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6 (토)

  • 흐림동두천 3.2℃
  • 구름조금강릉 9.8℃
  • 흐림서울 3.8℃
  • 구름많음대전 9.5℃
  • 맑음대구 9.7℃
  • 맑음울산 11.1℃
  • 맑음광주 11.0℃
  • 맑음부산 10.7℃
  • 맑음고창 10.8℃
  • 맑음제주 15.3℃
  • 흐림강화 4.0℃
  • 구름조금보은 7.3℃
  • 맑음금산 10.6℃
  • 구름많음강진군 10.4℃
  • 맑음경주시 10.4℃
  • 맑음거제 8.4℃
기상청 제공

문화

[최영준 소믈리에 와인레이블을 읽다]국가별 와인 이야기 <이탈리아편 II>

 

(조세금융신문=최영준 소믈리에) 다양성의 자부심으로 독립적인 와인을 만드는 나라 이탈리아.

 

로마 제국의 번성은 많은 산업을 발전시켰는데, 그 중 농업도 포함되었다. 물 대신 와인을 더 많이 마셨다는 이야기는 토양의 석회질이 풍부한 유럽지역에서 정수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물로 인한 병에 걸리기가 일쑤였고, 포도주는 이에 하나의 대체수단으로 포도주에 물을 희석

시켜 마시거나 와인을 마셔댔다.

 

혁신적인 시도로 기존의 전통 양조 방식의 틀을 깨고, 이탈리아 와인의 흐름을 바꿨던 일명 ‘슈퍼 토스카나’의 탄생과 건조한 포도로 만드는 독특한 전통 양조 방식까지, 과거와 현재를 잘 간직하고 있는 이탈리아 와인의 중심으로 떠나보자.

 

베네토 (북동부 지역)

베네토(VENETO)의 발폴리첼라 지역에서는 이탈리아 와인의 왕 바롤로에 비견되는 대항마가 존재한다. 오랜 역사를 가진 전통방식으로 만드는 ‘아마로네’가 바로 그것인데, 수확한 포도를 3개월 가량 건조시켜 풀바디함과 응축된 풍미를 즐길 수 있는 와인이다.

 

토착품종인 코르비나, 론디넬라, 몰리나라 등을 블렌딩하여 만드는데 그 방식이 좀 독특하다. 수확한 포도를 그늘에서 말려 포도가 절반 크기 정도로 쪼그라들 때까지 말려 당분을 응축시킨 후 와인을 만드는데 높은 당분 덕분에 높은 알코올을 얻을 수 있다. 와인은 풀바디하며, 졸인 듯 한 과실향이 도드라지고, 피니쉬가 길다.

 

 

최소 2년 숙성 후 판매가 가능하다. 이와 같은 방법을 ‘아파시멘토’라고 부르며, 일부 지역에서 화이트 와인을 만들 때 풍미와 바디감을 더하기 위해 사용하기도 한다. 여러가지 와인을 함께 마실 때, 아마로네가 껴있으면 반드시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할 와인이다.

 

토스카나 (중부 지역)

르네상스의 탄생지인 토스카나 지역은 문화와 자연이 함께 공존하며, 우리가 컴퓨터 배경화면으로도 가장 많이 만나는 풍경이 바로 이 지역이다. 이탈리아에서도 예로부터 가장 주목받는 와인지역으로 현재도 많은 개발과 시도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지역으로, 원산지 통제 명칭의 범주에 들어가려면 기본적으로 토착 품종인 산지오베제가 베이스로 최소 80% 이상을 차지해야한다. 그러나 토스카나는 이러한 법규를 가장 안 지키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마치 이탈리아 양조의 반항아들이 모두 모여있는 곳 같다.

 

DOC 혹은 DOCG의 좋은 등급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맛있는 와인을 만들기 위해 서로 경쟁한다. 이런 등급을 가리지 않는 개척자정신의 시작점은 196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0년대 초반까지 토착 품종으로만 와인을 만들던 이탈리아에서 유럽품종인 카베르네 쇼비뇽, 메를로, 카베르네 프랑스 포도를 들여와 이탈리아 포도 품종 ‘산지오베제’를 블렌딩하거나 혹은 배제하고 와인을 제조하였다.

