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19 (월)

  • 구름많음동두천 17.6℃
기상청 제공

美, 각국 '무역장벽'에 "주권적 권리" 이례적 언급…美업계 반발

USTR 올해 보고서, 외국 무역장벽 지적 축소…美도 보호무역강화 조짐?
美상공회의소 "외국이 무역장벽 높이는 데 그린라이트 줄 위험" 비판
한국의 외국사업자 망사용료 법안들에 "反경쟁적" 재거론

 

(조세금융신문=최주현 기자) 미국 정부기구인 무역대표부(USTR)가 한국 국회에 계류중인 망 사용료 관련 법안들에 대해 "반(反)경쟁적"이라며 재차 문제를 제기했다고 외신이 타전했다.

 

31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따르면 USTR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공개한 '2024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의 한국 관련 페이지에서 "2021년부터 외국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한국의 인터넷서비스 공급자(ISP)에게 망 사용료를 내도록 하는 법안이 다수 발의됐다"고 밝혔다.

 

USTR은 이어 "일부 한국 ISP는 그 자체가 콘텐츠 제공업체이기에 미국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지불하는 망 사용료는 한국의 경쟁자에게 이익을 줄 수 있다"며 "더욱이 이러한 조치는 한국의 콘텐츠 산업을 해치면서 한국의 3대 ISP 사업자들(KT·SK브로드밴드·LG U+)의 독과점 체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점에서 반경쟁적일 수 있다"고 썼다.

 

USTR은 또 "미국은 2023년 내내 여러 계기에 한국에 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부연했다.

 

망 사용료는 넷플릭스와 같은 콘텐츠 사업자(CP)가 ISP의 망을 이용해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내는 대가를 말한다.

 

CP 가입자들이 넷플릭스 등을 보기 위해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만큼 외국 CP들도 대가를 내야 한다는 것이 ISP의 입장이지만 일부 외국 CP가 반발하면서 소송전으로까지 비화하기도 했다.

 

 

국회에서도 이런 망 사용료 문제와 관련한 법안이 다수 발의됐지만 아직 처리되지 않고 있다.

 

USTR은 작년과 재작년 무역장벽보고서에도 한국 내 망 사용료 입법에 대해 이와 유사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또한 USTR은 "몇몇 미국의 시장 접근 요구가 여전히 한국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축산검역본부와의 협의 대상으로 남아있다"며 미국산 블루베리를 위한 시장 접근 확대, 체리 수입 프로그램 개선, 사과와 배, 텍사스 자몽, 캘리포니아 핵과 등의 시장 접근 개선을 현안으로 거론했다.

 

그러면서 USTR은 "미국은 한국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이들 제품의 허가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올해 미국 무역장벽보고서는 작년에 비해 양 측면에서 18%(작년 466페이지→올해 394페이지) 줄었다. 한국 관련 내용도 작년 8페이지였다가 올해 6페이지로 축소됐다.

 

양이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각국 무역장벽 조치의 국제법적 근거를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을 담는 동시에, 무역 장벽에 대한 지적도 줄였다고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이 지적했다.

 

실제로 캐서린 타이 USTR 대표는 올해 무역장벽보고서 서문에 "각 무역 파트너는 적법한 공공 목적을 증진하기 위한 수단들을 채택할 주권적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내용을 넣었는데, 작년 보고서엔 없었던 것이다.

 

이런 변화에 대해 외국의 무역장벽 제거에 USTR이 더 큰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미국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성명에서 "외국 정부가 대미 무역 장벽을 높일 수 있게끔 그린라이트(허용 신호)를 줄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또 미국 컴퓨터·통신 산업협회도 성명을 통해 "과거 USTR은 유럽의 디지털 시장법과 AI(인공지능)법,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데이터 현지화 요구 등 규제를 무역 장벽으로 지목했으나 올해 USTR은 이러한 장벽을 문제시하지 않거나 작년보다 지적 사항을 크게 줄였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2017∼2021년)에 이어 현 바이든 행정부도 미국의 과거 자유무역 지상주의에서 크게 후퇴한 채,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보호무역으로의 회귀 행보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의 무역장벽에 대한 공격의 예봉도 무뎌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제프리 숏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 시니어 펠로우는 지난달 18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통상포럼에서 "누가 미 대선에서 이기느냐와 관계없이 보호주의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네티즌 의견 0

스팸방지
0/300자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 칼럼] 젊기도 설워라커늘 짐을 조차 지라고 해서야
(조세금융신문=손영남 편집국 부국장) 식당이나 술집 계산대 앞에서 옥신각신하는 모습은 우리에겐 일상과도 같다. 서로 내겠다며 다툼 아닌 다툼을 벌이는 모습이야말로 그간의 한국 사회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모습이었달까. 주머니의 가벼움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그런 대범함(?)은 그만큼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깔려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앞으론 그런 훈훈한 광경을 보지 못하게 될 확률이 높다. 요즘의 젊은 친구들, 그러니까 소위 MZ세대라고 불리는 층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기 때문이다. 자기가 먹지도 않은 것까지 계산해야 한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는 이들이 MZ세대다. 누구보다 실리에 민감한 세대인 탓이다. 그들을 비난할 의도는 전혀 없다. 오히려 그게 더 합리적인 일인 까닭이다. 자기가 먹은 건 자기가 낸다는 데 누가 뭐랄까. 근데 그게 아니라면 어떨까. 바꿔 생각해보자. 다른 사람이 먹은 것까지 자기가 내야 한다면 그 상황을 쉬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더구나 그게 자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작금의 연금 개혁안을 두고 MZ세대들이 불만을 토하고 있는 현 상황이 딱 그 꼴이다. 어렵게 번 돈을 노후를 위해 미리 쟁여둔다는 것이 연금의 기본 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