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7 (토)

  • 맑음동두천 -5.5℃
  • 맑음강릉 0.9℃
  • 맑음서울 -4.8℃
  • 맑음대전 -1.6℃
  • 맑음대구 0.6℃
  • 맑음울산 2.3℃
  • 구름많음광주 -2.2℃
  • 맑음부산 3.7℃
  • 구름많음고창 -3.1℃
  • 제주 1.8℃
  • 맑음강화 -6.3℃
  • 맑음보은 -3.1℃
  • 맑음금산 -3.1℃
  • 구름많음강진군 0.6℃
  • 맑음경주시 1.8℃
  • 맑음거제 2.9℃
기상청 제공

금융

[이슈체크] 더 교묘해지는 AI 금융 범죄…음성·영상·문서 넘나든다

국내외 사례 잇따라…금융 신뢰 흔드는 AI 범죄 확산
3초면 목소리 복사, 보이스피싱 피해 우려도
“사후 차단 넘어 AI 기반 선제 대응 필요”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산업 전반에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는 가운데, 범죄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AI 기술의 순기능을 살리면서 금융 범죄 등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올해 발생한 금융 범죄 가운데 보이스피싱 범죄가 딥페이크·딥보이스 기술과 결합한 사례, 챗GPT로 만든 위조 진단서를 활용해 억대 보험금을 편취한 사례 등에서 AI가 범죄 수법을 정교화하는 데 활용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 내방역 내 상가 종사자가 AI로 복제한 딸 목소리와 거의 구분되지 않는 통화 음성으로 ‘납치됐다’는 말을 듣고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을 뻔하다가 지하철 직원의 도움으로 미수에 그친 일이 있었다. 주로 딥보이스를 통한 범죄 사례는 SNS 등에서 얻은 특정 인물의 목소리를 복제한 뒤 납치된 것처럼 꾸며 전화를 받은 사람이 압박감에 돈을 송금하도록 유도하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지난 11월 딥페이크 기술로 자녀의 얼굴을 합성한 가짜 영상으로 인해 보이스피싱이 발생하기도 했다. 외국에 거주하는 부모가 외국 범죄조직으로부터 한국을 여행 중이던 딸이 납치된 채 울면서 살려달라는 영상을 받은 것인데, 부모가 이후 영사관에 알리고 한국 경찰에 신고하면서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지지 않고 일단락됐다.

 

챗GPT로 만든 위조 진단서로 억대 보험금을 받아낸 사건도 발생했다. 24일 부산지법 형사3단독은 2024년 7월부터 1년여 동안 11차례에 걸쳐 챗GPT로 병원 진단서를 만든 후 보험금 1억5000만원을 받아낸 A씨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부산의 한 병원에서 발급받은 입원·통원확인서를 휴대전화로 촬영해 챗GPT에 올린 후 입원과 퇴원기간을 늘려달라고 요청했고 이를 토대로 보험금을 편취했다.

 

AI를 활용한 범죄·사기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빠르게 확산되면서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영국 매체 <파이낸셜타임즈>는 최근 미술품 사기에 AI가 악용되고 있다는 사례를 집중 조명했다. AI를 사용해 소유권과 진위증명서류 등을 위조해 보험 청구나 거래에 제출하는 등 문서를 조작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고, 해당 문서들은 전문가들조차도 검증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영국 매체 <가디언>도 최근 AI가 복제한 음성(voice cloning) 기술이 범죄자들에게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특히 해당 매체는 단 3초짜리 오디오 녹음만 있어도 AI가 특정인의 음성을 매우 정교하게 재현할 수 있고, 실제 범죄자들이 AI 복제 음성으로 위급한 상황을 꾸며 감정적 반응을 자극하고, 이를 통해 금전을 요구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고 전해 경각심을 키웠다.

 

이처럼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AI를 활용한 문서 위조·사기 사례가 확산되면서 금융 거래의 신뢰를 어떻게 지켜낼 것인지가 공통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 사후 처벌을 넘어 AI 악용 범죄를 조기에 인지하고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금융권과 수사기관의 대응 체계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취재진에 “AI 기술이 금융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현재 관련 리스크를 점검하며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안 업계는 보다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함께, AI의 악용을 차단하는 한편 순기능을 살리는 방향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보안 업계 관계자는 취재진에 “딥보이스나 딥페이크 등 AI 기술이 기존 보이스피싱 수법의 판을 바꾸고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사후 차단 위주의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아이러니하게도 AI 활용 범죄이지만, 대응 역시 AI 기반 기술을 통해 가능한 측면이 있다. AI 기반 이상거래 탐지 고도화 등 선제적 대응 방안이 적극적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전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공정의 사닥다리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며칠 전, 새로 전입한 사무관들과 조용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어떤 말을 전해야 할지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두 가지만을 강조했다. 인사를 잘하라는 것, 그리고 돈을 멀리하라는 것이었다. 이 말은 새로 만든 조언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내가 사무관이던 시절 같은 과에서 근무하셨던 한 선배 사무관께서 해주신 말씀이었다. 그때는 그 의미를 다 헤아리지 못했지만, 공직의 시간을 오래 지날수록 그 말은 점점 더 분명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날, 나는 그 말씀을 그대로 후배들에게 전했다. 인사는 결국 사람을 남기는 일이고, 돈을 멀리하라는 말은 공직자의 판단을 흐리는 유혹과 거리를 두라는 경고였다. 공직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항해이기에,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지 않으면 어느 순간 되돌아오기 어려운 곳으로 흘러가게 된다. 덧붙여 이런 이야기도 했다. 너무 경쟁하듯이 하나의 사다리만 오르려 하지 말고, 각자의 사닥다리를 각자의 속도로 차분히 오르기를 바란다고. 레드오션처럼 한 방향으로 몰려 달리다 보면, 사닥다리가 무너질 수도 있고 병목현상 속에서 누군가는 추락할 수도 있다. 성과와 평가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