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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지난해 제조업 생산지수 '참혹한 성적표'...성장 발목잡은 정부

건설 생산지수 늘었지만 신규수주 마이너스
역대 첫 –4.0대 제조업 생산지수 하락, 제조업 가동률 '둔화'
물가 상승에 의‧식 다 줄였다…고물가에 먹거리 소비 첫 2년 연속 마이너스
경제 마중물 잠가버린 尹정부, 정부 영역도 공식집계 내 첫 마이너스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지난해 한국경제 전산업 가운데 광공업과 공공행정 생산지수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2000년 이후 마이너스를 기록해도 –0.2 수준이었던 광공업 생산지수는 -4.2나 밀려났고, 공공행정은 아예 2000년 이후 첫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통계청은 31일 전(全)산업 생산지수가 포함된 ‘2023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 동향’을 31일 발표했다.

 

전산업 생산지수는 2020년을 기준으로 한국경제 각 주요 부문별 활동량을 집계한다.

 

세부적으로는 광공업(제조업 포함), 건설업, 서비스업, 공공행정, 농림어업별로 생산지수를 표시하며, 경기를 얼마나 타느냐에 따라 ▲광공업(경상 및 무역)‧건설업(부동산) ▲서비스업(내수)‧공공행정(정부 활동) 부문으로 나뉜다.

 

전반적으로 무역과 부동산은 국내외 경기 동향의 영향을 받으며, 돈을 벌 때와 돈을 못 벌 때 격차가 크다. 그럴 때 한국경제는 내수와 정부 활동이 버텨주는 힘으로 페달을 돌린다.

 

내수는 물가와 명목임금 상승으로 마이너스를 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경기 따라 크게 위축되기도 한다. 이럴 때는 정부 지출이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한다. 정부만은 경기가 어려워도 세금과 국채 회전으로 자금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 1. 정부는 부동산 금융 푸는 데 역량을 발휘했다

 

지난해만 들여다보면 부동산은 좀 좋아진 거 같지만, 올해부터는 불투명하게 됐다.

 

2023년 건설업 생산지수는 103.2였다. 건설업 생산지수는 2020년 100.0에서 2021년 93.3, 2022년 95.8로 내려갔지만, 정부 정책이 식었던 건설업을 다시 달구어냈다.

 

▲보금자리론 ▲다주택자 보유세 완화 등 부동산 이익보장 ▲건설사 PF 지원 등 정부의 융단폭격식 정책이 있고 난 뒤의 일이었다. 2023년 한국 정부의 역량이 부동산 금융을 돌리는 데 집중되었음을 보여준다.

 

정부 정책은 짓는 중인 부동산을 살려놨을지 몰라도 부동산 경기 자체는 살리지 못했다. 지난해 신규 건설수주가 2022년도보다 –19.1%나 빠졌고, 철도‧궤도 등 토목(20.0%)에서 증가율을 주택 등 건축(-30.6%)의 하락이 전체 추세를 깎아 먹었다.

 

 

◇ 2. 세계 경기 탓하는 동안 제조업이 망가졌다

 

한국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수출이 장기인 나라지만, 항상 잘하는 것은 아니다. 세계 경기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한다.

 

한국의 광공업(광업+제조업) 생산지수는 과거 여러 위기에도 견실했었다.

 

딱 세 번 광공업‧제조업 생산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적이 있었는데, 2009년 금융위기, 2015년 박근혜 정부와 수출 위기, 2020년 전 세계 코로나 유행이었다.

 

이 시기 전년 대비 생산지수는 광공업의 경우 2009년 –0.1, 2015년 –0.2, 2020년 –0.3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낙폭을 잘 방어해냈다.

 

제조업 생산지수도 2009년 –0.2, 2015년 –0.2, 2020년 –0.2에서 방어했다.

 

단, 윤석열 정부는 예외였다.

 

2023년 광공업 생산지수는 전년 대비 –4.2, 제조업은 –4.3이나 폭락했다. 과거 낙폭의 14~21배나 급락했다.

 

징조는 과거 여러 장면에서 관측할 수 있었다.

 

2000년 이후로 한국의 제조업 재고율은 대체로 100.0% 밑이었는데 2021년 8월을 기점으로 재고율이 100%를 넘어가기 시작했다. 재고율은 팔지 못한 물건이나 원자재가 쌓일 때 올라간다.

