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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리모델링 사업 활성화가 필요한가?

(조세금융신문=권대중 한성대학교 일반대학원 석좌교수) 서울시 리모델링사업 추진 현황

 

서울시 내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은 노후 아파트의 주거환경 개선과 재건축사업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서울시 내 약 4217개 공동주택 단지 중 3096곳이 신축 15년이 넘어 리모델링 사업이 가능한 단지로 추정되며, 이 중 898개 단지가 세대수 증가형 리모델링 사업이 가능하다고 평가된다. 이미 리모델링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단지는 21개 단지로 조합이 설립되었고, 16개 단지가 리모델링 사업을 완료했다.

 

또한 2030년에는 전체 공동주택의 약 73%가 리모델링 사업이 가능한 대상 단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리모델링 사업은 1기 신도시와 같은 고밀도 개발 지역에서 재건축사업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시도 이미 지난 2022년 서울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을 재정비하며 공공성과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운용 기준을 세분화했다. 다만, 재건축사업에 비해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율이 낮아 실제 사업 추진 속도는 더딘 편이다.

 

리모델링 사업, 무엇이 문제인가?

 

리모델링 사업은 여러 문제점으로 인해 추진이 더디다. 첫째, 높은 주민 동의 요건이 장애물이다. 건축법에 따르면 리모델링 사업은 공유자 80% 이상의 동의와 지분율 80%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둘째, 고밀도 단지의 경우 기존 용적률이 251% 이상이면 증축이 제한되어 사업성이 떨어진다.

 

셋째, 공공공간 훼손 우려가 있다. 부대시설의 용도 변경이 허용되면서 주차장 확장 등으로 인해 단지 내 조경과 같은 외부 공간의 질이 저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넷째, 관련 법령 간 상충 문제다. 예를 들어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과 「공동주택관리령」의 주민 동의 요건이 달라 해석상 혼란이 발생한다.

 

다섯째, 사업비 부담과 자금 조달의 어려움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뿐만 아니라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각종 안전 기준과 공공성 확보를 위한 규정이 미비하다는 점도 지적된다. 또한 공공기여 부담, 조합 내 갈등, 절차적 기준 불명확, 시공사 개입에 대한 주민 불신, 기존 골조를 활용하는 특성상 구조 안전성 검증 과정이 까다롭고 층고 상향도 매우 어렵다. 따라서 층간 소음재를 시공하는 것도 난해하며 여타 공사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한계도 있다.

 

뿐만 아니라 미래가치에 대한 재건축사업과의 비교에서 리모델링 사업이 공공성 확보에 따른 부담과 사업성이 낮은 관계로 최근에는 리모델링 사업 대신 재건축사업으로 선회하는 단지도 늘고 있다. 그리고 재건축사업보다 분담금 절감 효과가 크지 않다 보니 주민 간 이해관계 조정이 쉽지 않다.

 

특히 대출 규제, 조합 운영의 복잡성, 인허가 절차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사업 추진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도 큰 문제로 지적된다.

 

재건축사업과 리모델링 사업의 장단점

 

재건축사업과 리모델링 사업은 노후 공동주택 정비의 주요 방식으로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재건축사업의 경우 장점으로 건물을 완전히 철거하고 신축하므로 동별 배치를 자유롭게 변경시킬 수 있고, 지하 주차장 공사가 용이하다.

 

또한 단지 조경공사 등도 주민 의견을 반영할 수 있어 전체적인 단지 설계가 자유롭고, 세대수와 면적 증가를 통해 사업성이 우수하다. 또한 기반 시설은 물론 도시 경관 개선에 기여할 수 있으며, 안전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단점으로는 준공 30년 이상, 안전진단 D등급 이하 등 엄격한 요건이 필요하다. 사업 기간이 10년 이상 소요되며, 높은 초기 비용과 이주 부담도 따른다. 고밀도 단지에서는 용적률 제한 등으로 추가 세대수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 그리고 사업이 잘 추진되더라도 사업 종결 이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규제가 많아 분담금 부담이 있다.

