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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봉의 좋은 稅上]전문자격사의 궁극 - 언제까지 일할 것인가!

(조세금융신문=김종봉 세무법인 더택스 대표세무사) 지난해부터인가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고령운전자 면허자진반납’ 운동이 일어났다. 고령의 기준은 65세에서부터 70세, 75세에 이르기까지 지자체마다 달랐다.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 증가추세를 감안할 때 이러한 운동은 공감을 얻고 있는 것 같다.

 

의사,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등 소위 전문가로서 공인 자격증을 보유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평생 그 자격사로서 활동하는 것이 가능하다. 심하게 말하는 사람들은 시험을 봐서 한 번 합격한 후 죽을 때까지 써먹냐며 힐난 섞인 우스갯소리도 한다.

 

업무수행과정에서 나이 때문에 문제가 된 경우를 직접 듣거나 보지는 못했다. 자격사별로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정기적인 보수교육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나이와 상관없이 업무능력이 저하될 경우 시장원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도태될 수밖에 없다. 다만, 명의대여 등의 부당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사례가 드물게는 있는 모양이다.

 

현실적으로 전문자격사의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한 신체적 나이를 획일적으로 정하는 것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부당하다는 데 대체로 공감한다. 펌의 구성원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로펌이나 회계법인, 세무법인의 경우를 보면 각양각색이다.

 

대형 로펌의 경우 60세 또는 65세를 기준으로 일선(파트너)에서 물러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대형 회계법인의 경우도 비슷하게 운영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상대적으로 전문직 펌으로서 연륜이 일천하다고 할 수 있는 세무법인의 경우는 아직 선례를 확인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변호사든 회계사든 세무사든 고령을 연유로 개인 자격증을 자진 반납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기억이 없다.

 

일반기업의 임직원의 경우는 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정년이 있다. 다만, 기업 오너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말 그대로 당사자가 경영의지를 굽히지 않을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현실적 정년은 알 수가 없다.

 

우리는 가끔 이러한 현상이 정상적인 가업승계에 부담을 초래했던 경우를 지켜본 적이 있다. 그렇다하더라도 은퇴의 가장 적절한 시점을 판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인구구조의 고령화 추세에 따라 대다수 전문자격사의 고령화도 불가피하다. 세무사의 경우만 하더라도 지난해 5월 말 기준으로 전체등록 회원 1만 3248명 중 60대 이상이 5522명으로 41,6%을 차지한다(30대 이하가 15.7%, 40대 24.5%, 50대 18.2%, 60대 27.9%, 70대가 10.8%, 80대 이상 2.9%). 시장규모는 제한되어 있는데, 매년 신규 자격사의 시장진입으로 전체 자격사 수는 늘어만 간다.

 

업역이 겹치는 유사직역 종사자까지 있다. 향후 상당 부분의 업무는 AI(인공지능)로 대체될 것이라는 데도 큰 이견이 없다. 게다가 기존 자격사의 시장활동 기간은 평균 수명의 연장과 궤를 같이할 것이다.

 

사정이 이러할진데 갈수록 신규 개업 자격사의 시장진입 장벽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생계를 걱정하는 전문자격사들이 늘어난다는 우려의 소리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그냥 지켜보고 있을 수만도 없다. 신규 세대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양보가 필요하다.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고령의 ‘전문자격사의 자격증 자진반납’ 운동을 제안하기로 한다. 50대인 필자에게 거들먹거린다는 비난이 두렵기도 하지만, 의미 그대로 ‘자진 반납’의 순수성이 훼손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고령의 기준(75세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자진 반납자에 대한 예우 등 관련 전문직 단체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은퇴 시기를 고민해 보지 않는 리더는 없을 것이다.

플라톤의 <국가>에서 소크라테스와 트라시마코스 간의 대화 중에 나오는 이야기 한 토막. 진정한 리더가 지속적으로 리더역할을 하려는 것은 금전욕이나 명예욕 때문이 아니라 ‘자기만 못한 사람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을 죄악시하는 경향이 있어서라고 말한다.

 

자기보다 훌륭한 사람이나 동등한 사람으로서 맡길만한 사람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자신보다 더 좋은 사람들이 있다면 맡지 않으려고 다툴 것이라고 했다.

 

동양의 노자는 말한다. ‘그릇이 가득차면 넘치게 되어 더 이상 그릇 노릇을 못 한다’(盈必溢也 영필일야)고. 다 채우지 않고, 채울 수 있는 여유(虛)로운 상태를 더 중시한다.

 

나아가 가득 채우려 들면 그것은 욕(慾)이라고 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데까지 하지 않고- 욕심을 내지 않고, 스스로 물러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프로필] 김종봉 세무법인 더택스 대표세무사

 ‧ 서울청 국선세무대리인
 ‧ 중부청 국세심사위원
 ‧ 가천대학교 겸임교수

 ‧ 법무법인 율촌(조세그룹 팀장)
 ‧ 행정자치부 지방세정책포럼위원

 ‧ 가천대학교 경영학 박사/ ‧ 국립세무대학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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