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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최영준 소믈리에 와인레이블을 읽다] 국가별 와인 이야기 <스페인편>

 

 

 

(조세금융신문=최영준 소믈리에) 이름만 들어도 뜨거운 느낌이 든다.

열정의 나라 스페인은 늘 전세계 탑 5위 안에 들 정도로 엄청난 생산량을 자랑한다.

 

불볕 더위가 이끄는 뜨거운 여름과 추운 겨울은 완숙미가 넘치는 포도를 재배하는데 있어 큰 강점으로 작용한다. 포도가 덜 익어 당분 축적이 안되어 알코올 발효를 걱정하는 일은 이 나라에서는 아주 드물다.

 

로마의 개척자로부터 시작된 스페인의 와인 산업은 17세기말에 들어서 영국인들에 의한 주정 강화 와인(쉐리)의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기회의 시장이 되기 시작했다. 19세기 후반, 전세계를 강타한 필록세라의 영향으로 인해 신대륙을 찾아 스페인으로 이주해온 다양한 와인생산자들의 의한 양조 기술 발전이 있었다.

 

대부분 프랑스-보르도 출신이 많았으며, 이들의 등장은 곧 스페인의 토착품종뿐만이 아닌 유럽 포도 품종의 개입으로 이어졌고, 블렌딩을 통한 다양한 시도와 기술혁신이 함께 이루어져 오늘날의 스페인 와인의 틀이 마련되었다.

 

스페인 북부 지역

 

오래된 영광을 누리는 곳, 리오하(Rioja)는 스페인의 와인 출발지부터 가장 각광받는 지역이었다. 프랑스와 가까워 보르도출신의 생산자들이 필록세라로 피해를 본 자신들의 주스를 채우기 위해 내려왔다가 자연스럽게 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졌다.

 

 

 

 

토착 품종인 템프라니요(Tempranillo)를 이용해 고품질의 레드와인을 생산하는 곳으로 내륙지역의 ‘리베라 델 두에로(Ribera del Duero)’ 와 함께 스페인의 양대 산맥인 지역이다.

 

리오하는 템프라니요의 본고장으로 대부분 100% 사용하거나, 일부의 가르나차(그르나슈)를 블렌딩해서 와인을 만든다. 이 지역의 핵심포인트는 숙성과정으로, 발효를 끝낸 와인을 아메리칸 오크에 옮겨 담아 다시 여러 해 숙성시킨 후 출고한다. 출고 시기를 늦춰서라도 품질의 향상을 위해 기꺼이 인내하고 기다린다.

 

그러나 양조 기술의 발전에 따라 최근에 들어서는 그 기간이 많이 짧아졌다. 이 지역 유명 와인으로는 ‘콘티노’, ‘마르케스 데 카사레스’가 있다.

 

스페인 내륙 지역

 

스페인 최고 와인은 어디에서 만들어질까, 단 한 개의 스페인 와인을 마셔야 한다면 무엇을 먹어야 할까.

 

리베라 델 두에로에서는 그 선택이 좀처럼 어렵다. 현재 스페인을 대표하는 와인 산지로 가장 비싼 와인을 만드는 동시에 정통성과 현대적 기술이 결합된 형태가 공존하는 지역이다. 마치 이탈리아의 볼게리 지역의 슈퍼 토스나카 와인처럼, 슈퍼스페니쉬 와인(토착 품종+유럽 품종)이 만들어지는 곳이다.

 

 

 

 

기본적인 베이스는 리오하와 마찬가지로 템프라니요를 사용하는데, 프랑스-보르도 품종인 카베르네 쇼비뇽이나 메를로 그리고 말벡 등을 보완용 블렌딩으로 사용한다.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서 산도를 잘 유지하고 깊게 깔리는 중후한 남성적인 매력의 템프라니요를 생산한다.

 

특별히 좋았던 빈티지에만 생산하는 ‘베가 시실리아’ 와이너리의 우니코(Unico)는 10여년의 오크 숙성 후 출고할 정도로 공을 들인다. 잘 녹아든 오크향과 탄닌감, 그리고 농후한 초콜릿 늬앙스는 오픈 직후 바로 시음자로 하여금 환상에 빠지게 만든다.

 

또한, 수령이 오래된 포도 나무에서 만드는 ‘도미니에 데핑구스’는 그 진하고 농밀한 맛에 한번 시음을 하면 한동안 그 맛이 입안을 맴돌게 할 만큼 강력하다.

 

스페인 남부 지역

 

세계 3대 주정 강화 와인 중 하나인 쉐리(Sherry)는 안달루시아 헤레즈(Jerez) 지역의 대표 특산품이다. 기본적으로 주정 강화 와인이란, 발효가 끝난 시점의 와인에 고강도의 알코올을 섞어 숙성 시켜 만드는 방식으로 쉽게 이야기해서 ‘알코올이 강화된 와인’이라고 보면 된다.

 

석회질이 풍부한 토양에서 토착 품종인 팔로미노(Palomino)를 사용하며 만들며, 쉐리는 식전주로 가볍게 마실 수 있는 드라이한 스타일부터 당미가 있는 디저트 와인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다.

 

또한, 솔레라 시스템(Solera System)이라는 독특한 방법을 사용하여 만드는데, 가장 오래된 나무통에서 와인을 뽑아낸 후, 가장 위쪽에 위치한 나무통에 뽑아낸 만큼의 와인을 채워가는 이 방법은 숙성과 품질의 균일화를 목적으로 고안된 방법이다. 품질 유지에 가장 효과적이며,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 응용하고 있다.

 

 

 

 

쉐리는 발효 과정 중에 생긴 플로르(Flor)라는 효모막을 가운데 두고 크게 두가지 타입으로 나뉘어서 만들어진다. 플로르로 덮인 효모막 아래 공기와 접촉없이, 온전히 내부에서만 숙성되는 피노(Fino)계열은 드라이하고 투명하며, 톡 쏘는 듯한 아찔한 향과 약간의 짠맛을 가져 식전주나 혹은 와인 그 자체만으로 즐기기에도 훌륭하다.

 

반면에 알코올 도수를 일부로 높여 플로르를 제거하고 (15.5% 이상 되면 플로르는 소멸한다) 공기와 접촉하며 말그대로 산화 숙성되는 올로로소(Oloroso)계열은 옅은 갈색을 띄고, 버터나 크림 같은 풍부한 바닐라 풍미가 군침을 돌게 만든다.

 

여기에 당미가 있는 품종 등을 첨가하여 디저트 와인으로 만들기도 한다. 쉐리 와인 중의 최고는 팔로 코르타도(Palo Cortado)로 1차로 플로르 아래서 숙성 후, 2차로 플로르 없이 숙성 시킨 쉐리로, 피노 계열의 톡쏘는 향과 올로로소 계열의 묵직한 바디감을 동시에 가진 와인이다. 워낙 극소량으로 제조되다 보니 구경하기도 어렵다.

 

스페인 레드 와인의 숙성연도에 따른 라벨 표시 사항

 

크리안자(Crianza) : 오크통 포함 2년 숙성기간을 거침

리제르바(Reserva) : 오크통 포함 3년 숙성기간을 거침

그랑 리제르바(Gran Reserva) : 오크통 포함 5년 숙성기간을 거침

 

 

 

[프로필] 최영준

• 현대 그린 푸드 EATALY MANAGER / SOMMELIER
• 제14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 2위
• 제1회 아시아 소믈리에 대회 FINALIST
• Korea Wine Challenge 심사위원
• 전) W Seoul Walker-hill Chief Sommel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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