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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최영준 소믈리에 와인레이블을 읽다]국가별 와인 이야기 <이탈리아편 III>

 

 

 

(조세금융신문=최영준 소믈리에) 다양성의 자부심으로 독립적인 와인을 만드는 나라 이탈리아. 로마 제국의 번성은 많은 산업을 발전시켰는데, 그 중 농업도 포함되었다. 물 대신 와인을 더 많이 마셨다는 이야기는 토양의 석회질이 풍부한 유럽지역에서 정수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물로 인한 병에 걸리기가 일쑤였고, 포도주는 이에 하나의 대체수단으로 포도주에 물을 희석시켜 마시거나 와인을 마셔댔다.

 

혁신적인 시도로 기존의 전통 양조 방식의 틀을 깨고, 이탈리아 와인의 흐름을 바꿨던 일명 ‘슈퍼 토스카나’의 탄생과 건조한 포도로 만드는 독특한 전통 양조 방식까지, 과거와 현재를 잘 간직하고 있는 이탈리아 와인의 중심으로 떠나보자.

 

이탈리아 중부 지역

중부 대표 지역의 1등 공신은 단연 토스카나 지역이지만, 남부로 갈수록 온화한 기후가 더해져 육질감이 탄탄하고 풀바디한 스타일의 레드와인들이 대거 나타난다. 과거 남부지역은 저가 와인을 벌크로 주로 만들었는데, 이 때문에 이미지 변신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북부지역보다 더욱 다양한 토착품종들이 나타나며, 등급에 구애 받지 않는 자유로움과 개성이 돋보인다.

 

 

 

 

중부지역의 토스카나 지역이 일종의 실험실(?)이었다면, 남부로 갈수록 지역별 특색이 돋보이는 토착품종들이 잘 자리 잡고 있고, 무엇보다 가성비 좋은 와인들이 주를 이룬다. 풀리아(Puglia)에서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이탈리아포도 품종 중 하나인 ‘프리미티보’는 뭉근하게 졸인 블랙 체리같은 진한 풍미와 풀바디함, 그리고 입안에 남는 약간의 단맛이 마치 ‘이탈리아산 맥심 커피’ 같은 느낌을 준다. (미국에서는 ‘진판델’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베수비오 화산으로 유명한 깜파니아(Campania) 지역에서는 과거 그리스에서 넘어온 품종들이 토착 품종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타우라시(Taurasi) 지역에서 만드는 알리아니꼬(Aglianico)와인은 단단한 탄닌감과 자연적인 산미가 높은 와인이다. 전형적인 만생종인 알리아니꼬는 유난히 천천히 익기 때문에 산미를 품은 채로 세상에 나오는데 이렇게 진한 색상의 높은 산미를 가진 와인은 별로 없기 때문에 더욱 유니크한 느낌을 준다.

 

화이트 와인의 명산지인 그레코 투포(Greco di Tufo)에서는 그레코 포도로 만든 청사과향이 감돌면서 미네랄리티가 뛰어난 와인을 만든다. 향긋한 꽃내음과 꿀 늬앙스를 풍기는 피아노(Fiano)화이트품종은 마치 세상 모든 여자들이 사랑할 수 있는 품종 같다. 차가운 샐러드와 먹거나, 별도의 음식없이 향을 음미하며 홀짝홀짝 마시다 보면 금세 한병이 비워진다.

 

Sicily_시칠리아

영화 ‘대부’의 배경이자 마피아의 도시로, 이탈리아 특산품인 올리브와 레몬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천혜의 자연경관과 거리마다 레몬과 올리브 나무들이 즐비해 있고, 우리나라의 제주도처럼 휴화산이 있는 곳이다. 신선한 식재료 조달이 가능해 과거부터 해산물요리가 크게 발달하였고, 유명한 레스토랑도 많이 모여 있다.

 

과거 화산폭발로 인해 토양은 미네랄이 풍부한 화산토로 이루어져있어, 여기서 생산되는 와인들은 특유의 미네랄이 있다. 과거에는 오로지 토착품종으로만 와인을 생산했으나, 유럽 포도 품종이 잘 정착하여 뛰어난 성과를 보이자 대부분의 와이너리들이 카베르네 쇼비뇽과 메를로 등 유럽 포도 품종을 사용하다가, 현재는 다시 토착 품종인 네로 다볼라(Nero d’Abola)와 네렐로 마스카레제(Nerello Mascarese)에 집중하고 있다.

 

붉은 과실향이 풍부하고 감초향이 감돌며, 꽤 단단한 스타일인 네로 다볼라는 시칠리아 특색 포도품종으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 약간의 매콤한 풍미를 가지고 섬세한 탄닌을 가진 네렐로 마스카레제도 그 후발주자로 달리고 있다.

 

 

 

 

Sardegna _사르데냐

달콤한 와인들만 판매하던 예전과 달리 드라이한 와인들을 많이 생산하고 있다. 과거 정부의 투자를 통해 벌크 와인을 생산하였던 지역이지만, 시칠리아 만큼의 영광을 누리지는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1700년대까지 스페인의 지배를 받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페인 포도 품종이 넘어와 토착 역할을 하고 있다.

 

가르나차 포도가 그것인데, 여기에서는 칸노나우(Cannonau)라고 부른다. 섬 전반에 걸쳐 스위트와 드라이타입을 만들고있다. 프랑스에서는 롤(Rolle)이라 부르는 포도인 베르멘티노(Vermentino)도 이 지역에서는 국민 청포도이다. 뚜렷한 시트러스 풍미와 아주 상쾌한 화이트 와인이다.

 

이 지역은 이탈리아의 최후의 보루로 남겨진 느낌이 든다. 수령이 오래된 포도가 즐비하고 있고, 시도되지 못한 토착품종들이 많이 남겨져 있다. 다양한 시도가 아직 필요하다. 슈퍼토스카나를 만든 야심찬 도전정신이 있는 와인 메이커의 부재가 아쉽다.

 

 

프로필] 최 영 준

• 현대 그린 푸드 EATALY MANAGER / SOMMELIER
• 제14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 2위
• 제1회 아시아 소믈리에 대회 FINALIST
• Korea Wine Challenge 심사위원
• 전) W Seoul Walker-hill Chief Sommel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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