 

당시 자국의 포도 자체에 자부심이 강한 이탈리아에서 이런 시도는 이례적이었는데, 토스카나지역의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출품됐던 와인이 1등을 하면서 사단이 벌어졌다. 토착 품종이 아닌 카베르네 쇼비뇽, 즉 유럽 포도 품종을 주 품종으로 사용한 와인이었는데, 그 와인이 바로 볼게리 지역에서 생산된 ‘사시까이야’이다.

 

이후에 같은 지역에서 ‘티냐넬로’, ‘오르넬라이아’ 등 유수의 와인들도 많이 나왔는데, 이러한 고가의 특급 와인들이 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토착 품종이 주 품종으로 사용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해 최고 등급으로 분류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너리하다.

 

사실 토스카나하면 슈퍼 토스카나 와인말고도 예전부터 훌륭한 와인이 많다. 그 전통의 중심에는 바로 ‘끼안티 지역의 와인’ 이 있는데, 가격대비 최고의 와인이다. 토마토 소스의 파스타 혹은 피자와 함께라면 단연 산지오베제로 만든 끼안띠 와인이 가장 무난하게 잘 어울린다.

 

중간 이상의 산도와 뚜렷한 붉은 계열의 과실향, 그리고 무겁지 않은 바디감까지 테이블와인으로 매일 마시기에는 정말 좋은 와인이다. 조금 더 고급스러운 전통을 맛보려면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Brunello di Montalcino),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Vino Nobile diMontepulciano)가 있다.

 

산지오베제의 고급 버전으로 보면 되며, 부르넬로 디 몬탈치노의 경우 법적으로 4년 이상의 숙성 후 출고할 만큼 공들여서 만드는 와인이다. 숙성된 만큼 농익은 듯한 과실향이 일품이며, 향에서 주는 매력 덕분에 하루종일 와인잔에 코를 박고 있고 싶게 만든다. 로쏘 디 몬탈치노(Rosso di Montalcino)는 어린이 버전으로 가볍게 마시기에 좋다.

 

[프로필] 최 영 준

• 현대 그린 푸드 EATALY MANAGER / SOMMELIER
• 제14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 2위
• 제1회 아시아 소믈리에 대회 FINALIST
• Korea Wine Challenge 심사위원
• 전) W Seoul Walker-hill Chief Sommelier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낚시와 K-관세행정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
[초대석] 세무법인 와이즈앤택스 최시헌 회장, 김선명 대표 "변화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최고의 세무서비스"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사진=이학명 기자) 지난 2023년에 이어 2025년에 치러진 한국세무사회 제33대와 제34대 임원 선거에서 부회장으로 선출돼 3년째 주요 회직을 수행해 온 최시헌 부회장과 김선명 부회장이 올해 1월 세무법인 와이즈앤택스를 설립하고 최고의 세무 컨설팅과 세무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꿈을 안고 본격 출범한 지 1년 가까이 됐다. 대구지방국세청장으로 국세공무원을 마감한 최시헌 세무사가 회장직을 맡았고, 세무 고시 출신의 김선명 세무사는 대표세무사로서 법인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김준성, 김민식, 박정준, 민규태 세무사 등 4명의 젊은 세무사가 합류해 분당 본점과 분당 서현, 경기 광주, 서울 용산 등을 거점으로 하여 활발한 업무를 전개하고 있다. 낙엽이 거리를 뒤덮고 있던 11월 중순, 분당 본점에서 최시헌 부회장과 김선명 세무사를 만나 와이즈앤택스의 설립 과정을 돌아보고, 향후 법인을 어떻게 이끌어 갈 예정인지 알아봤다. Q. 우선 성공적인 법인 설립을 축하합니다. 올해 1월 각자 활동하시던 세무사사무소를 합쳐서 새로운 세무법인을 설립하셨는데요. 어떤 계기가 있었습니까? (최시헌 회장) 저는 20년 연말 대구지방국세청장을 끝으로 공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