 

대선이 있던 2022년 5월까지 재고율은 105.0%대 또는 그 아래였지만, 제조업 재고율은 2022년 6월 110.2%까지 올라가 버렸고, 2022년 12월에는 118.3%까지 솟구쳐 버리고 말았다.

 

윤석열 정부는 최소한 인수위 시절 아니라면 2023년도 경제정책을 꾸릴 때 이 분야 관리를 들어갔어야 했다. 2023년 제조업 재고율은 4월 130.0%까지 올라갔다가 이후 빠지기 시작해 10월 123.3%, 12월 107.7%로 내려갔다. 지난해 가을을 기점으로 수출이 조금씩 회복된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재고율이 내려갔지만, 제조업이 회복된 것은 아니다.

 

2023년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1.3%로 2020년 전 세계 코로나 유행 때(71.1%)를 제외하면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코로나 사태가 종식된 지금, 한국은 코로나 사태급 위기를 겪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설명은 공교롭게도 2015년 박근혜 정부 때의 설명과 비슷하다. 박근혜 정부는 반도체 경기 하강 사이클, 세계 경기 탓을 하면서도 금융을 풀어 부동산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광공업‧제조업 생산지수의 하락은 박근혜 정부를 포함, 그 어떤 정부 때 하락 폭보다 수십 배에 달하는 심각한 하락이며, 이에 대한 경제정책 실패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 3. 물가 상승에 서민들은 먹거리를 줄였다

 

지난해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115.2로 물가상승의 영향 등으로 지수 자체는 전년 대비 3.2포인트 상승했다.

 

승용차를 제외한 소매판매액 지수는 금액(경상지수)만 보면 116.3으로 2021년(109.8)보다 높았고, 2022년(116.5)에도 상승을 기록했다.

 

요즘은 여유가 있는 사람들에게 지금은 소비하기 좋은 시절이다. 국산차는 2022년 97.2에서 2023년 104.9, 수입차는 2022년 123.4에서 130.4로 훨훨 날았다.

 

하지만 경상지수에서 물가 상승효과를 제거한 불변지수(실질지수)로 돌려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소매판매액 총지수는 2021년 105.8, 2022년 105.5, 2023년 104.0으로 정체 후 하강구조이며, 승용차를 제외한 소매판매액 지수는 2021년 106.5, 2022년 106.1, 2023년 103.7로 훅 떨어진다.

 

코로나 보복 소비 효과를 제거하기 위해 2022년부터 보게 되면 가전은 2022년 103.5에서 2023년 94.1로 내려앉았고, 의복은 119.9→117.4, 신발 및 가방은 121.9→115.1, 음식료품은 98.5→95.9, 화장품은 104.0→92.0 줄었다.

 

통신기기 및 컴퓨터는 102.8→103.6으로 늘었다.

 

이중 음식료품의 하강은 보기가 고통스러울 정도다.

 

경기가 어려울 때 서민들이 가장 먼저 지출을 줄이는 분야가 음식료품이긴 하지만, 그래도 먹는 것은 사람들의 가장 최소한의 욕구다.

 

음식료품 판매지수가 집계된 2005년 이후 이 분야 실질지수는 하락한 적이 없었다. 그 어렵다던 금융위기, 코로나 위기에도 음식료품 실질지수(불변지수)는 천천히 증가해왔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에서는 이 분야에서 마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21년 음식품 분야 소비판매액지수는 전년 대비 1.0이 늘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 들어 2021년 101.0, 2022년 98.5(전년 대비 2.5↓), 2023년 95.9(2.6↓)로 2개년도 연속 마이너스를 쳤다.

 

반면, 식당 및 매대 가격을 반영하는 경상지수는 2021년 106.4, 2022년 109.7(3.3↑), 2023년 112.1(2.4↑)로 급상승했다.

 

이 말은 물가가 급속도로 늘면서(경상지수) 먹거리 소비(실질지수)를 크게 줄였다는 뜻이 된다. 경상지수에서 물가효과를 제거하면 실질지수가 나온다.

