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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7월까지 세금 261조원, 진짜 ‘세수호조’일까…승부처는 8‧9월

금리상승‧스태그플레이션‧대중무역적자…가파른 경기침체
상하반기 급작스런 경기변동에 기업 위축 우려
기업 돈 주머니 열려야 법인세 목표 달성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올해 7월까지 거둬들인 세금이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37.2조원 더 걷힌 26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달이 걷히는 소득세도 나름 잘 걷혔지만, 주축은 지난해보다 24조원 더 걷힌 법인세다. 하지만 아직 법인세 올해 목표인 104조원이 되려면 8~9월 법인세 중간예납 시즌에 30조원 이상 더 걷혀줘야 한다.

 

중간예납은 내년도 낼 세금을 예납 형식으로 미리 내는 돈인데 예납이 많을수록 기업 입장에선 운용수익이 줄어든다. 정부가 내년도 세제혜택과 세율인하 등을 미끼로 협조를 요청하고 있긴 하지만, 고환율‧고금리 등 대외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이 선뜻 법인세 예납금을 내놓을지 미지수다.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는 세금 중 가장 큰 세목으로 국가재정의 뿌리 중 뿌리다.

 

국회와 정부가 당초 목표로 잡았던 올해 총 국세수입 목표는 343.4조원이었고 이중 소득세 105.8조원, 법인세 74.9조원, 부가가치세 77.5조원이었다.

 

윤석열 정부는 코로나 자영업자 지원을 추진하면서 세금 목표치를 396.6조원으로 53.2조원 올려잡았다.

 

주축은 소득세와 법인세였다. 올해 소득세 목표는 127.8조원으로 22조원이 뛰었고, 법인세 목표는 104.1조원으로 29.2조원으로 두 세목에서만 51.2조원 확보를 약속했다. 두 세목만으로도 2차 추경 목표치 96.2%를 차지한다.

 

정부는 소득세에 대해서는 그리 큰 걱정 하지 않는 모습이다. 주택 양도소득세 위축이 우려되긴 하지만, 소득세는 물가상승률에 따라 다달이 꼬박꼬박 확보되는 세금이다. 인플레이션 증세의 힘은 막강하며, 이미 7월까지 연간 목표 127.8조원 가운데 80.7조원이나 확보했다.

 

 

◇ 흔들리는 법인세 30조

 

우려는 법인세다. 법인세는 경기변동 영향을 직격으로 받는다.

 

코로나 19 시기 2020년 법인세는 55.5조원으로 마감됐다. 전년도인 2019년 법인세가 72.2조원이었다. 16.7조원이 코로나 19 영향 한 번에 줄어든 것이다.

 

그런데 지난 3월 대선 직후 기재부는 법인세 연간 세금목표를 정부 최초 예산안(74.9조원)보다 30조원 가량 추가로 높여잡은 104.1조원으로 상향조정했다.

 

당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얼굴에서는 전혀 불안함이 포착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기업 영업실적이 워낙 호조세였기 때문이었다.

 

한국거래소의 4월 4일 발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2021년 영업이익 실적은 전년도 대비 58.21%나 급상승한 106조8410억원에 달했다. 전년도 실적을 바탕으로 걷는 3~5월 법인세가 두 자릿수 가까이 상승할 거라는 건 쉽게 추정할 수 있었다.

 

5월까지 거둬들인 법인세는 실제 58.5조원이었고, 3월 27조원, 4월 20.3조원, 5월 9.5조원 등 3개월간 56.8조원이나 걷히며 시원하게 세금 순풍이 불었다.

 

기재부가 30일 발표한 7월 국세수입현황도 상당히 양호하다.

 

7월까지 거둬들인 법인세는 65.6조원이고, 연간 목표치의 63.0%를 달성했다. 최근 5개년간 동월 달성비중이 59% 초반대였다.

