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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S협정, 식품 안전과 무역자유화의 조화 필수

  • 등록 2015.10.02 09:31:44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 미국산 쇠고기, 중국산 멜라민 그릇, 중국산 김치, 벨기에 다이옥신, 미국과 EU간 쇠고기 분쟁, 미국과 일본 간 사과 분쟁 등은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위생검역문제로 발생했던 무역 통상 마찰을 야기시켰다. 한 나라의 국민들은 오랫동안 살아오면서 자국만의 고유한 전통적 음식을 만들고 또 섭취해왔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생물학, 의학적으로 문제가 없음을 입증해 왔다.


이렇게 과거에는 Global이라든지 International이라는 것이 일상적인 게 아니었기 때문에 문제꺼리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글로벌화된 현재에는 식품 위생과 관련한 과거에 고려치 않아도 되었던 여러 가지 문제가 야기되었다.


외국의 농산물이 국내로 유입되면서 외국에만 있고 아직 우리나라에는 없는 병충해 등이 함께 들어오게 됐다. 그러면서 우리 생태계를 교란시키며 국민의 건강에 위해를 끼칠 우려도 낳게 됐다. 그렇다고 식품에 대해서 쇄국정책으로 일관한다면 더 중요한 것을 놓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지금은 마트나 시장에 나가보면 외국산 과일이나 식품이 넘쳐난다. 1980년대 라면 한 봉지 100원 하던 때에 바나나 한 개(한 송이가 아니다)에 1,000원 가량 했었다. 일반 서민들은 꿈에도 꾸지 못하는 고급 과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아마도 시장에서 제일 싼 과일 중 하나일 것이다. 문호를 개방하면서 그만큼 국민 삶의 질도 대단히 향상했음을 직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수입 식품에 관한 안전성을 최대한 확보하여 국민건강을 지켜주면서 수입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국가는 이를 위해 위생검역을 국경에서 관리하여 수입의 가부를 결정하게 된다. 수입하기 위하여 국내 보세구역에 반입되어 있는 물품에 대한 검역검사를 하게 되는데 기준에 미달하게 되면 반송하든지 폐기하여 국내 반입을 원천적으로 막는 것이다.


그런데 수입통관이 가능한지 여부를 따지는 식품기준이 나라마다 모두 상이하다. 어떤 나라는 매우 까다롭게 정할 수 있고 어떤 나라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개별국가가 주권국가로서 자국민의 건강을 위한 그 기준은 자국의 문화와 환경에 따라 자유롭게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준이 대부분의 국가는 국민들의 요구로, 그리고 환경 및 인간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하여 관련 규정의 입법이 매우 증대된 것이 사실이다. 또한 각국은 이것이 국제적으로 통제되지 못하는 것을 악용해 자의적으로 운영함과 동시에 수입을 규제하는 방식으로 종종 활용하였다. 그 결과로 국가 간 무역 분쟁과 마찰이 빈번히 발생시키는 요소가 된 것이다.


즉 식품위생기준들이 국제무역, 특히 농수산물 분야에서의 무역자유화에 걸림돌이 되어 일종의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각국의 수입산 농산물에 대한 위생검역수준을 매우 높여 놓으면 이에 대한 수입을 거의 할 수 없는 지경까지 갈 것이고 이는 WTO의 궁극적 목적인 무역자유화에 배치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WTO 협정 부속서 1의 A에서 ‘위생 및 식물검역조치의 적용에 관한 협정’(Sanitary and PhytoSanitary measures ; SPS협정)을 두고 있다. 이 협정의 골자는 식품첨가물, 오염물질(잔류농약, 중금속, 기타오염물질), 병원성 미생물, 독소등 4개 분야에 걸쳐 기준치와 규격을 국제적으로 정하고 이를 통과할 경우 식품의 교역을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이다.