 

원자재 상승 탓도 있겠지만, 정부가 전기‧가스‧수도 등 주요 공공요금을 모두 두 자릿수로 올리면서 물가에 기름을 끼얹었다. 정부는 앞으로도 공공요금을 크게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4. 정부는 가속이 필요할 때 브레이크를 밟았다

 

정부 설명대로 세계 경기가 좋지 않았을 수 있다. 이로 인해 한국경제에 금융위기, 코로나 대유행 그 이상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역대 정부들은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부를 포함해 늘 정부의 역할을 유지해왔다.

 

경기가 어려워도 공공행정 생산지수를 상향 유지해 민간에서 페달을 힘겹게 밟을 때 공공은 보조모터 역할을 했다. 현대 경제학‧재정학 교과서가 거꾸로 바뀌지 않는 이상 이는 원칙이었고, 당연한 일이었다.

 

연 단위 공공행정 부문 생산지수 증감을 보면 2001년 0.9, 2002년 1.4, 2003년 1.1, 2004년 1.6, 2005년 2.5, 2006년 1.9, 2007년 1.4, 2008년 1.4, 2009년 4.0, 2010년 1.1, 2011년 0.1, 2012년 1.7, 2013년 1.2, 2014년 2.1, 2015년 2.6, 2016년 2.5, 2017년 1.8, 2018년 2.2, 2019년 3.3, 2020년 2.9, 2021년 6.6, 2022년 1.5를 기록했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지점은 2009년과 2014~16년, 2021년의 동향이다. 2009년엔 금융위기, 2014~16년은 반도체 경기하강, 2021년에는 코로나 19가 있었다.

 

당시 정부들은 보수, 진보할 것 없이 정부 지출을 늘렸으며, 이는 위의 수치처럼 고스란히 공공행정 생산지수에도 기록됐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세계 경기가 좋지 않아 수출이 어려웠다고 앵무새처럼 외치면서도 윤석열 정부가 첫 예산안을 짜는 2023년 예산안에서 보조모터는커녕 브레이크를 밟았다.

 

그러면서 KOSIS에 기재된 2000년 이후 단 한 번도, 어떤 정부에서도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 없었던 공공행정 생산지수에서 2023년 –2.3을 찍어버렸다.

 

돈이 없었느냐, 아니다.

 

경제정책이란 게 상황에 따라 변할 수는 있지만, 불 끌 때는 기름이 아니라 물을 써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다.

 

2022년 정부 총지출은 639.0조원이었고, 2023년에는 638.7조원이었다. 준비된 실탄은 충분했고, 부족하다면 국채라도 발행하면 될 일이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경제팀이 윤석열 정부 경제팀보다 머리가 부족하거나. 무능하거나, 재정을 방만하게 써서 위기 때마다 정부 지출을 늘렸던 것이 결코 아니다. 이들 정부도 건전재정을 상대적으로 매우 강조하던 정부였다.

 

 

◇ 5. 한국경제, ‘더 빨리’ 하강하나

 

윤석열 정부는 미국이 금리를 낮출 때 한국도 금리를 낮추어 저금리로 돈이 풀리는 것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책실장이 된 성태윤 연세대 교수의 학문적 사조는 레이건 정부에서 활동했던 리처드 얼 케이브스 하버드 명예교수, 그리고 그의 제자 엘하난 헬프만 하버드 교수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들은 민간에 저금리, 저세율로 돈을 풀면 정부가 돈을 쓰지 않아도 민간이 알아서 페달을 밟는다고 믿는다. 실업률 하락과 기업 투자 증대가 저금리로 인한 월급 가치(노동)의 하락, 물가상승을 상쇄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는 인구구조에 변화가 없다는 전제로 적용이 가능하며, 기업이 투자 증가율보다 저축 증가율(사내유보)이 높아지고, 서민들이 비혼화‧저출산으로 이동하면 어느 정도 1인당 GDP는 확보할지언정 경제 하강은 막을 수 없게 된다. 골드만삭스의 2075년 경제전망 리포트가 예견하는 한국의 미래다.

 

윤석열 정부는 사내유보를 더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법인세를 낮추고, 나아가 투자상생협력촉진세(투상세)를 폐지하려 했다. 투상세 폐지가 물거품이 되자 상속증여세 감세로 새로운 전선을 전개하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예측했던 2075년이 2070년이, 2065년이 될 지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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