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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월 194만원씩 청년기본소득 준 독일…직장 다니며 매월 126만원씩 저축

기본소득 월 1200유로는 무엇을 변화시켰나
소득만족도 37%, 사회성 활동 6%, 지속적 노동, 삶의 질 대폭 향상
지인‧가족 지원‧기부 등 비대가성 부조로 월평균 25만원 지출
의류지출‧여행 늘고 사회적 만남 증가
독일경제연구소‧빈 경제경영대‧프랑크푸르트 금융경영대‧옥스퍼드대 연구 참여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독일 정부의 권위 있는 정책 자문 연구소인 독일 경제 연구소(Deutsches Institut für Wirtschaftsforschung, DIW 베를린)가 청년기본소득이 노동의욕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삶의 질을 크게 개선했다는 연구보고서를 냈다.

 

기본소득당 정책실은 14일 이러한 내용의 독일 비영리단체 ‘나의 기본소득’에서 진행한 ‘기본소득 실험에 대한 분석보고서’ 요약본을 공개했다(Pilotprojekt Grundeinkommen: kein Rückzug vom Arbeitsmarkt, aber bessere mentale Gesundheit. DIW Wochenbericht 2025 15).

 

해당 연구는 월 순소득이 1100~2600 유로(한화 178만원~420만원)인 만 21세~만 40세 청년 1687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2021년 6월부터 2024년 5월까지 3년간 매월 1200유로(한화 194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받는 실험군(107명)과 기본소득을 받지 않는 비교군(1580명)간 소비‧자산 형태와 주관적 삶의 질 개선 부분을 측정했다.

 

독일의 중위소득은 월 300유로 정도로 연구대상은 전체 소득자 가운데 정가운데 계층이다.

 

우선 실험군은 기본소득을 받은 후에도 직장을 그만두지 않았다. 주당 근로시간도 40시간으로 비교군과 거의 비슷했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주관적 삶의 질 평가에서 나왔다.

 

 

연구자들은 WHO 기준에 따른 우울증‧인지된 스트레스 척도를 통해 정신 건강 검사를 진행한 결과, 3년간 기본소득을 받은 실험군은 그렇지 않은 비교군보다 표준편차 상 42%(0.42)나 높은 삶의 만족도 수치가 올라갔다.

 

점수 지표상으로는 10점 만점에 실험군 7.6점, 비교군 7.1점이다.

 

단순 점수 차로는 커 보이지 않지만, 삶의 만족도 지수는 쉽게 올라가는 숫자가 아니다.

 

표준편차가 0.2~0.3 정도 증가했을 때 유의미한 증가세가 관측됐다고 보는데, 본 연구의 실험군의 표준편차 증가율은 42%(표준편차 0.42)로 매우 뚜렷한 증가세가 관측됐다.

 

기본소득을 받는 실험군에서 가장 비관적으로 삶을 바라본 사람조차도 다른 기본소득자들과 비슷하게 삶의 질이 늘어났다고 느꼈다는 뜻이 된다.

 

기본소득자들은 월 1200유로의 기본소득 중 617유로를 소비로 썼는데 어느 부분 지출을 많이 늘렸는지를 보면, 옷값 6%, 여가활동 6%, 여행 31% 등 사회성 지출을 늘렸다.

 

 

통상의 빈부 간 사회성 연구를 보면, 부자일수록 친구나 지인과의 만남이 상대적으로 잦고, 가난할수록 가족과 만남이 상대적으로 잦다.

 

사회적 만남을 하려면 아무래도 비용부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인데, 가난하면 밖에 나가는 것조차 위축된다.

 

기본소득자들은 사회성 지출을 늘렸는데, 그 결과 삶의 질 관련 질적부문 증가율은 ▲정신건강 30% ▲자율성 25% ▲삶의 동기 25% ▲건강‧수면 25% ▲수입 만족도 50% ▲여가시간 만족도 20% ▲사회관계 만족도 10% ▲작업 만족도 15%를 기록했다.

 

실험군의 3년간 정량적 변화들을 보면, 지인과 가족과 지내는 시간은 주당 3.8시간 증가, 수면시간 1시간 증가, 기본소득 지급액과 소득을 더해 월 저축액 779유로, 실험 초기와 비교해 1만 유로 이상 자산을 축적한 비율이 50%에서 87%로 올랐다.

 

또한, 월 128유로를 가족이나 지인을 돕기 위해 썼고, 월평균 기부금도 28유로에 달했고, 전체 실험군 가운데 기부자 비중이 40%에서 58%로 늘어난 것으로 보고됐다. 기부나 타인에 대한 부조가 늘었다는 건 자신에 대한 믿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비교군은 월 저축액이 332유로로 실험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실험 개시 후 3년간 1만 유로 이상 자산 축적 비율도 50%에서 73%로 오르는 데 그쳤다. 가족이나 지인을 돕기 위해 쓰는 돈은 월평균 50유로에 그쳤고, 월평균 기부금도 12유로 정도였다.

 

 

독일경제연구소는 연구 결과 관련 ‘정기적이고, 넉넉하고, 보장된, 무조건적인 현금 지급이 정신 건강과 웰빙에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라고 평가했다.

 

위르겐 슈프 독일경제연구소 책임연구자는 “참가자들은 노동 시장에서 계속 활동했고 책임감과 보살핌을 나타내는 방식으로 기본소득을 사용했다”라며 “보편적인 기본소득, 무조건적인 현금 지급은 위기의 시대. 시민의 사회경제적 안전과 회복력을 강화하고, 시민들이 더 큰 자신감을 가지고 미래의 격변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유호 기본소득장 정책실장은 “이번 연구는 충분한 수준의 기본소득이 주어질 경우 노동시장에서 근로자가 이탈할지, 소비만 하는 소모성 지출을 하는지, 삶의 질 개선에 영향을 줄지를 복합적으로 살핀 연구”라며 “독일경제연구소가 수행한 연구는 독일 정부가 정책을 수립할 때 근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신뢰성을 가졌다”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기재부 등 한국 관료 기관들은 뭔가 정책을 만들 때 정책을 돌려서 한국경제에 돈이 되느냐를 최우선으로 따진다.

 

경제효과 우선주의는 대기업이나 대형기관의 지원을 늘리고, 복지를 강하게 억누르고, 사회병리를 확산시키는 측면이 있는데, 한국의 높은 노인빈곤율‧자살율은 OECD 내 중남미 수준도 안 되는 형편없는 복지지출 수준과 관계있다.

 

2019년 기준 한국 복지지출 수준은 GDP의 6.9%로 OECD 평균의 반(13.3%) 정도에 겨우 미친다.

 

복지 안 하는 나라로 유명한 미국(7.6%), 코스타리카(8.3%), 콜롬비아(8.7%), 아일랜드(8.9), 호주(9.8%)보다도 낮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독일경제연구소를 포함해 비엔나 경제경영대학교, 프랑크푸르트 금융경영대학교, 옥스퍼드 대학교 등 권위 있는 기관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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