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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아침

[詩가 있는 아침] 유품 정리

 

유품 정리 / 이문희

 

도저히 살아 돌아올

가망이 안 보여

하나씩 하나씩

가족 몰래 유품 정리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한가지 한가지씩

버릴 적마다 한숨과

시야를 가리는 짙은 운무

눈시울 뜨거운 방울방울들

 

장롱 속 깊이 꼭꼭

보물처럼 간직해 둔

첫날 밤 깔고 덮었던

곱고도 고운 원앙금침

 

뜯지도 않은 상자째로

쌓아 둔

낭군의 양말과 속옷들

 

기워 신은 임자 양말 짝

다 헤져 헐거운 팬티와

구멍 난 내복들을 한밤중

숨죽여 끌어안고

흐느껴 울고 울었습니다.

 

 

[시인] 이문희

경기 부천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프고 정말 힘든 일이다. 모든 것은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현실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그 아픈 마음 꼭꼭 참고 아무도 모르게 사랑하는 이를 보내기 위한 준비를 하는 시적 화자의 마음이 아려온다.

싸늘한 겨울바람이 더 춥게 다가오는 오늘 그래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시향으로 다가가길 바란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전) 대한시낭송가협회 회장

(현) 대한시낭송가협회 명예회장

(현) 문화예술 종합방송 아트TV '명인 명시를 찾아서'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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