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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과 전망

“6개월동안 월세 안내도 되나요?”

 

(조세금융신문=임다훈 변호사) 최근 부동산 관련 입법 중에 주택임대차보호법,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주택임대차는 계약갱신요구권 도입으로 기본적으로 4년의 임대차기간이 보장되는 변화가 있었고, 상가임대차는 최근 개정으로 6개월간 차임을 연체해도 계약을 해지하지 못하며, 코로나19로 인한 차임감액청구권이 도입되는 등 임차인 보호를 위한 강력한 제도가 마련되었다.

 

그런데 해당 제도에 대한 안내가 부족할 뿐더러 전문가임을 자처하는 비전문가들이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어, 일반인으로서는 개정법에 대한 오해가 있을 수밖에 없는 듯하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의 주요내용과 전망에 대해 알아본다.

 

6개월 차임연체해도 계약해지 못해

 

가게주인 A로부터 상가를 임차하여 치킨집을 운영하는 B가 있다. B는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수입이 반토막나서 월세를 제때 지급할 수가 없게 되었는데, 보아하니 임대인 A는 나쁜 임대인은 아닌 것 같은데 착한 임대인도 아닌 것 같다. 그런데 뉴스를 보니 상가임대차법이 개정되어서 6개월간 월세를 안내도 쫓겨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게 정말인가?

 

법이 이렇게까지 임차인을 보호한다니, 거짓말같이 들리겠지만 실은 사실이다. 2020년 9월 29일 개정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시행일 이후로 임차인이 6개월간 차임을 연체해도 임대인은 이를 이유로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하거나, 임대차계약을 해지하지 못한다. 기존법은 3기분의 차임연체사실이 있으면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므로, 기존법 3개월에 개정법 6개월의 기간을 더한 최대 9개월까지는 월세를 지급하지 않아도 쫓겨날 염려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두고 ‘6개월간 월세를 아예 안 내도 되는 것 아닌가’하고 내심 기대하는 임차인도 있지만, 그렇지는 않다. 나중에 6개월의 유예기간이 지나거나, 임대차기간이 끝나고 나서 보증금을 돌려줄 때는 해당 6개월간의 차임을 지급해야 하는 것이다.

 

임대인은 그동안 밀린 6개월간의 차임을 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 결국 임차인의 ‘차임지급의무’ 그 자체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고, 나중에 연체이자까지 더하여 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으므로, 무턱대고 좋아할 일은 아니다. 개정법이 규정하는 것은 6개월간 ‘해지’ 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일 뿐 월세 내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다.

 

이는 개정안 발의 과정에서 국회에서 논의가 많았다. 임대인으로서는 월세 수입이 6개월간 막힐 수 있다는 점에서 임대인의 사유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와 같이 제1급 감염병은 임차인 뿐만 아니라 임대인에게도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으로 작용하고, 특히 임대료가 유일한 소득원인 경우 차임이 연체되는 경우 생계에 큰 곤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높은 사회경제적 지위에 있지 않은 경우가 많음에도 일률적인 규율을 하여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부분이 개정 과정에서 논의되었으나 ‘6개월’간의 한시적 규정이라는 점, 영세임차인 보호의 필요성 때문에 결국 입법되었고, 위헌성 논의는 향후 헌법재판소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한 차임감액청구권 도입

 

종전에도 민법상 ‘차임감액청구권’이 있었다. 이는 임대차계약기간 도중 월세를 깎아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이다. 다만 ‘조세, 공과금, 기타 그 밖의 경제사정의 변동’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문구로 규정되어 있었다.

 

이에 근거해서 1998년 IMF 당시 울산 공항 내 카페, 음식점 임차인들이 공항 이용객 감소를 이유로 차임감액청구권을 행사한 사례가 있었는데, 2심까지는 임차인들이 이겨 차임을 감액받았으나, 대법원에서 이를 파기하였다. 이유는 ‘IMF와 같은 경제위기로 인한 매출 감소는 임차인들이 부담해야 할 경제적 위험’이라는 점에서였다.

 

이후 차임감액청구권은 ‘IMF도 안되는데…’라는 위화감에 실제로 행사된 사례가 거의 없었다. 이번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은 구체적으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 따른 제1급 감염병 등에 의한 경제사정의 변동’이라고 규정함으로써 코로나19가 차임감액의 근거가 된다는 점을 확실히 하였다.

 

그럼 치킨집을 운영하는 B는 A에게 차임감액을 어떤 방식으로 요구할 수 있을까. 제일 먼저는 ‘협의’를 하고 안되면 내용증명 등을 통해 권리를 구체적으로 행사하면 된다. 여기서 내용 증명은 추후 소송, 조정 등으로 적정 차임이 정해진 경우 권리를 최초로 행사한 시점이 되어 해당 시점으로 소급하여 차임을 감액받을 수 있으니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내용증명을 보낸다고 해서 차임이 자동적으로 감액되는 것도 아니고, 임대인이 이를 반드시 들어주어야 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므로, 다툼이 있는 경우 소송으로 가야한다. 다만 소송 이전에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가 대한법률구조공단 산하, 서울시 산하 등 여러 곳에 마련되어 있으니 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절차를 거칠 것을 추천한다. 시간과 비용 면에서 소송보다 간편하기 때문이다.

 

조정절차는 임차인의 신청으로 개시되는데, 적정한 임대료 감액 수준을 설정하기 위하여 각종 전문가가 주변 시세, 소득 변화 등을 파악하기 때문에 믿을만하다. 다만 상대방이 조정 테이블에 앉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 이를 강제하는 방법이 없고, 조정이 불성립된 경우 아무런 효력이 없다는 특수성은 감안해야 한다.

 

임대차 관계에서 빠른 변화 감지해야

 

코로나19와 관련해서 사실 우리나라보다 심각한 것은 유럽, 영미 등인데, 실제로 해외에서는 우리나라보다 먼저 이런 임차인보호조치, 즉 일정기간 동안 월세를 연체하더라도 계약 해지를 금지하는 조치를 도입한 상태다. 법은 현실을 뒤늦게 따라가기 마련인데, 최근에는 법이 재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막심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니, 상가 임대인, 임차인은 이러한 변화를 빠르게 감지해서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겠다.

 

[프로필] 임다훈 변호사 법무법인 청현 변호사

• OBS 행복부동산연구소 고정출연
• 사법연수원 제45기 수료
• 사법시험 제55회 합격
•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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