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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詩가 있는 아침]전화

시인 마종기, 낭송 조정숙, 영상 야생화

 

전화_마종기

 

 

당신이 없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당신 방의 책장을 지금 잘게 흔들고 있을 전화 종소리 , 수화기를 오래 귀에 대고 많은 전화 소리가 당신 방을 완전히 채울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래서 당신이 외출에서 돌아와 문을 열 때 내가 이 구석에서 보낸 모든 전화 소리가 당신에게 쏟아져서 그 입술 근처가 가슴 근처를 비벼대고 은근한 소리의 눈으로 당신을 밤새 지켜볼 수 있도록.

 

다시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詩 감상] 허 영 숙 시인

안 받을 것을 알면서도 신호음으로 전달되는 내 그리움이 당신의 공간에 스며들기를,

소리의 눈으로라도 당신을 보고 싶고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오늘도 나는 당신이 있을지도

없을지도 모를 당신의 공간속으로 전화를 건다.

 

[낭송가] 조 정 숙

시마을 낭송작가협회 회원

청마유치환 전국시낭송대회 대상

김영랑 전국시낭송대회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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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낚시와 K-관세행정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