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2 (목)

  • 구름많음동두천 17.6℃
기상청 제공

개인정보위원장 "국외이전제한이 무역장벽이라는 美주장은 오해"

"美, 개인정보보호법을 표면적으로만 이해…美측에 오해라고 설명"
"SKT 개인정보 유출 꼼꼼히 조사…테무 조사는 5월 중 처분 예상"

 

(조세금융신문=최주현 기자) "미국이 한국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무역장벽이라고 주장한 것은 정책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

 

미국을 방문 중인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식당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한국의 개인정보보호법을 무역장벽으로 지목한 것에 대해 "저희가 보기에는 약간 오해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USTR은 지난달 31일 공개한 '2025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NTE)'에서 한국의 개인정보보호법이 개인정보의 국외 이전을 제한적인 경우에만 허용해 데이터 저장과 처리가 필요한 서비스에 장벽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 위원장은 "법 조항에 대해 표면적으로만 이해하고 실제 우리가 법을 어떻게 해석하는지와 실제 사례를 구체적으로 보지 않은 것 같다. 상당 부분이 오해라고 (미국 측에) 설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그 사례로 개인정보위원회의 개인정보 국외 이전 중지 명령을 언급하고서는 미국은 위원회가 중지 명령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고 위원장은 "중지 명령을 실제 내리기 위한 절차가 까다롭다. 위원회가 회의하기 전에 자문위원회도 만들어야 하고, 지금까지는 그 명령을 내린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개인정보보호법의 국외 데이터 이전 제한 조항이 외국 회사가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시점부터 적용된다고 오해하고 있다면서 "한국에서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메타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 불편함 없이 이용하고 (국내) 데이터가 미국으로 가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오해를 풀려고 이번 방미 기간에도 미국 측과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측이 정부 설명을 이해하냐는 질문에 "실무자들은 대체로 이해하지만 정부 당국이 '이해한다, 못한다'라는 식으로 반응하지는 않는다"라고 답했다.

 

고 위원장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구글 지도 반출 문제를 논의하는 범정부 실무협의체에도 참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정부는 군사시설 위치 등 안보에 중요한 지리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이유로 구글이 요청한 지도 정보 국외 반출을 승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이 이를 무역장벽으로 지목함에 따라 정부가 미국과 관세 협상 과정에서 반출을 허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고 위원장은 구글 지도 반출과 관련해 위원회의 역할은 찬반 입장을 제시하기보다는 법 해석 관련 지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위원장은 '지브리' 화풍의 이미지로 인기인 챗GPT의 이미지 생성 기능을 통해 초상권 등 개인정보가 도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위원회가 작년 챗GPT에 대해 실태점검을 하면서 개선을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비자가 원하면 정보를 수집하지 못하는 기능을 찾기 쉬운 곳에 넣으라고 권고했다면서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주고, 그걸 꼭꼭 숨겨놔서 찾기 어렵게 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SK텔레콤에 대해 "이용자 숫자가 2천300만명인가로 워낙 커서 꼼꼼히 봐야 할 것"이라면서 "위원회는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당연히 처분하는 게 아니라 안전조치를 제대로 했느냐 하지 않았느냐 그것을 판단하고 처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고 위원장은 개인정보 국외 이전 절차를 위반한 사실이 확인된 중국 쇼핑 플랫폼 테무의 경우 과징금을 책정하는 데 필요한 매출 관련 자료가 부족해 상세한 자료 제출을 요구한 상태라면서 "아마 5월 중에 처분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네티즌 의견 0

스팸방지
0/300자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 칼럼] 젊기도 설워라커늘 짐을 조차 지라고 해서야
(조세금융신문=손영남 편집국 부국장) 식당이나 술집 계산대 앞에서 옥신각신하는 모습은 우리에겐 일상과도 같다. 서로 내겠다며 다툼 아닌 다툼을 벌이는 모습이야말로 그간의 한국 사회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모습이었달까. 주머니의 가벼움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그런 대범함(?)은 그만큼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깔려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앞으론 그런 훈훈한 광경을 보지 못하게 될 확률이 높다. 요즘의 젊은 친구들, 그러니까 소위 MZ세대라고 불리는 층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기 때문이다. 자기가 먹지도 않은 것까지 계산해야 한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는 이들이 MZ세대다. 누구보다 실리에 민감한 세대인 탓이다. 그들을 비난할 의도는 전혀 없다. 오히려 그게 더 합리적인 일인 까닭이다. 자기가 먹은 건 자기가 낸다는 데 누가 뭐랄까. 근데 그게 아니라면 어떨까. 바꿔 생각해보자. 다른 사람이 먹은 것까지 자기가 내야 한다면 그 상황을 쉬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더구나 그게 자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작금의 연금 개혁안을 두고 MZ세대들이 불만을 토하고 있는 현 상황이 딱 그 꼴이다. 어렵게 번 돈을 노후를 위해 미리 쟁여둔다는 것이 연금의 기본 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