 

 

반면 리모델링 사업은 준공 15년 이상, 안전진단 B등급 이상이면 사업 추진이 가능하며, 사업 기간이 재건축사업보다는 짧을 수 있다. 물론 이주 문제는 재건축사업과 동일하지만, 사업 기간이 단축되면 부담은 줄어들 수 있다. 또한 기존 골조를 유지하므로 비용이 재건축사업보다 저렴할 수 있으며, 용적률 완화로 30~40% 증축이 가능하다. 리모델링 사업은 기존 구조를 활용하기 때문에 규제 부담이 재건축사업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리고 대부분 실거주자이기 때문에 재정착률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단점으로는 기존 구조를 유지해야 하므로 설계 제약이 크다. 즉, 대부분 좌우 증축이 제한적이며 전후 증축만 가능하다. 더 큰 문제는 동별 위치를 조정할 수 없어 단지 환경 변화를 획기적으로 할 수 없으며, 층고 상향도 매우 어렵다.

 

또한 세대수 증가가 15% 이내로 제한되어 있어 사업성이 재건축사업보다 낮은 편이다. 그래서 단지 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고 미래가치가 리모델링 사업보다 높은 재건축사업을 선호하는 주민들과의 공동체 갈등이 큰 편이다.

 

정부의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 제도 개선은?

 

정부와 서울시는 리모델링 사업 활성화를 위해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서울시는 서울형 공동주택 리모델링 운용 기준을 개정해 공공기여(예: 주민공동시설 확보, 친환경 설계) 시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조합 운영비와 설계비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또한 건축·교통 통합심의를 도입해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했다. 국토교통부는 2019년에는 전문가 사이에서 말도 많았던 세대 간 내력벽 일부 철거를 허용하는 시행령을 개정했으며, 15층 이상 공동주택의 경우 최대 3층 수직증축을 허용했다.

 

또한 2025년에는 리모델링 시장 규모가 37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정부는 국민주택기금과 장기수선충당금을 리모델링 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서울시는 2025년까지 공동주택 리모델링 운용기준 개선 용역을 진행해 세부 기준을 정비하고 침체된 리모델링 시장 활성화를 모색 중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와 서울시는 리모델링 사업의 공공성과 사업성 개선을 위해 안전진단 기준 합리화, 조합 설립 절차 명확화, 공공지원 확대 등 정책을 추진 중이다. 맞춤형 리모델링 사업과 세대수 증가형 모델 확대, 사업비 지원책, 친환경·공동체 고려, 주민 의견 반영 절차 등이 대표적인 개선 방안에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지나친 규제 강화와 공공성 요구로 본래의 사업 동력이 저하될 수도 있다.

 

결론

 

서울시의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은 재건축사업의 대안으로 주거환경 개선과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되지만, 높은 동의 요건, 용적률 제한, 자금 조달 문제, 그리고 단지 환경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지 못한다는 점을 안고 있어 활성화가 제한적이다.

 

특히 재건축사업은 완전 철거로 주거환경은 물론 단지 환경까지 모두 획기적 변화가 가능하여 대부분 사람들이 재건축사업을 선호한다. 반면 리모델링 사업은 신속성과 저비용이 장점이나 단지 설계 등 제약이 너무 커 주민 선호도가 떨어진다.

 

또한 미래가치를 굳이 따진다면 재건축사업은 고층 건축이 가능하고, 주거환경 변화에 주민 의견 반영이 가능하며 단지 환경을 재구성할 수 있어 리모델링 사업보다는 미래가치가 높다. 그렇다고 서울의 주거환경 개선을 재건축사업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따라서 리모델링 사업이 재건축사업보다 상대적으로 신속하고 실현 가능성이 높은 대안으로, 현행 제도와 금융 여건을 현실적으로 좀 더 개선한다면 주거환경 개선과 최소한의 주택 공급에 기여할 것이다.

 

결국 재건축사업과 리모델링 사업을 상호 보완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며,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주택 공급을 촉진한다는 차원에서 사업이 잘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와 서울시는 전문가와 주민 의견을 수시로 경청하여 이에 적절한 대응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프로필] 권대중 한성대학교 일반대학원 석좌교수
•(현)㈔한국부동산융복합학회 회장
•(현)한국부동산융복합연구원 원장
•(현)㈔대한부동산학회 명예회장
•(현)국토교통부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위원· 국토교통부 자체성과평가위원회 위원·LH기술평가 위원회·경영투자심사위원회 위원·서초구,
용산구 분양가심의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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