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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詩가 있는 아침] 파란 하늘 한 조각

 

파란 하늘 한 조각 / 경규민

 

먼 길로 돌아서 천 사백여 계단을

가쁜 숨 몰아쉬며 부리나케 올랐다

사뿐히 내려앉은 파란 하늘 한 조각

티 없이 맑아 빛까지 발(發)하는 데다

빙그레 미소 짓는 너그러운 모습에 그만

단번에 달려가 뜨겁게 포옹했다

가슴이 쿵쿵 뛰어댄다

이 기분 이 기쁨을

무슨 수로 다 형용할 수 있으랴

 

오 가는 이들 손 끌어 꼭 잡고는

심경(心境)을 토로하며

마구 타박이라도 할 법한데

당최 그런 기색(氣色)이라곤

티끌만치도 보이질 않으니

긴 긴 세월을

인내와 너그러움 그리고 정갈함으로

히무던하게도 살아왔나 보구나 너는

 

언제인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으리라

구색을 갖춰 오든 불쑥 다가오든 간에

그날이 오면

가슴을 활짝 열고

여과 없이 함성을 토해내면서

덩실덩실 춤을 추자는 약속을

담보(擔保)로 남기고도 모자라

네 모습을 고스란히 품었는데도

 

못내 아쉬움에 슬며시 옷자락을 잡는 너를

어쩔 수 없이 거절해야만 하니

억장이 무너진다

한 발짝 한 발짝 옮기면서

우리 만남을 곱씹어 봐야만 했다 나는.

 

 

 

[시인] 경규민

경기도 고양시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회원(경기지회)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저서: 제1시집 <작은소리>, 제2시집 <아름다운 유혹>

 

 

[詩 감상] 박영애 시인

바쁜 삶 속에서 하늘을 쳐다보며 감상하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부러 하늘을 보기 위해 고개를 들어 쳐다보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음을 깨닫는다. 맑고 깨끗한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두둥실 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기분이 좋고 상쾌하다. 반면에 공기가 탁하고 뿌연 하늘을 보면 왠지 모르게 기분도 다운되고 몸이 무거워지는 느낌이 든다.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하늘을 보면서 자연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을사년의 하늘은 뿌옇고 어둡기보다는 더욱 푸르고 깨끗하여 우리에게 밝은 기운을 주고 희망을 주는 하늘이길 소망한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전) 대한시낭송가협회 회장

(현) 대한시낭송가협회 명예회장

(현) 문화예술 종합방송 아트TV '명인 명시를 찾아서' MC

저서: “시 한 모금의 행복” 시낭송 모음 시집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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