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5 (금)

  • 맑음동두천 0.3℃
  • 맑음강릉 5.7℃
  • 맑음서울 2.0℃
  • 맑음대전 3.9℃
  • 맑음대구 5.0℃
  • 맑음울산 5.1℃
  • 맑음광주 5.6℃
  • 맑음부산 6.9℃
  • 맑음고창 4.1℃
  • 구름많음제주 8.1℃
  • 맑음강화 1.1℃
  • 맑음보은 2.1℃
  • 맑음금산 3.2℃
  • 맑음강진군 5.6℃
  • 맑음경주시 4.6℃
  • 맑음거제 3.4℃
기상청 제공

문화

[詩가 있는 아침]올챙이

시인 이동순, 낭송 박태서

 

올챙이_이동순

 

우리는 버림받은 자식인가요, 어머니

오늘도 뙤약볕 내리쬐는

논바닥에 한 움큼 물 고인 곳을

그나마 물이라고 오르내리며

그게 마지막 헤엄인 줄은 몰랐지요

한많은 당신의 알보재기를, 어머니

왜 갈라진 강바닥에 뿌리셨어요

있는 듯 마는 듯 조금 물 고인 곳이

처음엔 우리들의 고향인줄 알았습니다

하기야 우리들 고향이란 별 것 있나요

하늘 아래 모든 늪이 내 집이지요

끊임 없이 세상은 균열되고

우리들의 작은 늪이 말라붙네요

날마다 황토물 속을 오르내리며

부글대는 거품만 삼켰답니다

아 숨이 가빠져요 어머니

물을 주세요 물을 주세요

헐떡이는 아가미를 축이고 싶어요

어찌해서 우리에겐 발이 없나요

아무리 소리쳐도 눈하나 꿈쩍 않는

저 무뚝뚝한 논두렁과

바위들의 냉담이 나는 미워요

우린 끝내 논바닥에서 죽어갔지만

누구 하나 우리를 거두지 않았어요

망종 무렵 농부가 물꼬를 틔우고 나서

맑은 여울은 가만히 다가왔습니다

여울이 깊은 잠을 흔들어 깨울 때

우리들 버림받아 굳어진 몸은

푸른 물위에 가비야이 떠서

아주 먼 곳으로 흘러갔습니다

 

[시인] 이 동 순

· 1950년 경북 김천 출생

· 경북대학교 대학원 국문학 박사

·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 시집 『개밥풀』 『물의 노래』 『지금 그리운 사람은』 『철조망 조국』 『그 바보들은 더욱 바보가 되어간다』 『꿈에 오신 그대』 『봄의 설법』 『가시연꽃』 『기차는 달린다』 『아름다운 순간』 『미스 사이공』 『마음의 사막』 등

· 분단 시대의 매몰 문학 복원 사업을 위해 『백석 시 전집』, 『권환 시 전집』, 『조벽암 시 전집』, 『이찬 시 전집』, 『조명암 시 전집』 등을 발간

· 기행산문집 『시가 있는 미국 기행』, 『실크로드에서의 600시간』

· 평론집 『민족시의 정신사』, 『시정신을 찾아서』, 『한국인의 세대별 문학 의식』, 『잃어버린 문학사의 복원과 현장』 등

· 제22회 정지용문학상, 2009년 제1회 난고문학상 수상

 

[詩 감상] 양 현 근

가슴 아프게 읽히는 시다.

가진 것 없이 태어나서 평생 어렵게 살다 간

이 땅의 가난한 민초들의 삶을 올챙이에 비유한 작품이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가난에도 헤어나지 못하는

서민들의 애환과 팍팍한 일상이

가뭄에 시달리는 올챙이의 가파른 생을 닮았다.

눈 하나 까딱하지 않는 세상의 무관심과

냉담한 세태에 대한 비판이 통렬하다.

망종 무렵 드디어 물꼬가 트였지만,

뒤늦게 흐르는 맑은 여울물이 무슨 소용이랴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

 

[낭송가] 박 태 서

시마을 낭송작가협회 부회장

재능시낭송대회 은상

서울교통공사 재직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낚시와 K-관세행정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
[초대석] 세무법인 와이즈앤택스 최시헌 회장, 김선명 대표 "변화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최고의 세무서비스"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사진=이학명 기자) 지난 2023년에 이어 2025년에 치러진 한국세무사회 제33대와 제34대 임원 선거에서 부회장으로 선출돼 3년째 주요 회직을 수행해 온 최시헌 부회장과 김선명 부회장이 올해 1월 세무법인 와이즈앤택스를 설립하고 최고의 세무 컨설팅과 세무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꿈을 안고 본격 출범한 지 1년 가까이 됐다. 대구지방국세청장으로 국세공무원을 마감한 최시헌 세무사가 회장직을 맡았고, 세무 고시 출신의 김선명 세무사는 대표세무사로서 법인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김준성, 김민식, 박정준, 민규태 세무사 등 4명의 젊은 세무사가 합류해 분당 본점과 분당 서현, 경기 광주, 서울 용산 등을 거점으로 하여 활발한 업무를 전개하고 있다. 낙엽이 거리를 뒤덮고 있던 11월 중순, 분당 본점에서 최시헌 부회장과 김선명 세무사를 만나 와이즈앤택스의 설립 과정을 돌아보고, 향후 법인을 어떻게 이끌어 갈 예정인지 알아봤다. Q. 우선 성공적인 법인 설립을 축하합니다. 올해 1월 각자 활동하시던 세무사사무소를 합쳐서 새로운 세무법인을 설립하셨는데요. 어떤 계기가 있었습니까? (최시헌 회장) 저는 20년 연말 대구지방국세청장을 끝으로 공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