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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詩가 있는 아침] 흩어진 시간

 

흩어진 시간 / 이의자

 

녹음이 짙어가는 칠월

엊그제만 하여도 연둣빛으로 살랑대던 봄 냄새도

내리쬐던 햇살 속으로 묻혀

꽉 다문 입술처럼 연정은 흘러내리고

묻혀버린 심장 소리는 고요하기만 하다

 

빈 가슴 두들겨 보지만 소식은 캄캄해

뜨거운 햇살에 녹아 바람으로 변형되었는지

스치는 바람결은 매섭기만 하다

 

푸른 바다는 무엇이든 수용하듯 온화하기만 하다

폭풍처럼 밀려올 땐

태산 같은 파도로 나를 삼키고

썰물처럼 빠져나갈 땐

잔잔한 모래알까지 쓸어가 버리는 무심한 영혼

 

다시는 그 자리에 휩쓸려 가지 않으려

일렁이는 파도를 붙잡고 매달렸지만

몰아치는 바람을 누가 막으리오

 

이미 강화된 퇴적물

고이 흩어진 마음 접어

샘솟는 맑은 수정체로 차근차근 채워 순응하리라.

 

 

[시인] 이의자

부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부산지회)

 

 

 

[詩 감상] 박영애 시인

바다는 참 많은 것을 받아들이고 또 내뿜는다. 그리고 수많은 이야기를 들어주고 때로는 함께 울어주고, 같이 가슴을 치기도 하며 답답한 마음 파도로 함께 쓸려 보내기도 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알뜰히 보낸다고 하지만, 돌아보면 후회스러운 날들이 많이 있다. 그 후회로 멈추지 않고 더 나은 삶을 위해 오늘도 한걸음 발을 내딛고 넘실대는 바다에 마음을 토해낸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전) 대한시낭송가협회 회장

(현) 대한시낭송가협회 명예회장

(현) 문화예술 종합방송 아트TV '명인 명시를 찾아서'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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