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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중고차 가격이 2억원을 넘는다고? 관세 감면규정의 활용가능 여부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확전되는 양상이다. 소비자 물가의 상승률은 한창 높았을 때보다는 한풀 꺾였다고는 하나 여전히 외식물가 등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물가의 상승의 이유로는 ‘코로나19’ 펜데믹 기간 각국에서 풀어버린 돈의 영향도 있겠지만 양국의 전쟁도 그 원인임은 부인할 수 없다. 국내외 경제는 매우 힘든 늪으로 빠진 형국이다.

 

그런데 최근 관세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체 중고차 수출량은 관세청 통관 기준 3만 7833대로 전년 동기(3만 3545대) 대비 12.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수출액은 2억 9036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억 4899만 달러)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 중고차의 평균 수출가격이 전년대비 크게 올랐다.

 

이렇게 된 원인에는 러시아로의 중고차 수출량과 수출금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서방국가가 대러시아 경제제재 수위를 높였고, 이러한 가운데 고가의 완성차가 러시아로 수출되는 것을 막았다. 따라서 중고차 수출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반사이익으로 덕을 보게 됐다.

 

러시아 수출 자동차의 단가가 2021년 대당 1만 9200달러(2439만원)이었던 것에 반해 지난해는 2만 9200달러(3709만원)로 51.8%인 1만 달러나 올랐다. 이는 평균값으로, FOB가격이 3억원∼1억 8000만원을 호가하는 중고차도 많이 팔려 나갔다. 러시아의 부호들이 벤츠 등 럭셔리 고급 승용차를 타고는 싶은데 탈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자 돈을 들고 고급차를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한국의 수출자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한국에 있는 완성차 대리점에서는 고급 승용차를 구매하고 관할 시‧도지사에게 신규자동차등록을 한 뒤 말소등록처리하여 러시아로 내보낸다. 이렇게 수출된 차는 중고차인가? 신차인가? 자동차의 상태로만 본다면 신차에 가까울 것이다. 자동차 가격에 한국 자동차 무역상의 수수료와 각종 세금 등 부대비용을 합쳐 자동차의 가격은 3억원 가깝게 형성된다. 러시아 부호는 한국 수출자가 요구하는 데로 아끼지 않고 지불한다.

 

이렇게 팔려나간 신차급 중고차가 종종 현지에서 말썽이 되기도 한다. 러시아는 안타깝게도 도난사고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슨 용도로 쓸 요량인지 모르겠으나 자동차의 열쇠가 도난당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아무리 비싼 자동차라고 하더라도 차열쇠가 없다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고철덩어리에 불과하다. 그래서 새 열쇠를 맞춰야 하는데, 문제는 자동차 현물이 없이는 새 열쇠를 맞출 수 없다는 데 있다. 즉 한국으로 다시 가져와 한국 대리점에 입고시켜야 비로소 새 열쇠를 제작할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수출된 자동차를 다시 한국으로 가져와야 하는데 이때 닥치는 현실적 문제는 국내로 들여오는 운송과 같은 물류의 문제와 관세(통관)의 문제이다. 전자의 경우 비용이 문제가 될 수 있으나 작금의 상황에서는 비용의 문제보다는 국제정치 등 구조적 문제가 더 크다.

 

후자는 우리나라에서 수출한 물건이 다시 수입되어 차열쇠를 재제작한 후 열쇠와 함께 재수출되는 상황에서 관세납부의 문제가 이슈화 될 수 있다. 즉 도난당한 열쇠를 맞추기 위해 재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해 관세를 내야하는지에 대한 문제이다.

 

재수출면세 규정의 적용가능 여부

 

관세법에는 외국에서 들어온 물품의 수입통관이 완료된 날, 즉 수입신고수리일로부터 세관장이 정하는 일정기간 내에 물품을 다시 내보내는 조건으로 수입할 때 관세를 면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를 재수출면세라고 하며, 이렇듯 수입됐다가 일정기간 내에 다시 수출되는 물품에 대해 관세를 면제하는 것은 재수출의무 이행 기간 동안에는 물품이 실질적으로 수입되지 않은 것이며, 결과적으로 국내에서 소비나 사용이 일어나지 않으므로 수입되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로 보고 관세납부 의무를 지우지 않고 있다.

 

재수출면세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수입됐다가 다시 수출되는 데 드는 ‘기간’의 요건과 규정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물품 여부인지의 ‘대상’요건을 잘 따져봐야 한다. 기간요건으로는 주로 1년 이내에 재수출1)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1) ‘수송기기의 하자를 보수하거나 이를 유지하기 위한 부분품’ 또는 ‘외국인 여행자가 연 1회 이상 항해조건으로 반입한 후 지방자치단체에서 보관‧관리하는 요트(모터보트를 포함)’의 경우에는 1년을 초과하여 기간을 설정할 수 있다.

