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2 (월)

  • 맑음동두천 -3.6℃
  • 맑음강릉 0.8℃
  • 박무서울 -3.0℃
  • 대전 0.0℃
  • 맑음대구 -0.8℃
  • 구름조금울산 0.1℃
  • 광주 -0.1℃
  • 흐림부산 2.4℃
  • 흐림고창 -0.4℃
  • 제주 5.9℃
  • 맑음강화 -3.2℃
  • 구름많음보은 -1.3℃
  • 흐림금산 -1.2℃
  • 구름조금강진군 1.8℃
  • 구름조금경주시 -0.7℃
  • 흐림거제 3.3℃
기상청 제공

[이슈체크] 대법, 국내 미등록 특허도 과세허용…국세청, 수십조 세금 유출 막았다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대법원이 최근 국내 기업이 미국에만 등록된 특허에 대해 미국 현지 기업에 사용료를 지불한 경우 한국이 과세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국세청 측은 국내 미등록 특허 사용료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지 못하게 한 대법원 판례가 33년 만에 바뀌었다며, 현재 불복 절차가 진행 중인 4조원 상당의 세금이 국외로 넘어가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18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SK하이닉스가 이천세무서장을 상대로 법인세 경정거부처분이 부당하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대법 2021두59908).

 

대법은 사용의 실질은 국내법에 의해 해석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대법은 ▲한미조세협약은 ‘사용’의 의미를 별도로 정의하고 않고 ▲한미조세협약 제2조 제2항 전문에 따라 ‘사용’의 의미는 체약국인 국내법으로 해석해야 하고 ▲구 법인세법 제93조 제8호 단서 후문에선 국내 미등록 특허권이 국내 제조‧판매 ‘등’에 사용된 경우에는 국내 등록 여부에 관계없이 국내에서 사용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다고 판시했다.

 

나아가 여기서의 ‘사용’은 독점적 효력을 가지는 특허권 자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특허권의 대상이 되는 제조방법‧기술‧정보 등을 사용한다는 의미로 보아야 한다면서 국내에서 사용된 국내 미등록 특허권 사용료 소득은 국내원천소득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12월 미국 현지 특허관리 전문회사인 A사와 미국에만 등록된 특허 40건에 대해 연간 160만 달러를 사용료로 지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2011년 6월, 특허 관리 전문법인인 A사가 SK하이닉스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자 SK하이닉스가 특허 침해를 인정하고 사용료를 지불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2014년 1월 A사에 지급한 사용료 160만 달러 관련 법인세 3억1000여만원을 원천징수해 납부했다. 그리고 2015년 6월 한미조세조약을 이유로 납부한 세금 전액환급을 신청했다.

 

이유는 특허는 특허를 등록한 나라에 귀속되며, 한국에 등록되지 않은 특허는 한국 내 자산이 아니고, 한국 내 자산에서 발생한 소득이 아니기에 한국 국세청이 세금을 물릴 수 없다는 이유다.

 

이 법리는 1992년 5월, 대법 91누6887 판결이 만들어준 법리인데, 당시 대법은 ‘국내에 등록되지 않은 특허권에 대한 사용료는 국내원천소득이 아니며 한국 국세청이 해당 사용료에 대해 세금을 거둘 수 없다’며 국세청의 원천징수를 부인했고, 현대차 손을 들어줬다.

 

SK하이닉스 소송 1‧2심에서는 이에 따라 모두 국세청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한미조세조약 내 ‘사용’의 뜻은 국내법에 따라 해석하고, 특허권 속지주의 원칙상 국내에 등록되지 않은 특허권은 국내에서 사용될 수 없다고 이유를 붙였다.

 

이 법리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국내에서 사용될 수 없는 특허에 왜 사용료를 지불했느냐는 의문이 남는다. 하지만 SK하이닉스 특허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A사에 특허 사용료를 지불할 일이 없을 것이고, 거꾸로 A사에 특허 사용료를 지불했다는 건 특허사용료란 단어 그 자체가 의미하듯 특허 사용을 했다는 의미가 된다.

 

남은 과제는 한미조세조약상 특허 등록지에 따라 과세권을 달리 행사하느냐는 근거가 있느냐는 것인데, 명시적으로 규정한 조문은 없다. 과거 대법은 모호한 한미조세조약 조문에 특허권 속지주의를 덧붙여 해석을 이끌어냈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특허 ‘등록지’란 형식을 기준으로 사용의 ‘대가’가 지불된 국가의 과세권을 박탈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특허 ‘사용’을 기준으로 과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다.

