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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전문가 칼럼] 자기를 극복하고 예(禮)로 돌아가면 인(仁)이 된다

 

(조세금융신문=나단(Nathan) 작가) 

 

顔淵問仁 子曰; “克己復禮爲仁, 一日克己復禮 天下歸仁焉.”

안연문인 자왈; “극기복례위인, 일일극기복례 천하귀인언.”

 

안연이 인仁에 관해 여쭈어보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자기를 극복하고 예禮로 돌아가면 인仁이 된다.

하루라도 자신을 극복하여 예禮로 돌아가면 천하가 인仁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_안연 顏淵 12.1

 

어느 날 공자의 수제자 안연이 ‘인仁’에 대해서 질문했습니다.

“스승님, 인이란 무엇인가요?”

 

공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자신을 극복하고 예로 돌아가면 인이 된다. 하루라도 나를 극복하고 예로 돌아간다면 온 천하가 인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여기에서 그 유명한 ‘극기복례’가 등장합니다. 극기복례(克己復禮)를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이길 극(克), 자기 기(己), 돌아올 복(復), 예도 예(禮)로서 자신을 이기면 예로 돌아온다는 뜻입니다. 조금 더 풀어서 설명하면, “매일매일 생겨나는 나의 지나친 욕심을 극복하고 예의법도에 맞춰서 따르라”는 의미입니다. 그렇게만 한다면 온 천하가 인의 정신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가 담겨있습니다.

 

인의 정신은 곧 사랑입니다. 임금과 신하, 백성이 인의 정신을 갖는다면 임금은 신하와 백성을 배려하고, 신하와 백성은 임금을 믿고 따르는 태평성대의 나라가 될 것입니다.

 

욕심과 욕구의 차이

 

그렇다면 내가 극복하려는 욕심은 무엇인가요? 욕심은 ‘분수에 넘치는 것을 탐한다’는 의미입니다. 내 것만 잘 챙기려는 이기심, 헛된 지위와 명예를 추구하는 허영심, 과도하게 부를 탐하는 탐욕 등이 대표적입니다.

 

사실 이러한 ‘욕심’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에서 나옵니다. 우리가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는 것은 잘 살고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욕구는 ‘건전한 바람’이고 욕심과는 다릅니다. 내가 의사, 변호사, 연예인, 유튜버, 작가, 요리사, 연구원, 공무원 등이 되고 싶은 것은 나의 목표이면서 마음속 깊은 곳의 욕구의 발현입니다.

 

‘건전한 욕구’는 나의 ‘가치관’에서 발휘됩니다. 내가 누군가를 돕고 힘이 되고 싶어서 의사, 변호사, 공무원 등이 되거나 우리나라의 과학 발전에 기여하고 후세 사람들에게 좀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어서 연구원, 과학자가 되는 것이 좋은 예입니다. 나의 메시지를 통해서 사람들이 힘을 얻게 만드는 예술가가 되는 것도 이와 같습니다.

 

헛된 욕심은 다릅니다. 단지 돈을 벌고, 유명해지고 싶어서입니다. 남들에게 큰소리치고 권력을 누리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렇게 오직 욕심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은 ‘예禮’에 대한 개념도 별로 없습니다. 내가 이룬 것을 마음껏 누리고 과시하는 것을 당연시하게 생각합니다.

 

“내 노력으로 이룬 부와 명예인데, 누가 뭐라고 그래?”

 

이렇게 큰 소리 치는 사람도 있습니다. 자기보다 못하다고 무릎을 꿇리는 사람, 화가 난다고 면전에 물건을 던지는 사람, 갑의 위치에서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하는 사람 등 아주 다양하고 천태만상(千態萬象)입니다.

 

상대방에게 ‘예’를 갖추지 못하는 것은 결국 나의 ‘욕심’에 본인이 무릎을 꿇었기 때문입니다.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는 악마에게도 영혼을 팔 기세입니다. 이러한 ‘욕심’이 무서운 이유는 ‘참된 나’를 잃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공자 사후 100년 뒤에 출현한 ‘아성’ 맹자는 “사람들은 닭과 개를 잃으면 찾으려고 하나 자신의 마음을 잃으면 찾는 법을 모른다”고 한탄했을 정도입니다. 맹자가 주장한 ‘성선설’을 무색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나마 죽기 전에 그것을 깨달으면 다행입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죽음 앞에서도 그 욕심을 내려놓지 못합니다. 자손들에게 부질없는 욕심을 유산으로 물려줍니다. 욕심과 욕망은 블랙홀과 같습니다. 끊임없이 빨아들이고 끝이 없습니다. 내가 죽을 때까지 하나라도 더 움켜쥐려고 합니다. 죽으면 아무것도 없는 ‘무無’의 경지에 달한다는 사실을 곧잘 잊고는 합니다.

 

극기복례를 실천하는 방법

 

스승 공자와 제자 안연의 대화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스승이 전한 ‘극기복례’의 개념을 보다 자세하게 설명을 듣고 실천하기 위해서 안연은 또 다시 질문을 이어갔습니다.

 

“스승님, (극기복례를 하는 방법에 대해서) 보다 상세하게 설명해 주십시오.”

“예禮가 아니면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고, 실행하지 말라.”

 

그러자 안연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제가 비록 영민하지는 못하지만, 스승님의 말씀을 잘 받들겠습니다.”

“예禮가 아니면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고, 실행하지 말라”는 것은 한자로 비례물시(非禮勿視), 비례물청(非禮勿聽), 비례물언(非禮勿言), 비례물동(非禮勿動)이라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비(非)는 ‘아니다’, 물(勿)은 ‘말아라’라는 뜻입니다.

 

공자는 ‘인’의 개념에 대해서 다양한 제자들에게 맞춤형 솔루션(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 안연에게 지침을 준 부분은 상당히 난해하면서 쉽지 않은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서 공자의 또 다른 수제자이면서 당대에 뛰어난 외교가이고 상업가인 자공에게는 평생 지켜야할 인의 자세로 다음을 요구했습니다.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 즉,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을 남에게 강요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안연에게 요구한 ‘극기복례’의 자세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은 편입니다.

 

예가 아니면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실행하지도 말라는 ‘극기복례’라는 가장 어려우면서 핵심적인 ‘인’의 정신을 수제자 안연에게 이야기한 것은 그가 이것을 소화할 만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네 보통사람들에게도 쉽지 않은 실천사항이지만, 단 하루(一日)라도 나의 욕심을 이겨내고 예를 갖춘다면 어떨까요? 공자가 바란 세상은 결국 많은 사람들이 ‘극기’와 ‘복례’를 하면서 상대방을 배려하고 인정하고 사랑하는 것이었습니다. 과연 지금 이 세상은 어떤지 돌아보게 됩니다.

 

나는 지금 ‘극기’, ‘복례’를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말입니다. 내 주변의 사람, 유명인들은 어떠한가요? 왠지 모르게 부끄럽게 만드는 송곳 같은 말입니다.

 

 

[프로필] 조형권(나단) 작가

•《치밀한 리더의 한 수》,《죽음 앞에 섰을 때 어떤 삶이었다고 말하겠습니까?》 출간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논어를 읽다》 출간, 교보문고 MD의 선택

•《적벽대전 이길 수밖에 없는 제갈량의 전략기획서》 ,《공부의 품격》 출간

•(현)SK그룹 내 마케팅 임원

•성균관대학교, EMBA 석사, 고려대학교 전기공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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