 

버텨야 한다면 배울 점은 배워야 합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견불현이내자성야(見不賢而內自省) 즉, ‘인(仁)’하지 못한 자를 만나면 마음속으로 그와 같지 않은지 스스로 반성해야 합니다. 또한 “선善하지 않은 것은 참고해서 고친다”라는 말이 있었듯이 나를 돌아보고 반성하고 고치면 됩니다. 나쁜 사람에게도 그 사람만의 가치가 있기 마련입니다. 물론 눈곱만큼도 배울 것이 없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도처에 있는 스승의 존재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란 없습니다. 존경할 만한 사람을 만나기는 힘듭니다. 심지어 전 세계에서 존경받는 사람들도 결점이 있습니다.

 

애플의 CEO 팀 쿡은 워커홀릭으로 회의 때 다들 긴장하게 만드는 깐깐한 사람입니다. 엑셀 파일을 띄워놓고 잘못된 숫자가 있는지 세세하게 따질 정도입니다. 전기 자동차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2018년 8월 테슬라의 상장폐지를 언급했다가 시장을 경악하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미국 증권 거래소에서 소송을 걸어서 막대한 벌금을 내야했습니다. 그는 지금도 가끔씩 자신이 인수한 SNS 회사인 ‘X’(이전의 트위터)에서 ‘사고성’ 발언을 해서 직원들을 늘 긴장시킵니다. 사고는 윗사람이 쳐도 뒤처리는 직원들이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세계 제 1위 부자를 경쟁하는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경쟁사들을 잔인할 정도로 짓밟으면서 유명세와 악명을 동시에 떨칩니다.

 

하지만 이들에게서 배울 점도 많습니다. 팀 쿡은 일을 신성하게 받드는 경건한 정신을 가르쳤고, 일론 머스크는 불가능에 도전하는 의지와 리더십을 설파했습니다. 제프 베조스는 고객 우선의 철학으로 많은 사람들이 쉽게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훌륭한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공자는 주변에서 늘 배울 거리를 찾았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다방면의 재주를 갖고, 학문의 깊이를 더 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 날 자공은 위나라 대부 공손조로부터 “공자의 학문은 어디서부터 온 것이오?”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희 스승께서는 배우지 않은 곳이 없으며, 어찌 일반적으로 정해놓은 스승이 있겠습니까?” - 자장(19.22)

 

공자에게는 모두가 스승이었습니다. 좋은 사람도, 나쁜 사람도, 나이든 사람도, 젊은 사람도 스승이었습니다.

 

[프로필] 조형권(나단) 작가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논어를 읽다》 출간, 교보문고 MD의 선택

•《적벽대전 이길 수밖에 없는 제갈량의 전략기획서》 출간, 교보문고 북모닝 CEO도서 선정

•《공부의 품격》 출간

•(현)SK그룹 내 마케팅 임원

•성균관대학교, EMBA 석사 졸업

•고려대학교, 전기공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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