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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詩가 있는 아침] 적막한 후회

 

적막한 후회 / 홍진숙

 

졸고 있는 고양이 등위로

탱탱하게 튀어 오르던 햇볕이

허공으로 사라진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햇볕

아득하다

 

자주 안부를 물어오던 구순 엄마 목소리가 끊어졌다

내 뿌리도 뽑혔다

한 번도 착하지 않았던 날들을

떠올리는 일이 버릇으로

늘어 갈수록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들은

아득하다

 

공허롭게

명료하게

 

공허롭다는 말의 의미를 끌고 온

나를 키워낸 뿌리의 기억들을

건너와 온몸 구석구석

빈틈없이 무성하게 자라나는

돌이킬 수 없는 반성의 숲을

착하지 않았던 이파리가 되어

발이 부르트도록 걷는다

상처가 아리다

 

[시인] 홍진숙

서울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대한문인협회 정무국장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저서: 시집 “천천히 오랫동안”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삶의 뿌리가 되고 나를 지탱하게 만든 근원지인 어머니! 그 이름은 언제 들어도 내 편이 되어 행복이 되고 기쁨이 되고 모든 것을 이겨내고 견딜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된다. 그리고 어떤 것보다 따듯한 위로가 된다. 그런 줄 알면서도 어머니 마음을 제일 많이 힘들게 하고 나를 위해 하는 말을 잔소리로 듣고 짜증을 내던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어머니 자리에 내가 서 있다. 좀 더 잘할 걸 후회한들 소용없음을 알면서도 마음이 아리다.

오늘따라 어머니의 잔소리가 더욱 그립고 보고 싶은 날이다.

 

[시인/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전) 대한시낭송가협회 회장

(현) 대한시낭송가협회 명예회장

(현) 문화예술 종합방송 아트TV '명인 명시를 찾아서' MC

저서: “시 한 모금의 행복” 시낭송 모음 시집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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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