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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규제 확 풀린 서울 오피스텔…활성화에 재시동 걸릴까

 

(조세금융신문=장경철 부동산1번가 이사) 서울 오피스텔 시장의 ‘공급 가뭄’이 심화되면서 오피스텔의 연이은 규제 완화 소식에 시장 회복에 대한 관련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에서 분양한 오피스텔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와 2023년 1분기에는 각각 710실, 544실이 공급됐지만, 올해 1분기에는 단 1실도 없었다. 실제 서울 오피스텔 공급 물량은 6년 연속으로 줄고 있는데 2018년 2만 451실로 2만 가구를 웃돈 뒤 2019년 1만 7686실, 2020년 1만 4676실로 줄었다.

 

2021년에는 9345실로 1만실 아래로 떨어졌고, 2022년에는 3502실, 2023년엔 1621실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에도 1411실 공급에 그치면서 6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서울 오피스텔 공급 물량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침체되면서 건설사들이 자금난을 겪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울시 오피스텔 발코니 창호 설치 제한 폐지에 침체된 시장 살아날까

 

서울시가 오피스텔 발코니 창호 설치 제한을 없애기로 했다. 앞서 정부가 지난해 오피스텔 바닥난방 규제를 폐지한 데 이어 관련 규제가 대폭 완화되는 것이다.

 

주택 공급 부족 우려가 지속되는 만큼 관련 규제를 풀어 공급을 확대하겠단 복안인데 전세사기 여파로 비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시들해진 상황이라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속도감 있게 추진 중인 부동산 관련 규제 철폐 작업의 일환으로 오피스텔 발코니 설치 기준을 즉시 폐지하기로 했다.

 

건축법상 업무시설로 분류되는 오피스텔은 그간 발코니 설치가 제한된 바 있다.

 

지난해 2월 국토교통부가 ‘오피스텔 건축기준’을 개정해 발코니 설치를 전면 허용한 데 이어 같은 해 5월 서울시는 발코니 유효 폭을 0.8m 이상으로 계획하도록 하고 발코니 외측 창호 설치를 제한하는 설치 기준을 마련한 바 있다.

 

규제 문턱을 낮췄음에도 설계 유연성을 제한하고 공간 배분의 비효율성을 야기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시는 관련 규제를 아예 없애버린 것이다.

 

이번 조치로 오피스텔 발코니 외측 창호 설치가 가능해지는 것은 물론, 발코니 설치 허용 범위(지상 3~20층)도 완화된다. 발코니 유효폭 기준도 사라졌다. 다만 아파트 발코니와 달리 확장 등 구조변경은 불가하고 발코니 본연의 목적으로만 설치해야 한다는 규정을 달았다.

 

지난해 말 국토부는 오피스텔의 바닥 난방 면적 제한을 폐지했다. 종전에는 오피스텔은 전용 120㎡를 초과하면 바닥난방 설치가 불가능했으나 지난해 말 개정 건축기준 고시 이후 건축허가를 받은 오피스텔부터는 가능해졌다.

 

서울시는 이번 조치로 오피스텔 공급을 앞당기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민간의 오피스텔 건축계획 시 자율성이 확대되는 만큼 자유롭고 다양한 평면 설계가 가능해질 거란 구상이다. 민간의 다양한 발코니 계획을 유도해 소규모 주거용 오피스텔 공급도 확대한다는 목표다.

 

현재 오피스텔 시장은 전세사기 여파가 지속되면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세의 월세화가 지속되면서 월세 상승으로 일부 수익률이 개선되는 모습이지만 임차 수요의 비아파트 기피가 짙어 투자 수요의 관심이 완전히 살아나지 않은 상태다.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올 1월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2577건으로 한 달 전보다 36.7% 줄었으며 거래금액은 5549억원으로 같은 기준 41.4% 축소됐다. 다만 소형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투자수요가 제한적으로 회복되면서 1년 전 대비 거래량은 20.8%, 거래금액은 40.6%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민간 오피스텔 공급이 활발해지려면 투자수요를 끌어당길 만한 유인책이 더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매수 심리가 쪼그라든 상태에서 공급 여건을 개선시키는 것만으론 실효성을 거두기 힘들다는 평가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발코니 규제 완화로 사업성이 일부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나면서 위축됐던 서울 오피스텔 공급이 회복 기조에 들어갈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서울 오피스텔 발코니 관련 규제 완화는 분양을 앞둔 건설사업자들에게는 단비같은 소식으로 보이며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는 발코니 유무에 따라 거주자들이 공간의 차이를 느끼기 때문에 가격도 달라진다.

 

향후 몇 년 간 서울에서는 아파트 공급 예정 물량도 많지 않은 데다 1~2인 가구도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그동안 가라앉아 있던 서울 오피스텔 시장은 중소형 면적을 중심으로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는 무풍지대

 

서울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용산구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묶이면서 오피스텔 등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토허구역 내에서도 규제 제외 대상인 비(非)아파트가 반사이익을 얻는 모습이다. 사실상 ‘무풍지대(無風地帶)’가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온다. 토허구역 재지정으로 일대 아파트들의 ‘갭 투자’가 묶이면서 수익형 부동산의 성격이 강한 비아파트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토허구역 지역 내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구매하는 이른바 ‘갭 투자’가 불가능해지면서 전‧월세로 부동산 시장에 나와 있던 매물이 실거주용으로 전환되는 사례 역시 늘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 전‧월세로 임차인이 입주해 있는 아파트의 경우, 계약 만료 직전이 아니면 주택거래 허가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규제지역의 전세가격 상승도 예상되는데 토허구역으로 지정이 된 지역은 2년 실거주 의무 조건이 따르기 때문에, ‘전세매물 품귀현상’으로 전셋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실제 비아파트가 수혜를 보고 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 위치한 시그니엘 레지던스도 이번 규제의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오피스텔로 분류돼 이번 토허제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이 레지던스의 최근 거래 가격은 전용 200㎡ 기준 84억원에 달한다. 이에 업계에서는 최근 정부와 서울시가 강남3구와 용산구의 모든 아파트 단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한 여파로 수익형 부동산의 비아파트, 특히 오피스텔로 투자자들의 수요가 옮겨갈 것이란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연 2%대로 낮아진 기준금리 여파로 월세로 수익을 얻고자 하는 투자자들 역시 늘어나면서 매력적인 투자처이자 합리적인 주거대안으로 서울 오피스텔이 각광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로필]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
•(현)중앙일보 조인스랜드 부동산 칼럼리스트
•(전)네이버 부동산 상담위원
•(전)아시아경제 부동산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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