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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검진에서 나온 고혈압 수치로 인한 계약해지 및 보험금 지급 거절

 

(조세금융신문=한규홍 손해사정사) 보험계약자, 피보험자는 보험에 가입할 때 보험회사가 묻는 내용을 사실대로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 약관의 계약 전 알릴 의무이며 상법 651조의 고지의무다.

 

보험 모집인과 체결하는 보험 계약은 회사에서 제시한 질문서의 내용을 꼼꼼히 읽고 답변해야 하며 상담사와 전화로 체결하는 보험은 상담사의 질문을 잘 듣고 답해야 고지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계약자, 피보험자의 고지의무 위반 시 약관 규정 및 상법 규정에 따라 보험회사는 보험을 강제로 해지할 수 있으며 청구한 보험금의 지급도 거부할 수 있다.

 

고혈압은 본태성 고혈압과 이차성 고혈압으로 구분하는데 본태성 고혈압 진단은 거창한 검사를 통해 진단하는 것이 아닌 혈압을 여러 번 측정한 후 수축기 혈압 140mmHg 이상 이완기 혈압 90mmHg 이상의 수치가 확인되었을 때 1기 고혈압으로 진단할 수 있다.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고 하여 전부 약물 처방을 받는 것은 아니며 환자의 상태나 연령, 가족력 등 여러 사항을 고려하여 의사의 판단에 따라 운동, 식이요법 등을 통한 경과관찰이나 약물 처방을 받게 된다.

 

약물 처방이 없더라도 높은 혈압수치가 나와 고혈압으로 진단된 경우 보험에서도 고지대상이 될 수 있다. 가입 시 묻는 내용은 보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아래와 같은 질문 사항에 해당할 수 있다.

 

1, 최근 3개월 이내에 의사로부터 진찰 또는 검사를 통하여 다음과 같은 의료행위를 받은 사실이 있습니까?

- 질병확정진단, 질병의심소견, 치료, 입원, 수술, 투약

2. 최근 3개월 이내에 혈압강하제 등 약물을 상시 복용한 사실이 있습니까?

3. 최근 1년 이내에 의사로부터 진찰 또는 검사를 통하여 추가검사(재검사)를 받은 사실이 있습니까?

4. 최근 5년 이내에 10대 질병으로 의사로부터 진찰 또는 검사를 통하여 다음과 같은 의료행위를 받은 사실이 있습니까?

- 10대 질병 항목에 고혈압 포함 / 질병확정진단, 치료, 입원, 수술, 투약

 

건강검진이나 병원에 내원하여 높은 혈압 수치를 보였을 때 고혈압으로 진단할 수 있으며 약물 처방을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질병확정진단 항목에 해당할 수 있어 고지의무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보험에서도 계약 체결 시 가입자의 고혈압 중요하게 생각해

 

고혈압은 여러 보험금이나 각종 진단비 청구의 원인이 되는 질환이 되기 때문에 보험 가입 과정에서 고혈압 진단이나 검사 등을 고지했어도 보험 가입 승인이 되지 않거나 일부 특약은 제외한 보험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고혈압 진단이 가능한 수치가 확인되었으나 가입자의 고지가 없었음을 이유로 보험 계약을 해지하고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사례를 살펴보자.

 

# A씨는 갑작스러운 두통으로 대학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여 시행한 검사 상 급성 뇌경색증 진단을 받았다. 뇌경색 진단에 대한 보험금 청구를 했으나 보험회사는 현장심사가 필요하다며 조사를 시행하였다.

보험회사의 현장심사 결과는 보험 가입 전 2차 검진에서 140/90 이상의 혈압수치가 나타난 통원 1회 이력과 건강검진에서 혈압상승으로 2차 검진을 권유한 사실을 확인하여 최근 5년 이내에 고혈압의 진단 확정을 받은 사실이 있었으나 이를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지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고혈압 진단을 받은 사실과 2차 검진이 필요한 재검사 소견 등은 보험 가입 시 고지해야 하는 사항이지만 A씨는 이를 고지하지 않아 상법 및 약관에 규정된 고지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이번에 청구한 뇌졸중 진단비는 지급되지 않았으며 보험 계약도 해지 처리되었다.

 

고혈압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없거나 약물 처방이 없는 경우, 운동이나 식이요법 등의 생활 습관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설명만 있는 상황에서 고지의무 위반을 주장하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

 

고혈압은 만병의 근원으로 알려져 있으며 보험에서도 특정한 보험에서는 인수를 거절하는 질환인 것은 분명하다.

 

간편심사, 유병자 보험과 같이 병이 있어도 가입 가능한 보험도 있으나 일반적인 보험에서는 고혈압으로 인한 진단이나 재검사, 약물 처방 등은 보험 가입 시 묻는 중요한 사항에 해당하며 이를 알리지 않아 보험의 강제 해지나 청구한 보험금의 지급이 거절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고혈압 진단이 가능한 140/90 이상의 혈압 수치가 나왔다면 보험 가입 시 고지해야 하는 질문들을 꼼꼼히 살펴본 후 해당 사항이 된다면 서면으로 작성하거나 전화 녹음 시 답변해야 한다.

 

고지의무를 위반할 경우 보험금 처리가 되지 않거나 보험이 강제로 해지되어 납입한 보험료 전부를 돌려받지 못하는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혈압 수치가 높게 나왔다는 이유로 보험 계약 해지나 보험금 지급 거절 처리가 되었다면 확인해봐야 한다. 고지의무 위반의 판단은 보험회사가 판단하고 결정하고 있어 해지나 보험금 지급 거절의 결과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프로필] 한규홍 한결손해사정 대표
 •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 금융소비자원 서울센터장
 •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손해사정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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