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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SC제일·씨티은행, 7천880억원 본사 배당…'국부유출' 논란 지속

씨티 순이익보다 배당금 더 많아…SC제일은 70% 배당
국내 사회공헌엔 소극적…서민 대출 공급도 적어

 

(조세금융신문=송기현 기자)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한국씨티은행이 본사에 약 7천880억원의 배당금을 송금하기로 하면서 '국부 유출' 논란이 뜨겁다.

 

이같은 논란은 SC제일은행·한국씨티은행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이익의 상당 부분을 외국 본사로 보내면서도 사회공헌에는 소극적이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지난 14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2천320억원 규모의 결산 배당을 의결했다. 배당은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배당액은 전년(2천500억원)보다 7.2% 줄었지만 배당 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은 약 70%로 비슷하게 유지됐다. SC제일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잠정)은 전년보다 5.6% 줄어든 3천311억원이다.

 

SC제일은행은 그동안 배당금과 배당성향을 크게 늘려왔는데, 2020년 490억원, 2021년 800억원, 2022년 1천600억원으로 매년 거의 배가 뛰었다. 2023년에는 순이익이 10% 줄었는데 배당액은 56% 늘렸다.

 

배당성향은 2020년 19%에서 가파르게 뛰었다. SC제일은행의 배당성향은 국내 금융지주(통상 30%)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한국씨티은행의 배당금은 5천560억원으로 연간 순이익(3천119억원 추산)의 178%에 달한다. 지난해 10월 약 4천억원의 중간배당에 이어, 지난달 14일에도 1천559억원 결산 배당을 의결했다.

 

한국씨티은행은 2020년 465억원, 2022년 732억원, 2023년 1천388억원으로 배당금을 크게 늘려왔다. 작년엔 무려 4배로 뛰었다.

 

2021년에는 소비자금융 부문 철수에 따른 희망퇴직 비용으로 인해 당기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배당하지 않았다. 배당성향은 2020년 25%에서 2023년 50%로 올라갔다. 작년엔 결산 배당 기준으론 50%였다.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의 배당금은 지분 구조상 전액 본사로 보내진다. SC제일은행은 스탠다드차타드 북동아시아법인(Standard Chartered NEA Limited)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최대 주주는 미국 '씨티뱅크 오버씨즈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이다. 미국 씨티그룹이 100% 출자했으며, 지분율은 99.98%다.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은 본사에 거액을 배당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사회 공헌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받는다.

 

은행연합회가 발간한 '2023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SC제일은행의 사회공헌비 지출은 약 162억원이었다. 2023년 순이익(4천233억원) 대비 3.84%다.

 

한국씨티은행은 227억원으로, 순이익(3천380억원) 대비 비중은 6.70%다. 이들의 사회 공헌 지출액과 순이익 대비 비중은 개선됐다. 전년엔 SC제일은행은 107억원, 2.32%, 한국씨티은행은 75억원, 3.62%였다.

 

그러나 지출액은 부산은행(549억원), 대구은행(357억원), 경남은행(333억원), 광주은행(257억원) 등 지방은행보다도 적었다. 순이익 대비 비중은 주요 은행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순이익 대비 사회공헌비 지출액 비중은 7.58∼10.48% 수준이었다. 지방은행도 9.24∼12.94%에 달했다.

 

이들은 서민 대출 공급에도 상대적으로 인색했다. SC제일은행의 사회책임 금융(새희망홀씨, 햇살론15, 햇살론유스, 햇살론뱅크) 공급액은 853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씨티은행을 제외하면 시중은행 중 최저수준이며, 제주은행을 제외한 모든 지방은행보다도 공급액이 적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021년 소비자금융 부문을 철수하면서 공급액이 아예 없다.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은 자본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배당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2024년 회계 결산 결과와 축적된 자본 여력에 기반한 배당"이라며 "충분한 손실 흡수력과 자본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도 "기업금융 사업 부문에 집중하는 전략적 재편의 성과로 위험가중자산이 감소하고 이익은 증가하고 있다"며 "배당 이후에도 충분한 유동성, 대손충당금, 자본 여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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