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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이슈체크] 26년 만에 파업 예고한 금감원…조직개편, 난맥 속으로

금소원 분리·공공기관 지정에 거센 내부 반발
야당도 ‘조직 개편 강행 반대’ 한목소리
금융사들 “업계 혼란 최소화 차원 소통 필요”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이 정부 측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 분리·신설 및 공공기관 지정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며 파업 수순에 돌입했다. 금감원 노조는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이르면 다음 주 파업 투표를 상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10일 금감원 노조는 서울 여의도 본원 1층 로비에서 ‘금융감독체계 개편 반대’ 시위를 이틀재 이어갔다. 검은 옷과 마스크를 착용한 750여명의 직원들이 집결해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 처회’, ‘공공기관 지정 취소’를 외치며 집단 행동에 나섰다. 2층에는 근조기도 걸렸다.

 

이날 이찬진 금감원장은 오전 7시 40분께 노조 면담 요청 수락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엘리베이터가 아닌 계단을 이용해 본원 11층 사무실로 출근했다. 금감원 노조는 지난 8일 이 원장에게 면담 요청 공문을 발송했으나, 아직 답변은 받지 못한 상태다.

 

노조는 조합원과 비조합원을 포함하는 형태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구성하고 장기 투쟁 체제를 이어갈 계획이다.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된 윤태완 노조 부위원장은 “사측 인사 중에선 국장급 인사들이 참여할 것”이라며 “국회 측에 내부 의견을 전하는 등 필요한 역할을 부탁드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보섭 노조 위원장 직무대행은 “향후 투쟁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윤태완 노조 부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를 발족했고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사흘 연속 대의원 회의를 소집해 (파업 투표 안건 등) 논의 중이다. 사측 인사 중 국장급은 물론 부원장보 이상 임원들도 비대위에 합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요청 중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금감원 노조는 금융위원회와의 공동쟁의행위는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행은 “금융위와는 기본적인 소통은 하더라도 금융위 구성원들이 공무원이고, 금감원과의 관계도 있어서 함께 쟁의행위를 하긴 힘들 듯하다”고 전했다.

 

금감원 노조는 오는 12일까지 본원에서의 출근길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며, 다음 주부터는 외부 시위와 쟁의 행위로 투쟁 수위를 높일 방침이다. 법적 검토를 거쳐 26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 투표를 진행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 금감원 들끓고 야당도 반대…내부는 초상집 분위기

 

금감원 노조 반발이 거센 가운데 연내 금융당국 조직 개편안이 통과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정부와 여당은 지나는 7일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금융당국 개편안을 확정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의 금융정책 기능은 기획재정부로 이관되고, 기재부 예산 기능은 분리돼 기획예산처로 재편된다. 이에 따라 기재부는 재정경제부로 명칭이 변경된다.

 

또한 금융위와 금감원의 감독 기능이 통합돼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가 신설된다. 기존 금융위는 해체되며 새로 출범하는 금감위 산하에 금감원과 금소원이 포함될 계획이다.

 

하지만 금감원에선 현재 내부 분위기를 두고 ‘초상집 같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금융위 또한 직원들 사기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 반발도 변수다.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인 윤한홍(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8일 보도자료를 통해 “금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하루 전 금융위 해체를 논의하더니 청문회가 끝나자마자 금융위 해체를 공식화했다”며 정부와 여당을 공개 비판했다.

 

금융당국 안팎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정무위원장이 조직 개편에 적극 반대할 경우 법안의 본회의 상정까지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이 협조하지 않으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절차를 통해 정무위를 거치지 않고 법안 처리를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권에선 조직 개편이 현실화되더라도, 금융 현장에서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려면 업계와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만큼 조직 개편 자체는 일정 수준 추진될 것”이라면서도 “실제 현장에서의 혼란을 줄이려면 감독기능 이관 과정에서 업계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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