 

관건은 8월과 9월이다. 법인세는 수납시기 특성상 이 시기(법인세 중간예납)를 넘어가면 법인세를 끌어올 요인이 그리 많지 않다. 기업의 자발적인 경정 납부, 12월 결산 외 법인의 세금 납부, 세무조사나 사후검증을 통한 추징통보로 끌어들일 수 있는 세금은 그리 많지 않다.

 

적어도 이 시기 30조원 정도는 벌어둬야 윤석열 정부 첫 세금펑크란 타이틀을 회피할 수 있다.

 

 

◇ 경제상황 ‘우울’…기업 돈 주머니 열까

 

그런데 5월 2차 추경 당시 기재부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이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러-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및 코로나 양적완화 등으로 인한 물가상승 등 가파른 경제침체다.

 

지난주 잭슨홀 회동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올해) 또 한번 이례적으로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며 “멈추거나 쉬어갈 지점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월가와 한국 증시에서는 8월 초 소비 상황이 예상보다 괜찮다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전망 아닌 희망을 내놓았지만, 연준은 경기가 가라앉더라도 경제를 붕괴시킬 수 없다고 못 박아 버렸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예상 범주 내였다며 맞장구쳤다.

 

이는 세 가지를 의미한다. 박근혜-문재인 정부 9여년 동안 이어진 이례적인 저금리의 문이 닫히고 있다는 것과 기업 자본조달 비용이 늘어난다는 것, 경제침체 속도가 보다 가속화된다는 것이다.

 

해외투자은행도 한국 경제에 대해 냉정한 판단을 내리고 있다. 국제금융센터가 8월 19일 발표한 7월 말 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은 1.7%로 타진된다.

 

바클레이스·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씨티·크레디트스위스·골드만삭스·JP모건·HSBC·노무라·UBS 등 주요 9개 해외 투자은행들의 진단이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고환율, 대중국간 무역적자가 겹치면서 고물가, 불경기 쌍끌이 침체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한국기업은 외환위기 이래로 늘 재무구조 개선을 해왔다. 잘 될 때도 자산 저축에 무게를 두었기에 내야 할 돈(세금)도 가급적 미루는 것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낼 돈이 크면 쥐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익이다.

 

 

◇ 기업 성실납세, 이연 법인세 ‘희망’

 

위 요인을 감안하면 기재부가 지난 5월 2차 추경 당시 하반기 경제침체를 예측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법인세는 상반기에 정기분을 걷고, 하반기에 정기분의 절반을 사전예납 방식으로 거둬간다.

 

실제 2021년의 경우 6월까지 법인세 39.7조원을 거뒀고, 8~9월에는 6월 누적 실적의 절반 가량인 23.5조원을 거뒀다.

 

이 전제하에서 1~6월 법인세가 60조원 정도 걷히는 게 확정적이라면, 하반기까지 합해 총 104.1조원 걷는 것은 무리한 계산이 아니다.

 

8~9월에 정기분 60조원의 절반인 30조원을 거둘 수 있고, 나머지 달에 12월 결산 외 기업 법인세‧세무조사‧사후검증 등으로 10여조원 정도 채우는 게 불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이는 상하반기 경기변동폭이 크지 않을 때 가능하다는 또다른 전제가 있을 때 가능하다.

 

이례적인 기업실적 호조에 뒤이어 바로 이례적인 경제침체가 이어진다면 이 진폭의 크기만큼 법인세 중간예납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중간예납은 통상 정기분의 절반을 내지만, 경영이 어려울 경우 안 내거나 조금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희망은 기업이 중간예납에 성실히 응해주는 것과 2021년도 코로나 세정지원 명목으로 미뤄준 세금이 올해 잘 거둬들여지는 것에 달렸다.

 

기획재정부 측은 추경예산 대비 진도율은 65.8%로 최근 5년 평균(최대‧최소 제외)보다 1.5%p 높은 수준이라며 올해 국세수입은 추경예산(396.6조원)보다 0.4조원 더 많은 397.1조원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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