 

근거를 보충해 1979년 발효된 한·미 조세조약 체결과정을 되짚고, 1976년 입법자료를 찾아내어 당시 국회에서 사용료는 ‘대가를 지급하는 국가’에서 원천징수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한·미 조세조약을 비준한 것으로 해석되는 자료와 논리 등을 법원에 제출했다.

 

나아가 국가 간 정보교환 등의 제도를 활용해 미국도 특허를 등록지 기준이 아닌 실제 사용지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새로운 증거 자료와 관련 학술 자료 등을 법원에 제출했다.

 

국세청 측은 “이번 판결은 국제조세 분야에 새로운 지평을 여는 중요한 판결”이라며 국가재정 확충이라는 국세청의 근본 사명을 지킨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미등록 특허 사용료 관련 원천징수 분쟁은 현재 추산 세액이 4조원에 달하는데, 이번 대법 판례 변경이 안 됐다면, 모두 국외로 지급됐을 세금이었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은 “우리 기업들의 특허 사용료 지급은 현재 불복 중인 사업연도 이후에도 계속되기에 장기적으로는 수십조원의 세수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임광현 국세청장은 소송 수행자에게 “어려운 여건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소송에 임해줘 감사하며, 오늘의 결과가 곧 국세청의 저력을 보여 주는 성과”라고 격려했다.

 

이어 “앞으로도 국세청은 국부 유출을 방지하고 정부의 정책 추진에 밑바탕이 되는 국가 재원 마련을 위해 정당한 과세 처분을 끝까지 유지하고 국내 과세권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유튜브 바로가기>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김우일의 세상 돋보기] 미 최강 델타 포스에서 경영을 배운다
(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미국의 최강부대인 육군 최정예부대 델타포스가 전광석화와 같이 수백 기의 비행기를 동원하여 베네수엘라 수도를 폭격, 암흑으로 만든 다음 저고도로 나는 헬기로 거처에 침투하여 반미·친중 국가인 남미의 베네수엘라 대통령 마두로 부부를 체포해 미국 심판대에 세웠다. 여기에 세계 여론은 두 갈래이다. 하나는 베네수엘라가 그간 보인 반미 행보가 트럼프의 분노를 샀기에 인과응보라는 것과, 또 다른 하나는 그래도 주권국가임에는 틀림없는데 무력으로 독립국가의 정권을 붕괴시킨 것은 유엔 헌장과 국제법상 불법이라는 것이다. 어찌 됐던 필자는 이 전무후무한 델타포스라는 특수부대의 전략에 경악을 금치 못했고, 이 부대가 가진 특수성에서 경영의 길을 찾아보고자 하는 새로운 호기심이 폭발했다. 1977년 직접타격·대테러전을 염두에 두고 창설된 부대로, 특수부대 출신 군인 중에서 다시 침투와 탈출, 근접전, 사격, 폭파, 구출 등의 고된 훈련을 마친 후보 중 90%가 탈락하고 남은 후보에서 다시 뽑아 만든 특수부대의 특수부대이다. 외부에 대한 절대 비밀 보안을 위해 부대원들의 신상 모두가 비밀이며, 외모도 군인형이 아니라 일반인 모습으로 행
[초대석] 정재열 관세사회장 "마약· 특송·외화 밀반출 등 국경관리...관세사가 앞장"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1976년 관세사 제도가 처음 생길 때 우리나라 수출액이 80억 달러였습니다. 지금은 1조 3,000억 달러를 넘보는 세계 10위권 무역 강국이 됐죠. 지난 50년이 우리 존재를 증명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은 국가 무역 안전망의 ‘재설계’ 기간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부, 강남. 빌딩 숲 사이로 겨울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날, 기자는 한국관세사회 회장실을 찾았다. 문을 여는 순간, 바깥의 냉기와는 대조적으로 따뜻한 온기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지독한 독감으로 고생했다는 소식이 무색할 만큼, 정재열 회장은 밝은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그 미소 뒤에는 창립 50주년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온 수장으로서의 고뇌와 확신이 함께 담겨 있었다. 마주 앉은 그는 차 한 잔을 건네며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경제와 궤를 같이해 온 한국관세사회의 발자취를 차분히 되짚었다. 그의 시선은 과거의 성과에 머물지 않았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다짐 속에서, 혁신을 향한 굳건한 의지는 또렷이 전해졌고, 그 울림은 강남의 차가운 겨울 공기마저 녹이기에 충분했다. 80억 달러 수출국에서 1.3조 달러 무역 강국으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