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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먹 리뷰] 서머너즈 워 러쉬, 11년 IP의 무게를 버티기엔 가볍다

쉽게 즐기긴 좋다, 하지만 오래 남긴 어려워
깔끔한 시스템에 착한 BM, 아쉬운 IP의 깊이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컴투스의 대표작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는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2억 건을 자랑하는 ‘장수 히트작’이다. 그런 게임의 IP를 활용해 새롭게 출시된 ‘서머너즈 워: 러쉬(이하 러쉬)’는 방치형 RPG에 타워 디펜스 장르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신작이다.

 

직접 찍먹해본 결과, 시스템은 깔끔하고 BM도 무난한 편이다. 하지만 ‘서머너즈 워’라는 이름값을 기대했다면 아쉬움이 남는다. 정리하자면, “잘 만들었지만, 굳이 이 IP로 해야 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 리세마라는 ‘불필요’…퍼주는 구조로 진입장벽 낮춰

 

‘러쉬’는 리세마라(초기 뽑기 반복)를 사실상 필요 없게 설계됐다. 전설 소환은 계정 레벨 5부터 가능하지만, 초반부터 다양한 보상과 자원이 대거 지급돼 자연스러운 성장을 유도한다.

 

출석 보상, 미션, 이벤트 등에서 수십 장의 소환권과 원작의 핵심 재화인 ‘라피스’가 대량으로 제공된다. 여기에 매일 전설 등급 캐릭터를 제공하는 ‘서먼 로드’ 시스템까지 더해져, 초보자도 특별한 뽑기 운 없이 팀을 꾸릴 수 있다.

 

이러한 설계는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유저는 리세마라에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계정을 성장시키고,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개방해나간다. 방치형 게임의 핵심인 ‘편하게 즐기는 구조’에 충실하다.

 

반면, 뽑기 자체의 기대감은 줄어든다. 원하는 캐릭터를 뽑아내는 긴장감이나 희소성은 희미하고, 대부분의 전설 캐릭터는 플레이 초반에 자연스럽게 확보된다. 결과적으로 수동적이고 정해진 흐름을 따라가는 느낌이 강해질 수 있다.

 

◇ 방치형과 디펜스의 유기적 연결, 전략성은 아쉬워

 

러쉬는 기본적으로 방치형 RPG이지만, '천공섬 방어전'이라는 타워 디펜스 콘텐츠를 중심축으로 삼고 있다. 필드에서 성장한 소환수를 방어전에 투입하고, 방어전 보상으로 다시 필드 콘텐츠를 강화하는 구조는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성장과 전투가 하나의 루프로 엮이는 설계다.

 

방어전은 로그라이크 방식의 스킬 카드 선택과 실시간 사용 가능한 지원 스킬을 통해 전략적 개입 여지를 제공한다. 유닛 배치, 속성 상성, 카드 선택 등이 승부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실제 플레이에선 전략보다 전투력 우위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대부분의 스테이지는 레벨과 수치로 밀어붙일 수 있고, 카드나 배치가 승패를 바꾸는 순간은 드물다. 전략 요소가 존재하긴 하지만 체감도는 낮은 편이다.

 

결국 전투 자체의 깊이보다는 성장의 속도와 반복 클리어의 효율이 중심에 놓인다. 수집형 RPG의 파밍 루틴을 기반으로, 디펜스 요소는 감초처럼 활용된다는 인상이다.

 

◇ BM은 착한 편…몰입감은 제한적

 

BM(과금 모델)은 요즘 기준에서도 꽤 친절한 편이다. 광고 제거는 일회성, 월정액은 선택형이며, 무과금 유저도 대부분의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다. 콘텐츠는 PvP, 일일 던전, 지역 조사 등으로 구성돼 있고, 수직 UI·한 손 조작·PC 크로스플레이 등 편의성도 잘 갖춰져 있다.

 

출시 직후 러쉬는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인기 순위 1위에 오르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고, RPG 매출 상위권에도 안착했다. 최근 업데이트된 ‘아르타미엘’ 콘텐츠 이후에는 일부 전략 폭이 넓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커뮤니티 반응도 우호적이다. “튜토리얼이 친절하다”, “카드 조합의 재미가 있다” 등 가볍게 즐기기 좋은 게임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방치형의 단순함 속에서도 전략적 요소를 일정 수준 포함했다는 점에서 초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다만, 게임의 몰입도는 상대적으로 약하다. 캐릭터 연출이나 전투 연계감, 그래픽 완성도 등에서 원작 팬들의 기대치를 만족시키긴 어렵다. 전략 RPG로서 '서머너즈 워'가 구축해온 전투 깊이와 긴장감은 이 작품에선 잘 드러나지 않는다.

 

◇ IP 활용작으로선 아쉬움…기억에 남기 어렵다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는 단순히 오래된 게임이 아니다. 글로벌 전략 RPG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브랜드이며, 유저 커뮤니티와 글로벌 대회까지 아우르는 살아 있는 IP다.

 

이런 IP의 후속작이자 확장작으로 ‘러쉬’를 보면 아쉬움이 짙어진다. 전작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이 실시간 전투와 3D 필드 전개를 통해 IP를 적극 확장했다면, 러쉬는 방치형 장르 안에서 비교적 정적인 방향을 택했다.

 

기존 캐릭터와 세계관을 활용하긴 했지만, IP의 무게감보다는 장르적 가벼움에 더 초점이 맞춰졌다. 그래서 게임은 완성도는 있지만, 브랜드 팬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진 못한다.

 

‘서머너즈 워: 러쉬’는 방치형 게임으로서 기본기가 탄탄한 작품이다. 친절한 시스템, 부담 없는 과금 모델, 다양한 콘텐츠 구성은 분명 장점이다. 모바일과 PC에서 가볍게 즐기기엔 최적화돼 있다.

 

하지만 서머너즈 워라는 이름에 기대를 품고 온 유저라면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전략성, 몰입감, 캐릭터의 존재감 모두가 축소됐고, IP의 정체성도 흐릿해졌다.

 

결국 이 게임은 방치형을 선호하는 유저에겐 추천할 만하지만, 원작의 무게감을 기대한 유저에겐 ‘가볍게 찍먹하고 돌아설’ 작품에 가깝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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