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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 유통 · 의료

[단독] “판매자는 봉인가”…G마켓이 쏘고 쿠팡이 키운 반값 할인 전쟁

G마켓 ‘반값 폭탄’에 쿠팡 '최저가 매칭' 맞불…납품업체만 피눈물

 

(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최근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전례 없는 ‘가격 도미노’ 현상이 벌어졌다. 신세계그룹 계열 오픈마켓 G마켓(지마켓)이 사전 예고 없이 네이버 쇼핑과 연계된 할인율을 최대 50%까지 급격히 올리자, 경쟁업체 쿠팡이 자동 가격 조정 시스템으로 즉각 대응하면서 연쇄적인 초저가 경쟁이 촉발된 것이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반값에 가까운 할인 혜택을 누렸지만, 정작 상품을 판매하거나 납품하는 업체들은 손쓸 틈도 없이 커다란 피해를 떠안아야 했다.

 

◆ G마켓의 ‘예고 없는 초저가 할인’…판매자 피해 속출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마켓은 지난 4일 네이버 쇼핑 검색을 통해 자사에 유입된 고객에게 제공하는 할인 쿠폰의 할인율을 기존 5~15% 수준에서 단번에 최대 50%까지 높였다.

 

그동안 G마켓은 네이버 쇼핑을 통해 접속한 고객에게 추가 할인을 제공하는 마케팅을 꾸준히 펼쳐왔다. 예컨대 원래 1만 원에 판매하던 상품이 네이버를 거쳐 접속하면 9천 원으로 표시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번엔 할인 폭이 갑자기 두 배 이상 늘어나, 1만 원짜리 상품이 네이버를 통해 단숨에 5천 원으로 떨어지는 사태가 벌어졌다. 가장 큰 문제는 이 할인율을 높일 때, 판매자들과 사전 협의나 안내조차 없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할인 비용은 G마켓이 80%, 판매자가 20%를 부담하는 구조지만, 워낙 할인 폭이 커 일부 판매자들은 원가 이하로 제품을 팔게 됐다. 대기업인 CJ제일제당, 오리온, 농심, 크라운제과, 팔도, 롯데웰푸드, 해태제과뿐 아니라 다양한 중소기업들도 큰 타격을 입었으며, 특히 라면·즉석밥·스낵류 등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식품에 피해가 집중됐다.

 

한 판매자는 “4일 오후에 판매 내역을 확인하니 가격이 반값 수준으로 떨어져 깜짝 놀랐다”며 “급히 G마켓 측에 항의했지만, 이미 다량의 주문이 들어온 뒤여서 되돌릴 방법이 없었다”고 호소했다.

 

결국 판매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은 G마켓은 할인율을 반나절 만에 원래 수준으로 복구했지만, 이미 접수된 주문에 대한 별도의 보상책은 내놓지 않았다.

 

 

◆ 쿠팡의 ‘최저가 매칭(Dynamic Pricing)' 가세…납품업체 피해 커졌다

 

사태가 더욱 악화된 원인은 쿠팡의 자동 최저가 매칭 시스템(Dynamic Pricing) 때문이었다. 쿠팡은 경쟁사 가격 변화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자사 판매 가격을 즉각 조정하는 알고리즘을 사용 중이다.

 

즉, G마켓이 네이버 연동 할인으로 1만 원짜리 상품을 갑자기 7천 원에 팔기 시작하면, 쿠팡도 즉시 7천 원으로 가격을 낮추는 방식이다. 쿠팡이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로켓배송' 상품에 이 같은 자동 인하가 적용돼, 쿠팡 역시 원가와 같거나 심지어 원가 이하로 판매하는 상황에 부딪쳤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쿠팡이 처리하는 방식이 또 다른 논란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쿠팡은 가격 경쟁으로 적자가 발생하면 추후에 납품업체들에게 광고비 증액 등을 요구하며 사실상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결국 G마켓의 예고 없는 할인 정책이 쿠팡을 경유하면서, 판매자와 납품업체들은 예상치 못 한 막대한 손해를 입는 구조적 모순이 드러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G마켓보다 쿠팡이 초래한 피해가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피해 규모 역시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일부 식품 대기업은 단 하루 만에 쿠팡에 보전해야 할 금액이 수천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판매자는 "우리와 아무런 협의 없이 진행된 G마켓의 할인 때문에 쿠팡까지 가격을 낮추며, 그 피해가 모두 우리에게 돌아왔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번 사건은 온라인 쇼핑 플랫폼 간의 과도한 가격 경쟁 구조가 판매자와 납품업체에게 막대한 부담을 떠넘기는 현실을 명확히 드러냈다는 평가다. 소비자에게 환영받는 가격 인하의 이면에는 이러한 왜곡된 구조가 숨겨져 있다는 지적이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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