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7 (일)

  • 흐림동두천 9.0℃
  • 맑음강릉 14.2℃
  • 흐림서울 9.8℃
  • 흐림대전 10.3℃
  • 맑음대구 14.5℃
  • 흐림울산 13.7℃
  • 구름많음광주 9.3℃
  • 흐림부산 12.9℃
  • 흐림고창 9.5℃
  • 제주 13.6℃
  • 구름많음강화 8.1℃
  • 맑음보은 10.4℃
  • 흐림금산 10.5℃
  • 구름많음강진군 9.1℃
  • 구름많음경주시 11.5℃
  • 흐림거제 11.6℃
기상청 제공

[전문가칼럼] 실거주 이유로 갱신 거절 후 주택 매도한 임대인의 책임

 

(조세금융신문=임다훈 변호사) 주택임대차보호법이 2020년 7월 31일 개정된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이 인정되어 ‘2년+2년’의 임대기간이 보장된 것이 가장 크다. 그 주요 내용은,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갱신을 거절할 수 없지만, 자신 또는 그 직계존‧비속이 실제 거주할 계획이라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제8호).

 

그런데 임대인이 실제 거주할 계획임을 밝히면서 임차인의 갱신요구를 거절한 이후에, 자기가 실제 거주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임대한 경우에는 임대인은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

 

위와 같은 법문의 문구에 집중하면, 다른 사람에게 ‘임대’한 경우에만 손해배상책임이 있고, 다른 사람에게 ‘매도’한 경우에는 손해배상책임이 마치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임대인의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당한 임차인 입장에서는 임대인이 실거주를 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임대한 것과 매도한 것은 실질적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음에도 위와 같이 손해배상책임 유무가 달라지게 되는 것은 다소 부당하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일종의 법의 공백으로 보이는데, 입법 이후에 위와 같은 문제를 제기한 의견도 더러 있었다. 최근에 하급심에서 이에 관한 판결이 선고되어 소개하고자 한다.

 

매도한 경우에도 손해배상책임 있어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2. 14. 선고 2022가단5113218 판결]

 

주요 판시내용은 아래와 같다.

즉, 실거주 이유로 갱신 거절 후 제3자에게 임대한 경우와 매도한 경우는 실질적으로 같으므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물론, 위 판결을 두고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의 “임대”에 “매도”가 포함된 것으로 판시하였다고 이해해서는 안될 것이다.

 

위 판결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의 “임대”에 “매도”가 포함되지는 않으나, 그 위법성은 동일하다는 점에 비추어 매도행위가 일반불법행위(민법 제750조)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의하면 임대인은 ‘임대인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데, 위와 같은 사유는 그 사유 자체가 아직 발생하지 아니한 장래의 사태에 관한 임대인의 주관적 의도를 그 내용으로 하고 있고, 임차인 측에서 그 사유 발생 여부를 정확히 알기 어려운 사정이 있어 이를 제한 없이 인정한다면 위 사유로 인한 갱신 거절이 남용되어 사실상 계약갱신요구권의 의미가 퇴색할 우려가 있는 점,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⑤항에서는 ‘임대인이 실제 거주의 사유로 갱신을 거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없이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한 경우 임대인은 갱신거절로 인하여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제⑥항에서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규정은 ‘실제 거주의 사유로 갱신을 거절한 임대인이 실제로 거주하지 않고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한 경우’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정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을 뿐이고, ‘실제 거주의 사유로 갱신을 거절한 임대인이 실제로 거주하지 않고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매도한 경우’의 임대인의 행위는 ‘임대인은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①항을 위반한 행위로 보기에 충분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의 행위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①항을 위반하여 정당한 사유 없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거절함으로써 원고들의 계약갱신청구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에 따라 위 판결에서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6항에서 규정하는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에 관한 조항(구체적 손해액에 대한 증명 없이 법정된 액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을 근거로 할 수는 없으므로, 일반적인 손해배상에 관한 법리에 따라, 임차인의 중개수수료 및 이사비, 신규 임대차계약 관련한 손해를 ‘합리적인 범위에서’ 인정하였다.

 

위 판결은 하급심 판결이고, 현재 위 판결이 확정되었는지도 알 수 없으므로, 위 판결의 내용이 법원의 입장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다만, 실거주를 이유로 한 갱신 거절 후 매도한 경우에도 임대인의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판시한 범위에서는 상식적이고 타당한 판결로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주택임대인은 실거주를 이유로 한 갱신 거절 이후 ‘임대’한 경우만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주택임대차보호법이 규정하였다고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될 것이다.

 

 

[프로필] 임다훈 변호사 법무법인 청현 변호사

• 사법연수원 제45기 수료
• 사법시험 제55회 합격
•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졸업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배너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인터뷰]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 권역별 회원 교육에 초점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은 지난해 6월 총회 선임으로 회장직을 맡은 후 이제 취임 1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임 회장은 회원에게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지방회의 가장 큰 역할이라면서 서울 전역을 권역별로 구분해 인근 지역세무사회를 묶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 회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 6월에 치러질 서울지방세무사회장 선거 이전에 관련 규정 개정으로 임기를 조정해 본회인 한국세무사회는 물론 다른 모든 지방세무사회와 임기를 맞춰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물론 임원의 임기 조정을 위해서는 규정 개정이 우선되어야 하지만, 임기 조정이라는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처음이라 주목받고 있다. 임채수 회장을 만나 지난 임기 중의 성과와 함께 앞으로 서울지방세무사회가 나아갈 길에 대해 들어봤다. Q. 회장님께서 국세청과 세무사로서의 길을 걸어오셨고 지난 1년 동안 서울지방세무사회장으로서 활약하셨는데 지금까지 삶의 여정을 소개해 주시죠. A. 저는 1957년에 경남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8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대부분 그랬듯이 저도 가난한 집에서 자랐습니다. 그때의 배고픈 기억에 지금도 밥을 남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