 

물론 구체적 기간은 세관장이 합리적 기준에 따라 정한다. 다음으로 대상요건에 해당하는 물품인지 가려야 한다. 관련 법령에서는 구체적으로 그 대상을 나열하고 있는데 포장용품, 일시입국자의 신변용품, 전시용품, 수리용품 등이 해당한다.

 

그렇다면 차열쇠를 새로 맞추기 위해 재수입되는 중고차는 재수출면세 대상이 되는지 여부를 따질 때 적용 가능한 가장 근접한 규정이 ‘수리를 위한 물품’2)이다. ‘차열쇠를 재제작’하는 것이 물품의 본체인 ‘중고차를 수리’하는 것인지가 핵심 관건이다. 예상할 수 있는 바와 같이 이 부분은 논쟁의 여지가 있다. 따라서 기업 입장에서는 불안정한 지위에 놓이게 되고 관세 리스크에 노출되게 된다.

 

2) 수리를 위하여 수입되는 물품과 수리 후 수출하는 물품이 품목분류표상 10단위의 품목번호가 일치할 것으로 인정되는 물품만 해당한다.

 

그렇다면 재수입면세는?

 

또 다른 적용 가능한 규정을 찾아보자. 우리나라에서 수출된 물품이 다시 수입되는 경우 관세를 면제하는 재수입면세 규정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수출된 물품이 그대로 되돌아오는 것은 이를 새로운 물품의 수입으로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상품교역과 거래에 있어서 여러 가지 필요와 사정으로 우리나라에서 나갔던 물품이 다시 수입되는 경우에는 관세를 면제하는 것이 과세균형상 타당3)하다는 고려에서 나온 규정이다.

 

3) 대법 94누16328, 1995.5.23. 선고 판결

 

구체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수출된 물품으로서 해외에서 제조‧가공‧수리 또는 사용되지 아니하고 즉, 나갔던 그대로의 상태로 수출통관완료일(수출신고수리일)부터 ‘2년’ 내에 다시 수입되는 물품에 대해서 적용 가능한 규정이다.

 

재수출면세와 마찬가지로 재수입면세도 모두 면세를 해주는 것은 아니고 수출한 ‘그 물품’이 다시 수입되어야 하며 일련번호 등을 통해 ‘확인’이 가능해야 한다. 수출됐던 바로 그 물품이 수입되는 경우에 한해 수출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관세를 면제하는 것이므로, 재수입면세대상이 되는 물품은 수출된 물품이 그 성질과 형상을 변하지 아니한 상태로 동일성을 유지한 수출 상태 그대로 다시 수입된 물품을 말한다.4)

 

4) 대법 94누16328, 1995.5.23. 선고 판결

 

그럼, 상기 중고차의 경우 재수입면세를 받기 위해서는 수출한 ‘그 물품’이 다시 수입됐는지가 관건이다. 엄격히 말하면 애초 수출됐던 중고차는 차열쇠도 포함된 개념인데, 재수입될 때의 상태는 차열쇠가 빠져 있으므로 성질과 형상이 변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법령을 매우 보수적으로 해석하게 되면 재수입면세 대상에도 해당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통관실무에서 볼 때 성질과 수량이 변했는지를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게까지 엄격하게 구분할 실익이 없다. 본체인 자동차가 그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실제 일부 통관지 세관에서는 재수출면세를 포함한 재수입면세 등 어떠한 면세규정도 적용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공식 질의5)를 통한 관세청의 답변은 조금 다르다.

 

5) 국민신문고(신청번호 1AA-2303-0078365)

 

“관세법 제97조의 재수출면세 대상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나, 동법 제99조에 따른 재수입면세 적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최종 면세적용 여부는 통관지 세관장이 결정”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아쉬운 점이다.

 

동일한 규정을 두고도 각 일선 세관마다 다른 해석을 내린다면 법적 안정성을 심히 해칠 뿐만 아니라 기업 일선에도 대단한 혼선을 끼치기 때문이다. 기업은 다만 얼마를 남기기 위해 세금을 포함한 모든 것을 미리 생각하여 비즈니스 설계를 한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큰 금액의 관세가 부과된다면 애초에 그 무역 비즈니스는 손도 대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리스크를 제거하기 위한 관련 기관과의 협조 체제는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 관세청도 충분히 재량 가능한 부분은 기업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려야 할 것이고, 그 결과는 일선 모든 세관에서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프로필] 고태진 관세법인한림(인천) 대표관세사

•(현)경인여자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겸임교수
•(현)중소벤처기업부, 중기중앙회, 창진원 등 기관 전문위원

•(전)NCS 워킹그룹 심의위원(무역, 유통관리 부문)
•고려대학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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