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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詩가 있는 아침] 백일홍 나무에게 물어보렴

 

백일홍 나무에게 물어보렴 / 김희경

 

사랑이 무엇이냐고 묻고 싶거든

백일홍 나무에게 물어보렴

 

한겨울

노승의 지팡이처럼 서 있다가

봄 오는 길보다 먼저 길을 여는 나무

 

가지 하나하나

이파리 하나하나에

온 마음 기울여 걸어주며

혼신 다해 생을 던져내는 나무

 

화무십일홍

그런 건 그의 사전엔 없어

십일이면 어떻고 백일이면 어때

백 년이면 어떻고 천년이면 어때

그를 살리고 내가 죽는다 해도 어때

 

살갗 다 헤지도록 해 가는 줄 모르다

꽃지고 이파리 모두 떠난 후

온전히 내어주고도 죄인인 듯이

빈 몸 홀로 속울음 삼키는 나무

 

관절 마디마디 바람의 얼굴

자신만 모르는 맑디 고운 빛

그 깨끗한 영혼의 침묵

 

사랑이 무엇이냐고 묻고 싶거든

백일홍 나무에게 물어보렴

 

 

[시인] 김희경

부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부산지회 총무국장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어떠한 환경 속에서도 자기 삶을 열정으로 살아내는 백일홍 나무,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고통도 감내하고 화사한 꽃으로 피었다가 또 때가 되면 소리 없이 떨어지고 앙상한 모습으로 견뎌야 하는 삶을 반복하면서 그 자리에 꿋꿋하게 서 있는 모습, 지고 피는 생애 속에서 사랑의 기간이 얼마면 어떨까?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열정으로 피워내는 백일홍 나무, 그 세월 속에 웃고 웃는 삶이 사랑의 향기로 고스란히 피어난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전) 대한시낭송가협회 회장

(현) 대한시낭송가협회 명예회장

(현) 문화예술 종합방송 아트TV '명인 명시를 찾아서'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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