1995년에 출범한 WTO 협정은 과거 GATT 체제와는 다른 특이한 방법으로 가입 회원국을 컨트롤하고 있는데 ‘일괄수락방식’이 그것이다. 이는 여러 내용을 한꺼번에 WTO 협정에 담고 이를 한꺼번에 회원국에 비준여부를 요청하는 형식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WTO 협정 내용 중 유리한 것만 취하고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슬그머니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여 회원국 전체가 동일한 규정을 적용하게 할 수 있는 독특한 방식이다. 그런 이유로 WTO 모든 회원국은 SPS 협정을 따라야 하는 의무를 지게 되는 것이다.


각국의 SPS 조치가 무역의 장벽이 될 수 없도록 한 SPS협정은, FTA가 일반화되고 앞으로는 더 일반화 될 것이라고 예상되는 현실에서 중요한 협정으로 조명받고 있다. 왜냐하면 진정한 자유무역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SPS와 같은 각종의 관세이외의 방해요소가 FTA를 통해 어떻게 해소되는지가 관건인 경우가 앞으로 많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국민의 건강도 지키고 무역 원활화에도 배치되지 않는 이 양날의 칼을 조화롭게 운영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SPS협정 제3조 1항1)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제기준을 준수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또한 동조 2항에 따라 관련 국제표준, 지침 또는 권고에 합치하는 위생 또는 식물위생 조치는 인간, 동물 또는 식물의 생명 또는 건강을 보호하는데 필요한 것으로 간주되며, 이 협정 및 1994년도 GATT의 관련 규정에 합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지난 광우병 파동에 따른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로 국가가 일시 마비되다시피한 사건을 모두들 기억할 것이다. 이와 같이 국가가 협정에 따른 국제기준을 무조건 따르게 된다면 정부와 국민에게 갈등의 소지를 안길 여지가 상당하다. 반대로 회원국이 협정에서 정한 국제기준보다 높은 수준의 위생검역조치를 시행하게 된다면, 회원국 간 국제적 무역 분쟁이 야기될 소지 또한 많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1995년 3월 열린 제1차 SPS위원회 회의에서 미국이 우리나라의 검역통관 절차에 대해 이의제기함으로써 호된 신고식을 치룬 바 있고, 우리나라와 관련된통상현안이 오랫동안 단골메뉴로 등장하였다. 최근 불거진 이슈로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인한 오염수 해양 유출사태로 일본산 수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이다.


방사능으로 오염되었을 수도 있는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서 정당한 권리로서 우리나라 정부는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에서 나오는 수산물의 수입을 전면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한 주요 언론은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말을 인용해 “한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는 내용의 칼럼을 실었다.


또한 "일본산 식품수입규제를 한 50개국 중 14개국은 이미 규제를 철폐했다"며 "WTO 협정 건강을 지키는 보호 무역 규제에서는 '과학적인 이유가 없는 자의적이고 부당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한국은 국민의 안전을 고려한 조치'라고 하지만 이는 WTO 협정에 위배되고 설득력도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일본이 WTO에 제소를 할 우려가 있는 대목인 것이다.


국민들은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엄격한 식품검역기준을 세워 철저히 관리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고, 반대로 국제사회는 자국의 수출에 방해가 되는 무역장벽의 철폐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상충되는 식품의 안전과 무역의 자유화는 포기할 수 없는 양(兩) 가치로서 이의 절묘한 조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다음 회에는 이렇듯 우리 실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SPS 협정 내용이 무엇을 담고 있는지 주요한 내용을 살펴보고, 더불어 이의 문제점과 개선점에 대해 우리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기로 한다.


*SPS협정 제3조 조화.

위생 및 식물위생 조치를 가능한 한 광범위하게 조화시키기 위하여, 이 협정에 달리 규정된 경우, 특히 제3항에 규정된 경우를 제외하고, 회원국은 자기나라의 위생 또는 식물위생 조치를 국제기준, 지침 또는 권고가 있는 경우 이에 기초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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