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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전문가 칼럼] 보험금 청구 후 간호사 의견 때문에 보험금 지급이 거절됐다?

 

(조세금융신문=한규홍 손해사정사) 보험금을 청구하면 보험회사는 이를 검토하기 위해 다양한 내부 절차를 거친다.

 

여러 절차 중 보험회사에 소속된 의사나 간호사 등 전문 인력이 청구 서류 의무기록을 검토하고, 보험금 지급 사유에 해당하는지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

 

보험금 청구 건에 관한 의학적 판단을 보다 더 심도있게 하는 절차로 이 절차가 무조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부당한 보험금이 나갈 경우 결국 모든 가입자의 피해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적정한 진단, 결과 등이 나왔음에도 보험회사 소속 간호사의 의견만으로 보험금 지급이 거절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보험사는 의학적 판단이 필요한 청구 건에 대해 자체적으로 고용한 간호사 등 의료인력에 의한 의료심사를 거친 후 이를 토대로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간호사는 직접 피보험자를 진찰하거나 치료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에서 작성한 진단서와 의무기록을 단지 문서로만 검토하여 의학적 판단을 내리고 있다.

 

물론 환자를 치료한 의사 진단이나 소견대로만 보험금 지급을 결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약관에서 정한 기준이나 요건과 다른 진단이 나온 경우라면 이를 부정할 수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진료과 의사의 의견이 아닌 병리과, 영상의학과 등 전문의에 의한 객관적이고 명확한 검사 결과가 나왔음에도 아무런 검체나 영상을 보지도 않은 채 이를 부정하는 황당한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사례를 살펴보자.

 

#사례 1

피보험자는 지방육종 소견이 나와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조직검사 결과에서 지방육종으로 나왔고 수술을 집도한 의사도 동일하게 진단하였다. 이후 악성암으로 판정된 진단서, 병리과에서 지방육종(liposarcoma)으로 나온 조직검사 결과지를 첨부하여 보험금을 청구하였다.

 

보험회사는 현장심사를 진행하였고 지급 의견으로 보험금이 곧 지급될 것이라는 안내가 있었다. 심사 부서에서는 암으로 보험금 지급이 나가도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이후 보험금 지급이 거절되었는데 보험회사의 설명은 환자가 제출한 조직검사 결과가 암으로 볼 수 없다는 내부 간호사 의견으로 보험금 지급이 거절한다는 의견이었다.

 

지방육종은 조직학적으로 구별되지 않고 병변의 발생 부위와 완전 절제 여부, 재발 및 전이 가능성에 따라 질병코드가 달라질 수 있고 진료기록 및 조직검사 결과지를 검토한 결과 경계성종양 진단이 적정하다는 의견이었다.

 

#사례 2

환자는 코 내부에서 발견된 악성암으로 진단되었고 전이까지 발생한 후 항암치료를 받았으나 사망하였다. 진단서에는 뼈의 악성 신생물로 병명이 기재되었고 C41 코드로 판정되어 이는 고액암 분류에 해당하는 진단이었다. 유족은 고액암 보험금을 청구하였다.

 

CT, MRI, PET 등의 검사 결과에서 뼈에서 기원한 육종이라는 소견이 확인되었지만 해당 암종은 연조직에서 기원한 암종이라는 내부 간호사 의견이 있었고 이를 토대로 보험회사는 고액암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였다.

 

수년간 환자를 진료한 여러 명의 의사는 전부 뼈에서 기원한 암종이 맞다고 판단하였으나 오직 보험회사의 내부 간호사만 연조직에서 기원한 종양으로 판단하였고 보험회사는 이 의견에 따라 보험금 지급을 거부한 것이다.

 

진료를 담당한 의사의 진단, 각종 검사 결과들이 보험회사의 판단과 맞지 않아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위의 사례들은 주치의 진단이나 의견만을 부정한 것이 아닌 상급병원, 대학병원에서 나온 객관적 검사 결과를 부정한 것이다. 진단, 검사 결과에 관한 책임과 권한이 없는 간호사의 판단을 근거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매우 부당한 판단이며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

 

보험회사에 소속되어 급여를 받는 직원이며 보험사의 지침이나 내부 정책에 따라 불공정한 판단을 내릴 수 있고, 그 의견은 어디까지나 보험회사의 지급 거절을 뒷받침하기 위한 참고 자료에 불과한 경우도 있다.

 

법원도 이러한 관행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일부 판결에서는 보험사의 내부 자문의견이 의료기관의 진단보다 우선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며, 보험회사가 다른 의료기관 전문의에게 자문을 구한 자료보다 주치의 판단을 우선한 판례도 있다.

 

보험회사는 보험금의 부정수급을 방지하고, 불필요한 지급을 억제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판단이 공정하지 않거나, 의사 진단이나 객관적 검사 결과를 간호사 의견으로 뒤집는다면 이는 보험 소비자 보호의 원칙에 어긋난다. 대체 어떤 간호사가 이러한 판단을 내렸는지 물어봐도 이름조차 알려주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프로필] 한규홍 한결손해사정 대표
 •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 금융소비자원 서울센터장
 •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손해사정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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