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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문가칼럼] 우리는 왜《논어》를 읽어야 하는가?

 

(조세금융신문=나단(Nathan) 작가) 빛과 같이 빠르게 변하고, 돈과 명예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타인의 시선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기술과 과학의 발전은 인류에게 안녕과 행복을 안겨줬지만 동시에 보이지 않는 줄로 우리의 삶을 옥죄고 있습니다.

 

행복과 불행이 결국 ‘외부’의 시선이 아니라 ‘내면’에서 오는 것이라고 깨닫고 있지만 막상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면서 삽니다. 그러다가 삶의 변곡점을 지나면서 비로소 느낍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나만의 길, 즉 도(道)를 찾는다는 것을 말이지요.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오랜 직장생활을 거치며 수없이 많은 경쟁을 경험했습니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겪으면서 ‘입신양명(立身揚名)’의 길이 바른 길, 즉 정도(正道)라고 여겼습니다. 예전에 상사도 “이 세상에 태어났다면 입신양명을 목표로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이야기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것이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성공’에 대한 욕구는 여전히 있지만, 보다 큰 관점에서 인생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하면서 의미를 찾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수많은 고민과 번뇌를 겪으면서 삶을 다시 한번 돌아봤습니다.

 

유명한 경제학자 피터 드러커가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 것처럼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이 단순히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것처럼 이 세상에 태어나서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할지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야 합니다.

 

결국 인생이라는 것은 질문하고 답을 찾는 과정의 연속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질문은 수천 년 동안 수많은 학자들이 던진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고전을 읽으면서 우리는 과거의 지혜를 현대로 가져와서 재해석하고는 합니다.

 

《논어》는 공자와 제자 간에 대화를 담고 있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를 논합니다. 이 책만 반복해서 읽어도 자아에 대한 성찰, 인간관계나 사회생활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누구든지 깨달음을 얻고, 변화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단, 한 문장이라도 가슴에 새기고 실천한다면요. 마치 자공이 군자의 자질에 대해서 여쭸을 때, 공자께서 ‘실천’을 강조한 것처럼 말이죠.

 

“우선 실행하고 그 말이 이후에 따르게 하라”

子貢問君子, 子曰; 先行其言而後從之

자공문군자, 자왈 선행기언이후종지_ 위정爲政 2.13

 

《논어》는 전부 20편, 482절, 600여 문장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각 편의 제목(학이學而, 위정爲政 등)은 하나의 편이 시작될 때의 문장 첫 글자를 따왔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각 편마다 주(主)를 이루는 내용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학이는 ‘배움의 도’를, 위정은 ‘국가를 다스리는 도리와 방법’을 주로 다룹니다. 이 외에도 공자의 언행, 습관, 태도 등 그의 삶의 모습도 엿볼 수 있는 것이《논어》의 매력입니다.

 

공자의 인생은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공자는 완벽한 인간이 아닙니다. 오히려 일반적인 기준으로는 ‘실패’한 인생입니다. 학자로서 역사에 남을 큰 업적을 남겼지만, 정치가로서는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공자는 어릴 적 아버지를 여의고, 힘들게 성장했습니다. 생계를 위해서 몸으로 쓰는 일은 거의 다 해봤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희망조차 보이지 않는 인생에서 출세의 꿈을 꿨습니다. 마침내 15세에 학문에 뜻을 세웠고(지학志學), 20대에 벼슬자리에 올랐습니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 위로 올라가면서, 관리로서 실력을 인정받았습니다. 하지만 30대초에 나라에 변란이 일어났습니다. 노나라 왕 소공(昭公, 재위 기원전 541년 ~ 510년)이 제나라로 피신했고, 그도 함께 했습니다.

 

제나라의 경공(景公, 재위 기원전 548년 ~ 490년)은 공자의 이상정치 설파에 감명을 받아서, 그를 정치 고문으로 앉히려고 했으나 재상 안영의 반대로 무산되었습니다. 그때부터 공자의 인생은 조금씩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고국인 노나라는 여전히 어지러웠습니다. 세도가들이 등용하려 했으나 거절했습니다. 30대 후반에 다시 귀국하여 제자 양성에 힘썼습니다.

 

50대에 나라가 안정되고 다시 벼슬자리에 올라서 승승장구했습니다. 대사구(오늘날의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어서 도덕정치를 펼칠 꿈을 마침내 이루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제나라에서 노나라 왕, 정공(定公, 재위 기원전 509년 ~ 495년)을 미녀로 유혹하여 정치를 소홀하게 했습니다. 결국 그의 꿈은 일장춘몽(一場春夢)이 되었습니다.

 

50대 중반의 늦은 나이에 공자는 고국을 떠났습니다. 수십 명의 제자들과 유세하고 다니면서 자신의 이상을 펼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뜻을 받아들이는 위정자는 없었습니다. 결국 14년간의 유랑을 끝내고, 68세의 나이에 다시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제 정치와는 인연을 끊고, 교육과 편찬에 전념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그의 뜻을 이어받은 수많은 제자들이 그의 사상을 집대성(集大成)해서 책을 내고, 이를 전파했습니다. 사후(死後)에는 성인으로 추앙받았습니다.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그 공자의 모습으로 말입니다.

 

인(仁)과 예(禮)에 기반한 사랑

 

《논어》를 읽으면 ‘인간 공자’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제자들에게 엄하면서, 자상한 모습도 보이고, 때로는 자신의 잘못도 솔직히 인정합니다.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제자를 받아들였고, 교육비도 아주 저렴했습니다. 누구에게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단, 가르침을 받고자 하는 노력과 열정이 있는 제자에 한해서입니다.

 

말년에 제자의 숫자는 무려 3천여 명에 이르렀습니다. 그중에서 뛰어난 열 명의 제자를 공문십철(孔門十哲)이라고 했습니다. 육예(六藝)에 통달한 제자도 무려 70여명에 이르렀습니다. 이들을 칠십자(七十子)라고 합니다.

 

그가 평생 염원했던 인(仁)과 예(禮)에 기반한 도덕정치는 바로 ‘사랑’입니다. 임금이 신하와 백성을 사랑하고, 신하와 백성도 임금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쓸데없는 전쟁, 무거운 세금 등은 자연스럽게 없어지고, 다들 ‘요순시대(堯舜時代)’의 태평성대를 외칠 것입니다.

 

인과 예는 결국 나를 사랑하고, 상대방을 사랑하는 행위입니다. 이것을 깨달을 때, 나뿐만 아니라 주변의 사람들도 마음의 평화를 찾게 됩니다. 《논어》를 읽으면서 평생 어떠한 ‘인(仁)’의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할지 화두를 갖게 되었습니다. 사람마다 인의 기준이 다르듯이 나도 나만의 ‘인’을 찾아서 매일 정진하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결국 불완전 인간입니다. 누구도 이러한 한계를 벗어나기 힘듭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란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자신을 돌아보면서 성찰하고, 인과 예의 정신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사람의 인생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덕불고필유린(德不孤必有隣)”, 즉 “덕이 있는 자는 외롭지 않습니다”(이인里仁 4.25). 이 시대에《논어》의 정신이 더 필요한 이유입니다.

 

[프로필] 나단 작가

•저서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논어를 읽다》 출간, 교보문고 MD의 선택

•저서 《적벽대전 이길 수밖에 없는 제갈량의 전략기획서》 출간, 교보문고 북모닝 CEO 도서 선정 ·저서 《공부의 품격》 출간

•대기업 반도체 부서 마케팅 관리자

•성균관대학교, EMBA 석사 졸업

•고려대학교, 전기공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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