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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전문가 칼럼] 제출한 진단서를 다르게 해석해 거절하는 뇌경색 진단비 보험금

 

(조세금융신문=한규홍 손해사정사)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혀 뇌손상이 일어나는 질환으로 주로 대학병원이나 3차병원에서 정밀검사를 시행하고 진단되는 것이 흔하다.

 

MRI, MRA 등의 정밀검사를 시행하고 나타난 소견과 담당 의사의 판단에 따라 진단이 내려지고 있으며 보험에서도 뇌경색 진단이 확정되었을 때 지급하는 여러 보험금이 있다.

 

청구자 생각은 대학병원 전문의나 교수에게 진단이 확정되면 보험금이 지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 보험금 심사는 진단서만 보고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닌 MRI 등의 정밀검사에서 나타난 소견, 약관에서 규정한 병력 또는 신경학적 증상의 발생 여부 등 여러 내용을 따져 까다롭게 심사하고 있다.

 

약관 규정 예시

보험에서의 뇌졸중(뇌경색)은 의료법 제3조(의료기관) 제2항에서 정한 병원 또는 이와 동등하다고 회사가 인정하는 의료기관의 전문의 자격증을 가진 자에 의하여 내려져야 하며 진단은 병력, 신경학적 검진과 함께 뇌 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뇌혈관 조영술, 양전자방출단층술(PET), 단일광자방출 전산화 단층술(SPECT), 뇌척수액검사 등을 기초로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뇌경색 진단비 보험금 청구 시 다양한 분쟁이 일어나는데 그 중 하나가 병원에서 받은 진단 내용을 보험회사의 다른 해석과 판단으로 부정하는 유형이다.

 

환자를 직접 진료하고 치료한 의사의 진단을 무시하고 보험회사가 비용을 지급하는 다른 대학병원 의사에게 자문을 구하거나 보험회사 내부에 소속되어 있는 의사, 간호사 등의 의료팀 판단에 따라 뇌경색 진단을 인정하지 않는 형태다.

 

뇌경색 보험금 청구 건에 관하여 무조건 환자가 제출한 진단서를 인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험금 지급을 하지 않기 위하여 불리한 기준과 근거를 적용하여 면책하거나 진단 내용을 다르게 해석하여 부정하거나 약관에 나와 있지도 않은 내용들로 보험금 처리를 거부하는 것이 문제이다. 사례를 살펴보자.

 

#피보험자 A씨는 유명 대학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은 후 뇌경색 진단이 확정되었다.

진단서와 MRI 검사결과지를 준비하여 보험금을 청구하였으나 보험회사는 추가 심사가 필요하다고 안내하였다.

환자가 치료받은 병원에 방문하여 MRI 검사 결과가 담긴 영상 CD를 확보하였고 회사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MRI 영상을 확인한 뒤 뇌경색 보험금 부지급 안내장을 받게 되었다.

안내장에는 뇌경색 및 뇌혈관질환에 해당하는 신경학적 검진 상 이상 소견이 없고 발병일을 알 수 없는 병변이 관찰되나 치료한 사실이 없다는 의견과 대뇌혈관의 유의미한 협착은 관찰되지 않아 본 청구 건의 적정진단명은 진단서에 기재된 뇌경색이 아닌 다른 해석으로 죽상경화증 (I67.2) 진단이 적합하다는 의견으로 지급을 거부하였다.

 

#피보험자 B씨는 유명 대학병원에서 상세불명의 뇌경색증(I63.9) 진단을 받은 후 보험금을 청구하였다.

보험회사의 내부 심사 결과는 초진기록지 상 의식 상태가 명료하였고 얼굴, 팔, 다리 등에 마비 소견이 없고 정상보행 소견으로 작성된 기록을 문제 삼았고 MRI 검사에서도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였고 뇌경색 진단이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으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였다.

 

위 2가지 사례는 유명 대학병원 전문의가 정밀검사를 시행한 뒤 최종적으로 내린 진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출한 진단서의 병명과 부여된 질병기호에 대하여 보험회사의 다른 해석으로 병명과 질병기호 등을 다르게 주장한 것이다.

 

환자를 직접 검사하고 진료한 의사가 발행한 진단서를 보험회사의 자의적 해석과 판단으로 부정한 사례들이다.

 

보험회사는 내부 의사나 의료인 검토에 의하여 면책을 주장하는 것은 과거부터 있어온 보험금 부지급 방식 중 하나로 다른 대학병원에 의료자문 동의를 구하는 것이 아닌 영상 CD를 확보하여 회사 내부에서 자의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다만 보험회사의 자의적 판단이 무조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실제로 보험회사의 손을 들어준 여러 분쟁조정 사례나 하급심부터 대법원 판결도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진단서에 뇌경색증이라는 병명과 부여된 질병기호는 같아도 분쟁이 일어나는 원인과 이유는 청구 건마다 다르게 발생하고 있다.

 

주로 약관에서 정한 규정인 병력, 신경학적 증상의 미충족, 뇌경색이 현재 발생한 것이 아니거나 뇌경색으로 나타나는 전형적인 증상과 후유증이 없는 경우, MRI 또는 MRA 검사 결과가 경미하거나 다른 해석이 가능한 영상 소견이 기재된 경우 등 이유가 매우 다양하다.

 

뇌경색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보험사의 주장과 의견이 적절한지 반드시 따져봐야 하고 어렵지만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청구 전 서류를 확인한 뒤 접수해야 한다.

 

 

[프로필] 한규홍 한결손해사정 대표
 •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 금융소비자원 서울센터장
 •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손해사정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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